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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반도체지원법안 처리 촉구..."의사당 사태 방관" 트럼프 직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지원법안 지지 행사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자료사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지원법안 지지 행사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산업에서 반도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반도체 산업 육성 법안 통과를 의회에 촉구했습니다. 작년 1월 6일 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행동할 용기가 없었다고 바이든 대통령이 비판했습니다. 이어서, 미국 ‘밀레니얼 세대’ 대다수는 자신이 자란 지역에서 멀리 이동하지 않고 그대로 머물러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 관련 입법의 필요성을 강조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25일 반도체 산업 육성 법안을 논의하기 위해 정부 당국자, 업계 대표들과의 화상 회의를 가졌는데요.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야말로 “현대 경제의 기본 요소”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반도체 산업과 첨단 기술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고안된 초당적인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줄 것을 의회에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의회에서 반도체 관련 법안을 곧 처리할 예정이란 기사가 있던데요?

기자) 네, 당초 미 상원은 25일 반도체 산업 육성 법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을 막기 위해 종결 투표를 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날 동부 해안 지역을 덮친 폭풍으로 몇몇 의원이 워싱턴 D.C.로 오는 데 차질을 빚으면서 표결이 미뤄졌는데요. 26일에 64-32로 종결 투표를 통과했습니다. 상원은 이번 주 안에 법안을 최종 처리한다는 계획입니다.

진행자) 법안이 최종 통과하기 위해 여러 과정이 필요한가 보네요?

기자) 맞습니다. 상원은 지난주 반도체 법안을 논의하기 위한 ‘절차 투표’를 통과시키면서 법안 통과에 필요한 첫 번째 절차적 관문을 넘었습니다. 그리고 26일에 ‘토론 종결 투표’를 진행한 겁니다. 토론 종결 투표는 합법적인 의사 진행 방해 절차인 ‘필리버스터(filibuster)’를 종결하기 위한 투표인데요. 상원의원 전체 100명 가운데 60명이 동의해야 하는데, 앞서 말씀드렸듯이 64-32로 통과한 겁니다.

진행자) 현재 민주, 공화 양당 의석수가 50대 50인 상황에서 공화당 의원 10명 이상의 지지가 있어야 하는데, 공화당 의원 14명의 지지를 얻은 거네요. 상원 상황은 그렇고, 백악관은 지금 이 법안에 찬성하고 있는 거죠?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국가 안보를 강화하고 중국과의 경쟁에서 경쟁력을 더 갖추는 데 필요한 법안이라며 법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민주당이 다수당인 하원에서도 반도체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는데요. 상, 하원의 조율을 마친 최종 반도체 법안에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면 법적 효력을 갖게 됩니다.

진행자) 반도체 산업 육성 법안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기자) 해당 법안은 바이든 행정부가 520억 달러를 투입해 반도체 제조와 연구 보조금, 관련 과학기술 개발 지출에 투자토록 하는 내용입니다. 또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회사에는 25%의 세금 공제를 제공하는데요. 예를 들어 한국의 삼성전자의 경우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를 들여 반도체 공장을 신설할 계획인데요. 법안이 통과되면 삼성전자도 혜택을 받게 되는 겁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제조업체를 유치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지출하는 다른 나라들과 경쟁하기 위해 이런 혜택은 꼭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법안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볼까요?

기자) 네, 법안은 반도체 제조와 생산에 대한 투자 외에 국제 보안 통신 프로그램에 5억 달러를 지원하고, 직원 교육 훈련에 2억 달러, 공공 무선 공급망 혁신을 위해 15억 달러를 투자하는 내용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반도체라는 게 정확히 어떤 부품인지 알아보고 갈까요?

기자) 반도체란 전기가 통하는 물질인 도체와 열이나 전기를 전달하기 어려운 물체인 부도체의 중간 정도의 전기 전도성을 가진 물질입니다. 따라서 인공적인 조작을 가하면 전류를 통하게 할 수도 있고 전류를 막을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이 반도체가 현대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되는 기술이라고요?

기자) 네. TV나 컴퓨터, 스마트폰, 가전제품, 자동차 등 일상생활에 밀접하게 쓰이는 전자기기 대부분에 반도체가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반도체는 ‘산업의 쌀’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반도체는 특히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같은 첨단 미래 산업이나 무기 시스템 등 군수 산업에도 필수적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이 반도체의 중요성이 더 강조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팬데믹에 따른 각국의 봉쇄 조처로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도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이 소수의 해외 반도체 생산 업체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현 상황을 타개하고 미국 내 생산을 늘려야 한다고 판단했고요. 이를 위해 의회가 8월 휴회 전까지 행동에 나서줄 것을 촉구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정부는 코로나 팬데믹에서 여전히 회복 중인 상황에서 반도체 확보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입장인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25일) 회의에서 반도체 부족은 인플레이션을 가져오는 주요 요인인 자동차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니까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고 있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꺾기 위해서도 반도체 산업 지원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진행자) 반도체 산업 육성을 강조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요?

기자)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다는 것이 주요 목적 가운데 하나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타이완에 반도체 생산을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고, 중국이 이제 반도체 제조에서 미국을 앞서고 있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반도체를 발명했다”며 “이제 그것을 집으로 가져와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나 레이몬도 상무 장관도 반도체 제조 업체들이 투자 계획을 마무리하고 있다며, 관련 법안은 제조 업체들의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월 6일 백악관 앞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지지 집회 (자료사진)
지난해 1월 6일 백악관 앞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지지 집회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작년 1월 6일 발생한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행동할 용기가 없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 직격을 가했습니다.

진행자) 어디서 이런 발언이 나온 겁니까?

기자) 25일 플로리다에서 열린 ‘전미흑인법집행간부기구(NOBLE)’ 연례 회의에서 화상 연설을 하며 밝힌 내용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의 영웅은 경찰이었다”며 “1월 6일, 우리의 민주주의를 구하기 위해 법집행기관에 의존해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패배한 전 대통령은 세 시간 동안 백악관 집무실의 개인 식당에 편안하게 앉아 모든 상황을 지켜보기만 했다”며 “폭동 지지자가 친경찰일 수 없고, 친민주주의일 수도 없으며, 친미국인일 수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이렇게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낸 배경이 있을까요?

진행자) 의사당 난입 사태를 조사하고 있는 하원 특별위원회의 조사에서 나온 사실을 언급한 겁니다. 하원 특위는 지난 약 두 달에 걸쳐 8번의 공개 청문회를 진행했는데요. 증인들의 증언을 통해 작년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의회의 대선 결과 인증을 막기 위해 의사당을 난입했을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위대를 부추겼고 또 사태를 방관했던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다른 정치인들의 이름도 언급했다고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행사가 열린 플로리다주의 론 드샌티스 주지사와 플로리다주를 지역구로 삼고 있는 마르코 루비오, 릭 스콧 연방 상원의원도 언급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들이 공격용 무기 소지를 제한하는 법안에 반대하고 있다며, 총기 소유 문제를 꺼내 든 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거리에서 전쟁용 무기를 가지고 다니는 것을 지지하는 사람은 경찰의 편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25일) 연설 내용이 눈길을 끄는 이유가 있다고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드샌티스 주지사의 경우 2024년 차기 대선의 공화당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보통 정치적 정적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는 걸 꺼린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이들의 이름을 거론하고 또 법 집행과 총기, 민주주의 위협과 같은 중요 사안들까지 연설한 것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표심을 겨냥한 연설이라고 ‘로이터’통신은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앞서 반도체 법안 회의도 그렇고 이번 플로리다 행사도 화상으로 참석했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지금 코로나 확진을 받은 상태이지 않습니까? 몸 상태는 어떤가요?

기자) 많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바이든 주치의인 케빈 오코너 박사는 25일, 바이든 대통령의 증상이 크게 나아졌다며 다만, 목 통증이 남아있고 목소리도 아직 좀 잠겨 있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 치료제인 ‘팍스로비드’와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했다고 하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후 격리 상태에서 업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국 유타주 솔트 레이크 시티 외곽 주거지역. (자료사진)
미국 유타주 솔트 레이크 시티 외곽 주거지역.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전해드리겠습니다. 인구 조사와 관련한 내용이군요?

기자) 네, 미국 인구조사국과 하버드대학교가 공동으로 연구한 보고서입니다. 보고서는 미국인들이 청소년기에서 청년기로 성장하면서 나타난 이주 패턴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대다수 경우는 자신이 자란 지역을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보고서는 이번 연구에서 어떤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집중했죠?

기자) 네, 보고서는 1984년에서 1992년 사이에 태어난 연령대에 집중했습니다.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로 불리는 사람들인데요. 이 연령대의 사람들이 16세, 다시 말해 한창 성장할 시기에 자란 지역에서 26세가 됐을 때 어느 지역으로 이동했는지 즉, 거주하는 지역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를 연구한 겁니다.

진행자) 연구 결과가 어떻게 나왔죠?

기자) 보고서는 이 연령대의 3분의 2 이상이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이 자란 지역에서 그대로 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약 80%가 반경 160km 이내 지역에 살고 있었고요. 90%는 반경 약 800km 이내 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과적으로 성인이 되어서 자신이 성장한 지역으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이동한 경우는 10명 중 1명에 불과한 겁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지역을 예로 들어볼까요?

기자) 네, 미국의 3대 도시의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미국의 3대 도시라고 하면 뉴욕과 시카고, 로스앤젤레스(LA)가 꼽히죠. 먼저 뉴욕의 경우를 보면요. 이 지역에서 성장한 밀레니엄 세대 중 성인이 되어서도 이곳에 머무르고 있는 비율은 거의 80%에 달합니다. LA 역시 그 비율이 80%이고요, 시카고는 그 비율이 76%입니다.

진행자) 혹시 인종별로 차이가 있었는지요?

기자) 네, 백인이나 아시아인은 흑인과 중남미계보다 더 멀리 이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부모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멀리 이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같은 인종 내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밀레니얼 세대가 성장 지역을 떠나 이주하는 경우, 이들의 이주 선호 지역은 어디죠?

기자) 뉴욕과 LA 등이 공통적인 선호 지역으로 꼽힙니다. 다만, 이런 공통 선호 지역 외의 지역은 인종별로 조금씩 차이를 보이는데요. 백인은 덴버를, 그리고 아시아인은 샌프란시스코, 중남미계는 샌안토니오와 피닉스, 그리고 흑인은 애틀랜타 등을 선호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보고서 내용을 보면 특정 연령대의 인구 이동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이는 미국의 전체 인구의 상황과도 맥을 같이 하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브루킹스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세기 중반에는 전체 인구 가운데 약 20%가 이주했는데요. 1950년대부터 이런 인구 이동 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에는 8.4%까지 떨어졌습니다.

기자) 이번 보고서 외에 또 다른 보고서에서도 젊은 성인의 낮은 이주 비율이 확인됐다고 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퓨리서치 센터'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인데요.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지난 2021년, 25세에서 34세의 성인 가운데 다세대 가구에 거주하는 비율은 25%로, 지난 1971년 9%에 비해 많이 늘었습니다. 이 보고서 역시 '밀레니얼 세대’의 이주가 크게 줄어들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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