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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에스퍼 전 국방장관] “미국, 한국 핵무장 용인 안할 것…미한일 협력 심화 ‘고무적’”


마크 에스퍼 전 미 국방장관이 2일 VOA와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마크 에스퍼 전 미 국방장관이 2일 VOA와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마크 에스퍼 전 미 국방장관이 전망했습니다.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국방장관을 맡았던 에스퍼 전 장관은 2일 VOA 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한국은 미국의 확장억제에 의존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에스퍼 전 장관은 미한일 3국 협력 심화를 고무적이라고 평가하며 동북아에서 당장은 북한이 관심사지만 장기적인 전략적 관심사는 분명 중국이라고 말했습니다. 에스퍼 전 장관을 김영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이 중거리 탄도 미사일로 보이는 또 다른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북한의 위협은 분명히 커지고 있는데요. 북한 정권은 또 러시아에 미사일과 포탄을 공급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의 일부 고위 관리들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중간단계’ 조치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정부처럼 북한과의 대화에 더 관심을 보였어야 했다고 보십니까?

에스퍼 전 국방장관) 북한과 대화를 시도하고 긴장을 완화하며 한반도를 비핵화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항상 중요합니다. 저는 그들(바이든 행정부)이 지난 몇 년 동안 여러 번 시도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솔직히 북한은 그것에 대해 상당히 저항해 왔죠. 동시에 북한은 많은 미사일을 발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지난해는 북한이 미사일과 드론 등을 발사하는 데 있어 기록적인 한 해였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이 충분했는지 아닌지는 평가하기 어렵지만 노력은 했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그들은 매우 완강한 김정은에 직면해 있는 것이죠.

기자)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반미 공동전선에서 점점 더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북한 정권은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에도 대표단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러시아는 대북 제재를 감시하는 유엔 전문가패널의 임무를 연장하는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했고 중국은 기권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 중국, 이 세 나라의 관계가 더 긴밀해지거나 진화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에스퍼 전 장관) 그 공동전선은 이 세 나라들보다 훨씬 큽니다. 그리고 북한은 절대 그 무리의 지도적인 역할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명백히 중국이 가장 큰 군사력과 경제력을 가진 제일 강력한 국가죠. 물론 러시아가 그 뒤를 이을 것이고요. 러시아는 이제 여러 방면에서 중국의 속국 역할을 하는 듯 보입니다. 그리고 북한과 이란이 있죠. 북한과 이란은 모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에 미사일과 다른 전쟁 수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그 공동전선의 일부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가 필요로 하는 무기의 ‘제조 중심지(hub)’라는 측면에서 말이죠. 이란도 비슷하죠. 그들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이 공동전선은 확장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를 본다면 시리아와 쿠바, 니카라과 등도 서방세계에 대항하는 축(axis)에 들어가죠. 중국, 그리고 러시아가 어느 정도 이끌고 있지만 이 나라들 모두가 그 안에 있습니다. 이들이 서로 간의 관계를 밀착하고 있습니다. 세계가 두 개의 큰 전선으로 나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합니다.

기자) 한국이 스스로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한국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국이 핵무장한 한국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을까요?

에스퍼 전 장관)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미국은 수년간 확장억제를 지속해 왔습니다. 이것은 한국을 핵무기를 이용해 지원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미국의 의지는 지난해에도 재확인되었습니다. 양국 간에 더 전략적인 계획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필요성이 없다고 봅니다. 미국의 (핵) 우산이 거기에 존재하는 것이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에 대해서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을 북한이 인식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렇기에 그것(핵무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까지의 조치들이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겠죠.

기자) 확장억제를 말씀하셨습니다만 한국인들은 미국의 확장억제를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는 건지 궁금해 합니다. 북한이 한국을 타격할 경우 신속한 대응이 가능합니까?


에스퍼 전 장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한국은 미국의 보호에 의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는 분명히 그보다 훨씬 더 일찍 대응에 들어갈 것입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신뢰할 수 있느냐, 그리고 역량이 있느냐 하는 것인데요. 그 두 가지가 억제에 필수적인 중요한 요소입니다. 저는 북한 사람들이 그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국은 역량 있는 군대를 보유하고 있고, 한반도에 대규모 미군이 주둔하고 있습니다. 억제는 재래식 무기와 핵무기가 둘 다 균형을 이루는 가운데 생기는 것이고, 한반도에서 한국군과 미군 간의 협력이 여러 가지 면에서 지금보다 더 나은 적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26일 정상회담 후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26일 정상회담 후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기자) 지난해 4월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워싱턴에 와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났을 때 워싱턴 선언이라고 불리는 공동선언문이 발표됐습니다. 당시 한국 관리들은 이 선언에 미국과 한국 사이의 사실상 ‘핵 공유’가 담겨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관리들은 나중에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했는데요.

에스퍼 전 장관) 글쎄요. 핵 공유가 무엇인지 정의를 내려 주셔야 될 것 같습니다. 아니면 한국 정부 관리들이 핵 공유가 무엇인지 정의를 내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정확히 어떤 의미로 말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정상회담이 중요했고 그 선언도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나토 동맹국들과 할 수 있는 최선은 유럽의 일부 지역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가지는 않습니다. 그 핵무기들은 미국 통제하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배치할지 말지는 미국이 결정할 것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저는 무엇이 공유를 의미하는지, 또는 우리가 공유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의 관계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한국 사람들이 또 우려하는 것은 주한미군 주둔과 관련된 분담금 문제입니다. 과연 어느 정도의 분담금이 충분한가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됩니다. 그리고 분담금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한국인들은 미국의 안보 공약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이 문제에 대한 미국의 시각을 한국인들이 어떻게 이해하면 될까요?

에스퍼 전 장관) 우선 여러 측면에서 통해서 양국 관계를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주 나오는 것이 한국 정부의 예산 대비 국방 지출 비율입니다. 저는 한국 정부, 윤석열 대통령에게 공을 돌리고 싶습니다.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2.6%가 국방에 사용되는데요. 이는 나토 동맹국들 대부분보다 높은 것입니다. 저는 그 수준이 매우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분담금 문제와 관련해 저는 이전에 한국이 더 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요. 제가 국방장관으로 있을 때 마지막 추정이 한국이 부담하는 주둔국 분담 비용이 30% 정도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분담금이 시설 지원이나 한국인 근로자들을 통해서 (한국) 경제로 다시 들어간다는 것을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알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진정으로 공정하게 하고 싶다면 50 대 50에 가깝게 시작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 사안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지도자들 그리고 주한 미국대사가 모두 이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에는 그렇게 해 왔었죠. 한국 지도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분담금 약속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주둔국이 이를 어떻게 지원하는 것인지를 설명해야 하죠. 상호 안보를 위한 것이라고 말이죠. 한국의 안보에만 관련된 문제가 아닙니다. 또 그 돈이 미국 재무부에 들어가는 것도 아니죠. 한국이 미국에 수표를 써주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많은 경우에 경제로 다시 들어갑니다. 저는 확실히 그렇게 생각하고요. 한반도에 미군을 주둔시키켜 억제력을 갖추는 데 이 정도면 ‘좋은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미국은 아시아에서 중국에 대응한 새로운 전략을 구상하고 있고, 일본은 이러한 미국의 전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이 군사적 유대 강화와 주일미군사령부의 개편을 계획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고요. 미국이 추구하는 새로운 질서에서 한국은 어디에 있을까요? 한국은 일본만큼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까?


에스퍼 전 장관) 제가 국방장관으로 일했던 시기 이후 지난 몇 년 간 이뤄진 일 중에서 가장 긍정적인 일들 중 하나는 안보 문제와 관해서 미국과 한국, 일본 간의 융합과 공동의 비전, 협력 의지가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기시다 총리와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이 이 세 개의 중요한 동맹국들을 하나로 묶기 위해 노력한 것은 고무적입니다. 여러 차원에서 훨씬 더 많은 정보가 공유되고 있고, 저는 그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한반도에 상당한 규모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고, 지휘 체계가 통합돼 있는데요. 저는 원칙적으로는 일본에도 비슷한 역량과 구조가 있는 미군이 주둔해야 한다는 개념에 동의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질문은 우리가 어떻게 세 동맹국 관계를 더 단단하게 만드느냐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동북아의 맥락에서 볼 때 당장의 관심사는 북한이지만 장기적인 전략적 관심사는 분명히 중국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 일본인들에게 거의 틀림없이 더 큰 관심사일 것이고요. 이 두 가지가 세 나라 모두가 중요한 국가 안보 문제에 대해 계속해서 함께 성장하고 융합하고 협력할 수 있는 역량을 구축해야 하는 큰 이유입니다.

아웃트로 : 지금까지 마크 에스퍼 전 미국 국방장관으로부터 한국의 핵무장 가능성과 미국의 확장억제, 그리고 미한일 공조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영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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