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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최측근' 배넌 의회 모독 재판 개시...파우치 "바이든 임기말 은퇴"


스티브 배넌(가운데)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가 18일 워싱턴 D.C. 연방법원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스티브 배넌(가운데)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가 18일 워싱턴 D.C. 연방법원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에 대한 재판 절차가 시작됐습니다. 미국의 최고 전염병 권위자이자 미국 정부의 코로나 대응을 이끈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이 조 바이든 대통령 임기 말에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어서, 지난해 미국 500대 기업 최고경영자의 연봉이 큰 폭으로 올랐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인물이죠.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8일 배심원 선정을 시작으로 배넌 전 수석 전략가에 대한 재판 절차가 공식 시작됐습니다. 배넌 씨는 작년 1월 6일 의사당 난입 사건을 조사 중인 하원 특별 조사 위원회의 소환에 불응하면서 두 건의 의회 모독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원 특위는 배넌 전 수석전략가를 왜 소환하려고 했던 걸까요?

기자) 특위는 배넌 씨가 의사당 난입 사태 전에 이미 이날 일어날 상황에 대해 알고 있었고, 또 시위대를 선동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작년 1월 6일, 워싱턴 D.C.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 수백 명이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진행 중인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인증을 저지하기 위해 의사당에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는데요. 이후 하원에서 민주당 주도로 특별위원회가 꾸려져 해당 사건에 관한 조사에 돌입했습니다. 특위는 조사를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들을 소환했는데요. 유명 우파 언론인이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임기 첫해인 2017년 수석 전략가로 활동했던 배넌 씨에게도 지난해 9월 소환장을 발부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배넌 씨가 소환에 불응하면서 의회 모독죄로 기소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배넌 씨는 의회의 소환 요청에 가장 크게 반발했던 사람 가운데 한 명입니다. 의회의 문서 제출 요청을 거부하고 예정된 증언에 출석도 거부하면서 공개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재판을 약 열흘 앞둔 지난 9일 배넌 씨 변호인은 특위에 서한을 보내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겠다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진행자) 만약 배넌 씨가 유죄 선고를 받으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됩니까?

기자) 의회 모독 혐의로 유죄가 선고될 경우 최대 2년의 징역형에 처하게 됩니다.

진행자) 재판이 시작됐다는 건 이제 배넌 씨의 유무죄 여부를 가리기 시작한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니고요. 18일에 일단, 예비 심문(Voir Dire)이 시작됐습니다. 형사재판에서 본격적인 재판을 앞두고 검사 또 피고 측 변호사 등 양측이 배심원에게 질문해서 배심원이 해당 사건에 대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적격 심사를 예비 심문이라고 합니다. 이 예비 심문을 통해 18일 형사 재판에 필요한 총 12명의 배심원과 8명의 후보자가 선정된 겁니다.

진행자) 재판과정에서 양측이 어떤 주장을 펼칠지 궁금해지는데요. 우선, 특위가 중점적으로 두고 있는 부분은 뭘까요?

기자) 배넌 씨가 의회 난입 사건에 관해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입니다. 특위는 “앞서 나온 여러 보고서와 또 배넌 씨의 공개 발언 등을 볼 때 배넌 씨는 의사당 난입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구체적인 지식을 갖고 있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특위는 배넌 씨가 구체적인 지식을 갖고 있었다고 했는데, 그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이 있습니까?

기자) 네, 배넌 씨는 의사당 난입 사태 전날 정규 팟캐스트 방송에서 “내일 모든 지옥이 무너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특위는 또 트럼프 진영에서 지난 2020년 대선 결과가 사기였으며 민주당이 선거의 승리를 훔쳤다고 주장하는 일명 ‘도둑질을 멈춰라(Stop the Steal)’ 운동을 조직하는데도 배넌 씨가 도움을 줬다고 보고 있습니다. 배넌 씨는 또 작년 1월 5일 백악관 인근 호텔에서 열린 일명 ‘전시 상황실(War Roon)’ 회의에도 참석했고 그날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화한 것으로 특위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에 따라 배넌 씨에 대한 소환도 추진했던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앞서 하원은 배넌 씨에 대한 기소 결의안에서 “배넌 씨는 작년 1월 6일 사건에서 다면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며 미국인들은 그의 행동에 대해 직접 증언을 들을 자격이 있다”라고 밝혔었습니다.

진행자) 배넌 씨가 소환을 거부하면서 내세운 근거는 뭡니까?

기자) ‘행정 특권’을 소환 거부의 이유로 들었습니다. 배넌 씨는 지난 2017년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7개월간 백악관 수석 전략가이자 대통령의 수석 고문 역할을 했는데요. 따라서 자신의 문서와 증언이 보호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행정특권에 따르면 대통령과 보좌관 사이의 특정 의사소통은 기밀로 유지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행정 특권이 배넌 씨에게 적용되느냐를 두고 논란이 있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주 열린 예비 심리에서 칼 니콜스 연방 지방법원 판사는 배넌 씨가 의사당 난입 사건 3년 전에 백악관을 떠났기 때문에 행정 특권을 주장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니콜스 판사는 또 배넌 씨 변호인들의 변호 계획을 대부분 불허했는데요. 한 예로, 배넌 씨 변호인단은 배넌 씨가 지난 9일 특위에 증언 의사를 밝힌 만큼 이 재판은 불필요하다고 제안할 방침이었지만, 결국 재판을 치르게 됐습니다.

진행자) 앞서 배넌 씨가 다른 연방 범죄 혐의로 기소된 적이 있다고요?

기자) 네, 배넌 씨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 사이에 장벽을 건설하기로 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획을 완성하기 위해 홈페이지를 개설해 기부금을 모금했었는데요. 일부 기부금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 2020년, 뉴욕 연방지방법원이 배넌 씨를 기소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직전, 배넌 씨의 연방 범죄 혐의에 대해 사면 조치하면서 해당 사건은 공소 기각됐습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자료사진)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최고 보건 당국자가 은퇴 의사를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은퇴 계획을 밝혔습니다. 파우치 소장은 18일 ‘CNN’ 방송에 출연해 오는 2025년 바이든 대통령의 첫 임기가 끝나기 전에 자신도 은퇴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특정한 일자를 생각하고 있거나 은퇴 절차를 시작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시작하면서 미국인들이 거의 매일 접했던 이름이 바로 앤서니 파우치 소장이죠?

기자) 맞습니다. 파우치 소장은 백악관 코로나 대응팀의 일원으로 미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을 이끌어온 인물입니다. 파우치 소장은 현재 백악관 수석 의료보좌관이기도 한데요. 코로나 팬데믹 기간 미국인들은 파우치 박사가 하는 말마다 귀를 기울였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팬데믹이 아직 종식된 게 아닌데 파우치 소장은 은퇴를 생각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파우치 소장은 정치 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코비드가 사라지면 떠나라고 하는데 그러면 자신은 100살이 넘을 거라며, 코로나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정부에 남을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몇 년간은 사람들이 코비드와 함께 살아가게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파우치 소장이 나이를 언급했는데, 올해 80이 넘었다고 하죠?

기자) 네, 파우치 소장은 현재 81살입니다. 지난 1984년 미 국립보건원(NIH)의 핵심 기구 가운데 하나인 국립 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에 취임한 이후 40년 가까이 재임한 파우치 소장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으로부터 총 7명의 대통령을 보좌하며 미국의 감염병 연구와 방역 대책을 책임져 왔습니다.

진행자) 권위 있는 면역학자로서 여러 성과도 남겼다고요?

기자) 1980년대, 미국 내에서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을 일으키는 ‘HIV’ 문제가 크게 대두됐을 때, 연구와 대책에 큰 성과를 남겼습니다. 소장으로 취임했을 당시는 에이즈가 출현하던 시기인데요. 당시 정부가 에이즈 치료를 등한시한다는 사회 운동가들의 비판을 수용해 결국 에이즈 확산 차단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후 여러 감염병이 미국에 나타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2000년대 이후에도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사스(SARS), 메르스(MERS), 에볼라(Ebola) 등 각종 바이러스의 방역 대책을 주도해왔습니다. 파우치 박사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민간인 최고 상훈인 ‘대통령 자유메달’을 비롯해, 공직과 의료 분야에서 다양한 상을 받았는데요. 특히 지난 2020년 초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파우치 박사의 역할은 더 큰 주목받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파우치 소장이 찬사만 받진 않았죠 ? 비판도 받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 대응을 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찰을 빚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시한 의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치료법이나, 대통령의 방역 완화 조처에 대해 파우치 소장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힌 겁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파우치 소장을 강하게 비난했고요. 살해위협까지 가하면서 파우치 소장과 가족에게 경호 요원이 배치되기도 했습니다.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의 피터 컨 최고 경영자(CEO)가 발표하고 있다. (자료사진)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의 피터 컨 최고 경영자(CEO)가 발표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해 미국 대기업 최고 경영자의 연봉이 큰 폭으로 올랐다고 하는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국 최대 노동조합조직인 '미국 노동총연맹 산업별 조합회의(AFL-CIO)'가 최근 공개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미국의 500개 대기업 최고 경영자(CEO)의 평균 연봉은 1천83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이는 앞선 해에 비해서 평균 280만 달러, 즉 18% 이상 오른 겁니다.

진행자) 주요 기업 CEO의 연봉 살펴볼까요?

기자) 네, 먼저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CEO는 세계적인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의 피터 컨 CEO로, 2억9천600만 달러 이상의 보수를 받았습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앤드루 제시 CEO는 2억1천200만 달러 이상을 받았고요. 미국 최대 반도체기업 '인텔'의 패트릭 겔싱어 CEO는 약 1억7천860만 달러를 받았습니다. 스마트폰 '아이폰' 등을 만드는 '애플'의 팀 쿡 CEO도 1억 달러 가까이 받았습니다.

진행자) 기업 최고 경영자의 연봉은 계속해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500개 대기업 CEO의 연봉은 540만 달러나 올랐는데요. 환산하면 연봉이 매년 54만 달러 오른 겁니다.

진행자) 이게 얼마나 큰 돈인지는 일반 근로자들의 평균 연봉과 비교할 때 더 잘 알 수 있겠군요?

기자) AFL-CIO는 지난 2021년 500개 대기업 CEO의 연봉은 평균 근로자 연봉보다 324배나 더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AFL-CIO의 프레드 레드먼드 사무총장은 이번 결과는 연봉이 CEO에게는 더 많이, 그리고 일반 근로자에게는 더 적게 주어지는 것을 보여준다며 임금 불균형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임금이 실제로 얼마나 오른 것인지를 확인하려면 물가 상승률과 비교해야 알 수 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21년 미국의 연간 물가 상승률은 약 7%였는데, 최고 경영자의 임금 상승률 18%는 이보다 훨씬 높습니다. 실제로 임금이 올랐다는 것이죠. 하지만, 일반 근로자들의 경우는 상황이 다른데요. 이들의 임금 상승률은 5%가 채 되지 않았습니다. AFL-CIO는 이 부분을 지적하면서 일반 근로자의 임금은 물가 상승률을 고려할 때 오히려 2% 이상 줄어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AFL-CIO 연례보고서에서 주목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CEO와 일반 근로자의 임금 격차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지표죠?

기자) 맞습니다. 바로 '급여 비율(Pay Ratio)'입니다. 이는 최고 경영자와 일반 직원들 간의 연봉 격차를 보여주는 지표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 2017년에 공개할 것을 결정한 이후 공개되어 오고 있습니다. 이번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CEO와 일반 근로자의 급여 비율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평균 324:1을 기록했습니다. 평균 급여 비율은 지난 2019년에는 264:1, 그리고 2020년에 299:1을 기록한 바 있는데요. 해를 거듭할수록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임금 격차가 가장 큰 기업은 어디인가요?

기자) 아마존이 압도적으로 큰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CEO의 연봉은 2억 1천 200만 달러가 넘는 가운데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약 3만 3천 달러로 거의 6천500 대 1(6,474:1)의 비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ADL-CIO는 이런 부분이 바로 왜 아마존에서 최근 노동조합 설립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마존에 이어서 익스피디아가 2천900 대 1(2,897:1), 그리고 맥도널드가 2천250대 1(2,251:1)의 비율로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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