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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세계선수권 대회 1] 북한의 압도적 우세로 끝난 대회


제17차 태권도 세계선수권대회 개막식 모습
제17차 태권도 세계선수권대회 개막식 모습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이 주최한 제 17차 태권도 세계선수권 대회가 지난 주 평양에서 막을 내렸습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북한 측의 초청으로 지난 6일부터 13일까지 평양에서 이 대회를 밀착 취재했는데요, 오늘부터 닷새에 걸쳐 경기 내용과 생생한 현지 모습을 전해 드리는 특집 방송을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 번째 순서로 19년 만에 평양에서 열린 이번 태권도 대회를 돌아보겠습니다. 백성원 기자입니다.

지난 6일 베이징을 출발해 북한으로 향하는 고려항공 기내에 빈 자리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비행 시간은 1시간 30분 입니다. 손님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고려항공 회사 비행기를 이용하시는 손님들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비행기 좌석을 가득 메운 국제태권도연맹 소속 선수들은 태권도 세계선수권 대회에 대한 기대 못지 않게 19년 만에 대회를 개최하는 북한 땅을 밟게 된다는 사실에 들떠 있습니다.

“I’m quite excited…”

흥분되고 조금은 두렵기도 하다는 이 선수도 8일 열린 대회 개막식에선 크게 손을 흔들며 관중들의 박수에 화답합니다.

80여 개국에서 참가한 8백 여 명의 태권도인들이 평양시 청춘거리에 있는 태권도 전당에 들어서며 신고식을 마치자 곧바로 축하 무대가 이어집니다.

외국인 선수가 발차기 시범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선수가 발차기 시범을 보이고 있다

전통음악과 현대식 조명이 어우러진 무용 공연, 고구려 전사를 묘사한 어린이 태권무용, 소고대의 연주와 행진 등이 쉴 새 없이 진행되자 장내는 금새 달아 올랐습니다.

2천 4백 여 명 관중들의 반응은 역시 ‘조선태권도시범단’이 등장할 때 가장 뜨거웠습니다.

지난 6월 미국 동부를 방문해 북한의 태권도 기량을 선보인 시범단은 더 큰 규모로 편성돼 고난도 동작과 특유의 파괴력을 내세워 다른 나라 태권도인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특히 미국 방문설이 나돌고 있는 북한의 여성태권도단이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최영림 내각 총리와 강능수 내각 부총리, 최룡해 노동당 비서, 장웅 국제태권도연맹 총재 등이 자리한 주석단에는 일본의 유명 프로 레슬링 선수 출신인 안토니오 이노키 씨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노키 씨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북한 방문이 22번째라며, 무도인으로서 태권도에 대한 관심과 북한 출신인 스승 역도산과의 인연을 소개했습니다.

평양시 청춘거리에 있는 태권도 전당에서는 닷새 동안 태권도 기합 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APTN’을 비롯해 프랑스.독일 합작 방송인 ‘아르테(Arte) TV’, 크로아티아 공영방송 등 서방 취재진도 경기 장면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또 시합 현장에는 여러 명의 북한 의료진이 대기하면서 부상당한 선수들을 신속히 응급처치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의사 선생님들 몇 분 나오셨어요?) “10명 나왔습니다.” (뼈도 부러지는 경우가 있고) “여기서 현장 처치, 그 다음에 이 안에 2차, 3차 다 준비돼 있습니다.” (그것도 안되면 병원으로 옮겨가고… 어느 병원으로 주로 가세요?) “그건 대상에 따라 다릅니다.” (선생님께선 어느 병원에 계세요?) “나는 평양…”

경기장에는 고려링크, 평양소주, 조선 은풍합영회사, 부강 제약회사 등 북한 사업체 광고판이 등장했습니다.

이들 사업체는 태권도 전당 바깥에 일렬로 매대를 설치하고 대회 기간 내내 전통예술품과 각종 기념상품을 팔면서 식당까지 운영해 많은 손님을 끌었습니다.

“얼마에요?” “40달럽니다” “이거는?” “열 둘” “이것도 같에요?” “이건 열 다섯입니다” (많이 파셨어요, 오늘?) “예” (뭐가 제일 잘 팔려요?) “17차 태권도 세계선수권 대회니까 태권도 모자도 나가고 책도 나갑니다, 기념품도 나가고.”

이번 대회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압도적인 우세로 마무리 됐습니다.

북한은 금메달 1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3개로 이번 대회 종합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금메달 5개, 은메달과 동메달 각각 11개와 4개를 따내 2위를 차지한 러시아도 한참 뒤로 따돌렸습니다. 기술상도 역시 북한의 리명진 선수와 리향 선수에게 돌아갔습니다.

국제태권도연맹 집행부의 리용선 총국장은 이번 평양 대회가 갖는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태권도의 기술발전 모습을 보여주고 또 태권도인들이 그 기회에 모여서 친선과 단결을 더 강화하면서 앞으로 태권도 발전에 더욱 매진하자고 이런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통역과 안내를 맡았던 북한 측 현장 진행요원들도 태권도 전당을 빠져 나가는 각국 선수들의 감사 인사에 일일이 답례하며 작별을 준비했습니다.

“좀 힘들었지만 매우 기뻤고 우리나라를 찾아주시는 외국 손님들이 기쁘게 경기를 다 참가하고 우리나라에 대해서 더 많이 더 잘 알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일주일 간의 북한 체류 일정을 마친 각국 태권도인들은 13일 베이징 행 고려항공 비행기에 다시 몸을 실었습니다.

국제태권도연맹은 내년에 슬로바키아에서 청소년과 중.장년 대회를 연 뒤 2013년 세계대회를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개최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국제태권도연맹 주관으로 평양에서 열린 제17차 태권도 세계선수권 대회를 돌아봤습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오늘부터 닷새에 걸쳐 백성원 기자가 취재한 평양의 생생한 모습을 전해 드리는 특집방송을 보내 드립니다. 오늘은 첫 번째 순서로 19년 만에 평양에서 열린 태권도 세계선수권 대회를 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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