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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풍경] 한국어, 미 대학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외국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UCLS 캠퍼스.

매주 금요일 북한 관련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입니다. 미국 내 대학에서 가르치는 외국어 가운데 한국어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언어로 조사됐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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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신문이 최근 미국 대학에서 한국어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외국어라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 신문은 ‘유럽에서 ‘죽은 백인’을 뛰어 넘은 한국어가 뜨거운 곳, UCLA’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 서부 UCLA(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이 대학에서 한국어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이에 대한 근거로 1883년 설립된 미 현대언어협회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소개했습니다.

뉴욕에 본부를 둔 미 현대언어협회(MLA: The Modern Language Association of America)는 프로그램, 출판, 다양한 행사, 홍보 활동을 통해 언어와 문학에 대한 연구와 교육을 장려하는 단체로 전 세계 100여 개 나라 2만 5천여 명의 언어학자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5년 마다 실시하는 설문조사를 통해 각 대학의 언어 교육 현황을 분석해 보고서를 발표하는데, 지난 2019년에는 ‘2013년에서 2016년 봄, 가을 미국 내 고등교육기관(대학교) 외국어 수강 신청 최종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3-2016년 일본어와 중국어 수강 신청은 8,000% 증가했고, 한국어는 53,000% 이상 증가했습니다.

외국어 가운데 한국어 수강생 증가가 가장 많았던 것인데, 이는 같은 기간 미 대학이 650여 개 외국어 프로그램을 중단한 상황에서 발생했습니다.

미국 내 한국어 교사들의 학술단체인 북미한국어교육학회(AATK)도 120여 개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 또는 부전공으로 채택하고 있다는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이 가운데 외국어와 문화 교육으로 유명한 버몬트주 미들베리 대학은 2015년에 한국어 강좌를 개설했습니다. 미들베리 대학교 한국어학원 강사희 교수입니다.

[녹취: 강사희 교수] “한국어가 굉장히 작은 언어 중에 하나였고, 수강생 숫자가 그렇게 빨리 늘지는 않았었는데 2008년부터 2013년까지 5년 동안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 때 44%의 급속한 발전을 이미 했습니다. 수강생 증가가 이루어졌죠. 다른 언어에 비해서 굉장히 큰 폭의 상승을 한 거였죠. 원래 수강생 수가 많지 않았으니까요…”

강 교수는 100년 전부터 외국어 교육을 시행한 미들베리 대학이 한국어 교육을 시작한 시점은 늦은 감이 있다면서도, 한국어 수강생이 매년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학기 중은 물론 여름학기에는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이 이뤄진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강사희 교수] “여름학기에 오는 학생들은 한 50 프로가 학부 학생이고 50%는 대학원생 아니면 전문인 언론사에서 일하는 분들도 있고 아니면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는 분들이라든가 대학교수들도 매년 한 두번 씩 듣죠. 50% 정도는 전문인들이기 때문에 연구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죠.”

미 동부 버지니아주 조지 메이슨대 고전현대언어학과 정영아 교수는 2017년 부전공으로 시작된 한국학과가 2019년부터 한국어와 한국학 전공으로 확대됐다면, 지금은 ‘고전현대언어학과’에서 스페인어 다음으로 수강생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조지 워싱턴대 동아시아 어문학과 한국어 프로그램의 박미옥 교수도 한국어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초급 수준 한국어의 경우 10년 전에 비해 3배 증가해 강좌 수가 늘었고 수 년 전과 비교해 중국어와 일본어 수강생 규모 면에서 차이가 줄고 있다는 겁니다.

미국의 대학에서 한국어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배경과 원인에 대해 한국어 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한류’의 영향을 꼽으며 K-POP과 한국 드라마를 언급합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신문은 “미국의 9/11테러 사태 이후 중동국가 언어에 대한 관심이 시작됐고, 일본과 중국의 경제 상황이 두 나라 언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것처럼 미국 내 한국어에 대한 관심은 한국의 대중음악 K-POP과 드라마 수요 증가”라는 UCLA 교수의 분석을 소개했습니다.

강사희 교수가 수업 교재로 BTS 코리안을 사용하는 점도 K-POP의 영향을 잘 보여줍니다.

[녹취: 강사희 교수] “제가 한국어 수강생들에게 설문지를 돌렸는데, 50%가 BTS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고 답했어요. 작년부터 일반 학기에 한국어를 시작했는데, 교재는 BTS 코리안이에요”

박미옥 교수도 K-POP은 조지 워싱턴대 산하 국제관계 연구 중심의 엘리엇 학교에서 한반도 문제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시작점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밖에 한국의 국제적인 인식과 위상이 높아지면서 경력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한국어를 선택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인공지능과 정보통신 IT 분야에서 발전 속도가 빠른 한국과 관련한 경력을 쌓기 위한 목적, 미국과 한반도 관계에 대한 관심 등도 빼놓을 수 없다는 겁니다.

한국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석사 과정에 있는 20대 미국인 여성 사라 맥 씨는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한국어 공부를 시작해 한반도 문제 전문가가 되고 싶은 꿈을 키우는 사례입니다.

[녹취: 사라 맥] “제가 한국어를 배운 이유는 K-POP이 아니라 태권도였어요. 제가 시골에서 자랐기 때문에 외국에서 온 사람이 많이 없었어요. 태권도장 다니기 시작했을때 사범님을 알게 됐고.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으로 배우기 시작했어요.”

10년 전만 해도 주변에 한국어를 공부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사라 씨는 한국에서 교환학생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등 한국과 인연을 만들어 나갔습니다.

또 조지타운대에서 한국어 수업을 이어나가면서 북한 인권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이런 경험으로 한국에 거주하며 탈북민 대북인권단체 ‘국민통일방송’ 을 돕고 있다는 사라 씨는 자신의 정체성에도 한국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녹취: 사라 맥] “한국어 자체가 되게 매력이 있는 언어인 것 같고, 한국어로 말할 때 사고방식 자체가 달리지는 것 같아요. 언어를 배울수록 저를 좀 더 잘 알게 되는 느낌 있어요...”

한국어를 배우고 문화를 익히면서 마치 한국인이 된 것 같다는 사라 씨는 10여 년 전 한국어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이 삶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사라 맥] “무조건 한반도와 관련된 연구를 하고 싶어요. 박사 학생, 교수가 된다면 한국어를 많이 사용하게 될 것 같고. 연세대학교에서 워렌 장학금을 받았기 때문에 미국 정부에서 일을 해야 하거든요. 잘 되면 한-미 관계 관련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동북아시아 문제에 이렇게 오랜 관심을 갖고 나중에 다른 일을 하는 것은 상상할 수가 없어요.”

이런 가운데 미국 내 한국어 학자들은 한국어에 대한 관심은 이미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말합니다.

동아시아에서 시작됐지만 북남미와 중동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고, 한국어 수강생 증가는 미국 대학만의 현실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러나 강사희 교수는 미국 내 한국어에 대한 관심은 세계적인 관심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라며, 미국 내 커뮤니티의 더 큰 관심, 그리고 초등학교에서부터 한국어 교육이 이뤄지는 등 저변 확대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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