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미국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건국 250주년 관련 소식을 전해 드리는 ‘역사 속 아메리카 250’입니다. 조진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오늘은 미국의 랜드마크를 소개해 드리는 시간인데요. 워싱턴 D.C.의 대표적인 명소인 링컨기념관에 새로운 공간이 문을 열었다고요?
기자: 네. 워싱턴 D.C.의 내셔널 몰을 대표하는 건축물 가운데 하나가 바로 링컨기념관인데요. 올해 미국 건국 250주년을 맞아 그동안 일반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기념관 지하 공간 ‘언더크로프트(Undercroft)’가 새롭게 문을 열었습니다.
진행자: 링컨기념관에 지하 공간이 있었다는 사실부터 조금 생소한데요.
기자: 네. 사실 이 공간은 링컨기념관이 1922년 처음 문을 연 이후 줄곧 존재했습니다. 그런데 오랫동안 일반 관람객이 들어갈 수 없는, 일종의 숨겨진 공간이었습니다. 링컨기념관을 보면, 거대한 콘크리트 기둥이 늘어서 있고, 그 위에 링컨기념관 건물이 올라가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사진으로 보는 웅장한 대리석 기념관의 바로 아래쪽에 거대한 공간이 숨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올해 6월 25일, 이 공간이 링컨과 미국 역사를 보여주는 새로운 전시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곳에서는 어떤 전시와 자료를 볼 수 있습니까?
기자: 이곳에서는 링컨기념관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왜 이런 형태로 지어졌는지, 그리고 지난 100여 년 동안 미국인들이 이 장소에 어떤 의미를 부여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전시가 마련됐습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링컨 대통령과 노예제 폐지의 역사를 보여주는 자료들입니다.
진행자: 링컨 하면 역시 노예해방선언을 빼놓을 수 없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전시에서는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링컨의 서명이 들어간 ‘노예해방선언(Emancipation Proclamation)’과 ‘수정헌법 13조(13th Amendment)’의 원본 문서가 공개됐습니다. 노예해방선언은 남북전쟁 중이던 1863년에 발효됐는데요. 반란을 일으킨 남부 주의 노예들을 해방한다고 선언한 문서입니다. 그리고 수정헌법 13조는 1865년 비준되면서 미국에서 노예제도를 폐지했습니다. 이 문서들이 링컨을 기념하는 장소에서 공개됐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큽니다.
진행자: 링컨기념관 지하에서 링컨의 역사뿐만 아니라 미국 사회가 겪었던 변화까지 보여주는 셈이군요.
기자: 네. 전시는 링컨 대통령 개인의 삶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습니다. 링컨기념관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링컨 동상이 어떤 의미를 갖게 됐는지,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 장소가 미국인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 공간으로 변해 왔는지도 보여줍니다.
진행자: 링컨기념관은 역사적인 연설이 있었던 장소로도 유명하죠?
기자: 맞습니다. 특히 1963년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가 링컨기념관 앞에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 연설을 한 장소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링컨기념관은 단순히 한 대통령을 기리는 장소를 넘어, 미국의 자유와 평등을 둘러싼 역사가 이어진 장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번 언더크로프트 전시는 바로 이런 링컨기념관의 역사를 지하 공간까지 확장해 보여준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진행자: 지하라는 공간적 특징도 전시의 분위기를 상당히 다르게 만들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거대한 콘크리트 기둥 사이에 전시 공간이 마련돼 있고, 영상과 전시물을 통해 링컨과 미국의 역사를 보여줍니다. 지상에서는 웅장한 링컨 동상을 바라보게 되지만, 지하에서는 그 기념관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역사적 의미를 갖게 됐는지를 살펴보는 방식입니다.
진행자: 미국 건국 250주년을 맞아 링컨기념관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게 된 거군요.
기자: 네. 미국의 역사를 보여주는 장소는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의미를 더하기도 하는데요. 100여 년 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링컨기념관 아래 공간을 통해 미국의 역사와 링컨의 유산을 새로운 시각에서 살펴볼 수 있게 됐습니다.
진행자: 언더크로프트에 방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기자: 입장료는 무료지만 사전 예약이 필요하고, 1달러의 예약 수수료가 부과됩니다. 사전 예약은 방문일 30일 전부터 가능하고, 매일 오전 11시에 새로운 예약이 풀립니다. 당일 티켓도 있습니다. 국립공원관리청에 따르면 당일 티켓은 링컨기념관 남쪽에 있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 인근 키오스크에서 오전 8시 45분부터 선착순으로 배포됩니다. 수량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특히 주말에는 일찍 줄을 설 필요가 있습니다.
진행자: 기존 링컨기념관 자체는 따로 예약할 필요 없이 바로 볼 수 있는 거죠?
기자: 네. 링컨기념관의 기본 관람은 무료입니다.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언더크로프트 공간에 대해서만 시간 입장이 적용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250주년을 맞아 링컨기념관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볼거리가 생긴 셈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 공간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새로운 전시 공간이 생겼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미국인들이 지난 100여 년 동안 링컨기념관에 어떤 의미를 부여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1922년에는 한 대통령을 기리는 기념관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1963년에는 시민권 운동의 역사적인 현장이 됐습니다. 그리고 2026년에는 미국 건국 250주년을 맞아 노예해방선언과 수정헌법 13조 같은 문서가 전시되고 있습니다. 한 장소의 의미가 시대에 따라 계속 확장된 것입니다.
진행자: 지상에서는 링컨의 모습을, 지하에서는 그가 남긴 역사와 유산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 새롭게 문을 연 것이네요. 링컨기념관 지하에 100여 년 만에 공개된 ‘언더크로프트’ 이야기, 조진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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