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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북한 수해 예의주시, 인도적 지원 준비돼 있어"


지난 2012년 홍수 피해를 입은 북한 평안남도 안주시. (자료사진)

유엔은 최근 가뭄에 이은 북한의 폭우 피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당국과 접촉하고 있으며, 피해 주민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지난달까지 극심한 폭염과 가뭄에 시달렸던 북한에 최근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가운데 유엔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OCHA] “The United Nations is following with concern the reports of floods in the east of the DPRK. These reports follow a heat wave over the past month that has added to concerns over the food security situation in the country. The UN is in touch with the DPRK authorities and stands ready to support their efforts to respond to the humanitarian needs of affected people.”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대변인은 6일 북한 홍수 피해에 대한 대응 계획을 묻는 VOA의 질문에, 북한 동부 지역에 홍수가 발생했다는 보도를 우려와 함께 주시하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내 홍수 소식은 지난 한 달간 계속된 폭염에 이은 것으로 북한 내 식량안보 상황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킨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유엔이 북한 당국과 접촉하고 있다며, 피해 주민들의 인도주의적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북한 당국의 노력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진행자) 그럼 안소영 기자와 함께 북한 내 홍수 피해와 관련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북한 내 자연재해는 매년 연례 행사처럼 반복되면서 식량 수급 사정 악화에 따른 우려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북한에 최근 내린 비의 양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북한에 많은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 건 지난 1일부터입니다. 함경남도 여러 지역에 1일 저녁부터 24시간 동안 평균 113mm의 비가 내렸고요. 특히 함흥시와 낙원군 영광군 강수량은 최대 307mm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3일까지 함경북도 일부 지역 강수량은 580mm를 넘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이에 따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조선중앙TV(6일)] ”폭우로 강, 하천 물이 불어나 제방이 터지면서 1천170여 세대의 살림집이 파괴 및 침수되고 5천여 명의 주민들이 긴급 소개되고, 수 백 정보의 농경지가 매몰 침수 유실됐습니다.”

북한 당국은 이번 비가 9일까지 계속되며, 이달 상순 기간 중 여러 지역에 폭우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비는 지난해에도 큰 홍수 피해를 입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방문했던 지역에 또다시 집중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직 비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피해 규모를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함경남도는 황해도, 평안도와 함께 북한의 쌀 생산량 대부분을 담당하는 지역입니다. 앞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곡창지대 홍수에 대비한 긴급조치를 전한 바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큰 수해가 발생했던 함경남도를 방문해 현지에서 재해 복구를 위한 대책회의를 직접 주재했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일대 홍수 피해 상황을 현지에서 파악했다며 지난해 8월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일대 홍수 피해 상황을 현지에서 파악했다며 지난해 8월 사진을 공개했다.

진행자) 구체적인 피해 상황은 지켜봐야겠지만, 가을철 수확에도 영향을 끼칠 것 같은데요.

기자) 전문가들은 이번 홍수가 북한 작황에 어떤 피해를 줄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곡창지역에 집중적으로 오는 국지성 폭우라는 점을 우려했고요. 또 이번 폭우에 앞선 가뭄과 고온 현상이 농작물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김관호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소 책임연구원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김관호 연구원] ”문제는 그쪽 지역(곡창지대)에만 국지성 폭우가 온 것 같아요. 작년에도 그 지역에만 피해가 컸어요. 또 올해 6월 7월 고온가뭄이었어요. 논 벼는 담수재배라고 해서 물을 논에 받아 놓고 농사를 지어요. 논에 있는 물 온도가 섭씨 34도 이상이면 벼가 마르고 그래요. 그래서 시원한 물로 자꾸 바꿔줘야 하는데, 그러려면 저수지에 물이 많고 여유가 있어야 해요.”

김 연구원은 고온가뭄 현상 때는 홍수 때와는 달리 오히려 저수지에 물이 부족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한반도의 지역 특성상 북한은 해마다 폭우와 홍수, 태풍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피해가 커지면서 식량 불안정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북한이 이렇게 수해에 취약한 원인이 뭔가요?

기자) 가장 큰 원인은 생산 기반시설과 재난 대응을 위한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나라들과 달리 북한은 자연재해 한 건으로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를 안게 되는 거죠. 제롬 소바쥬 전 유엔개발계획 UNDP 평양사무소장입니다.

[녹취: 소바쥬 전 소장] ”It’s the problem of the resilience, a nation tires to build a resilience at the national level, at the regional level and at the community level in order to address prepare from the natural disasters and also to recover from it.”

소바쥬 전 소장은 대부분 나라들이 정부와 지역사회 등 각 지역 단위 차원에서 자연재해 대비책과 복구 방안 등을 마련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지만 북한은 이런 인프라 구축이 잘 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 건가요?

기자) 소바쥬 전 소장은 재난관리를 위한 기본시스템인 조기경보 체계가 부족하고, 또 이에 대한 지역차가 너무 크다고 말했습니다. 가령, 산간 지역 주민들은 전혀 재난 관련 정보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소바쥬 전 소장은 또 북한은 자연재해에 따른

농업 피해에 속수무책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술이 많이 부족하고 농업환경이 취약해 큰 비 한 번으로 한 해 농사를 모두 망치게 된다는 겁니다. 게다가 기계 장비가 충분하지 않아 인력을 동원해 대부분의 복구작업을 진행하다 보니 복구 자체가 더디고 오래 걸립니다. 소바쥬 전 소장에 따르면 산림 황폐화도 수해로 인한 피해를 가중시키는 요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진행자) 산림을 조성하지 않으면 수해를 막기 어려운데, 황폐화한 산림을 복원할 수는 없습니까?

기자) 북한의 산림이 황폐화한 건 식량난, 에너지난과 관련이 있습니다. 주민들이 땔감용으로 불법 벌목을 하고, 부족한 식량 때문에 경사지를 밭으로 만들면서 나무들이 우거져야 하는 산이 헐벗게 되는 것이죠. 북한 당국은 이를 불법으로 간주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단속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산림 복구를 위한 장기적 계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데요, 단기적으로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식량난을 해결해 줘서 불법 벌목이 자행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주민들이 폭우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기자) 가장 먼저 집에 비가 새거나 무너져 내릴 곳이 없는지, 시설 점검을 해야 합니다. 집 지붕을 비닐로 단단하게 덮고 묶어서 강한 바람에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합니다. 또 하수구나 배수구가 막히지는 않았는지 보고요. 양수기, 손전등, 식수 등도 준비하고 안전하게 대피할 곳도 미리 알아둬야 합니다.

진행자) 수해가 발생하면 관련 질병에도 취약해질텐데,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기자) 장마철에는 수인성 질병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장티푸스와 장염, 이질, 콜레라가 대표적인데요, 온도와 습도 모두 높아서 각종 세균이 쉽게 번식하기 때문에 식중독에 걸릴 가능성도 큽니다. 따라서 물은 반드시 끓여 마시고, 음식도 데워 먹는 게 좋습니다. 조리 음식은 오래 보관하지 말고요. 설사 증상이 있거나 손에 상처가 있으면 음식 조리는 피해야 합니다. 홍수 발생 후에 물이 고인 곳에서 일할 때는 감염된 동물 배설물을 통해 전파되는 렙토스피라증에 걸릴 수 있으니 작업복과 장화, 장갑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안소영 기자와 함께 북한의 폭우 상황과 이에 따른 작황 문제, 또 반복되는 북한의 수해 배경 등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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