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전문가들 “바이든 재선시 동맹 중시 지속…트럼프 2기땐 동맹보다 이익 우선”


조 바이든(왼쪽 사진)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조 바이든(왼쪽 사진)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11월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대선 결과에 따라 동맹 정책에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현재의 동맹 중시 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할 경우엔 동맹보다 미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면서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대부분의 미국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미한 동맹과 미한일 3국 협력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지난해 4월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미한동맹 70주년을 맞아 채택한 워싱턴 선언이나 8월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미한일 3국 정상회담에서 논의한 협력 방안이 더욱 구체화하고 발전할 것이란 진단입니다.

로렌스 코브 전 미국 국방부 차관보
로렌스 코브 전 미국 국방부 차관보

로렌스 코브 전 국방부 차관보는 1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바이든 2기 행정부가 출범할 경우 “동맹 관계를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코브 전 차관보는 “미국은 수 차례 북한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북한은 응답하지 않았다”면서 “대화를 원했던 미국은 (결국) 일본, 한국과 연합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한일 3국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만나 (북한 위협에 대해) 무엇을 해야 할지 논의했다”며 “북한이 한국을 겨냥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미국의 핵 보복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코브 전 차관보] “I think they'll keep reinforcing it.
I mean, as you probably know, they've reached out to North Korea couple times and they haven't responded. You know, they wanted to have the dialogue, they have the exercises with japan and South Korea. And they had their, you know, a meeting at the Camp David and about, you know, what to do. (중략) And they've also made it clear to North Korea that if they should use nuclear weapons against South Korea, they might face US retaliation with nuclear weapons.”

미국은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포함한 긴장 완화를 위한 대화를 원했지만 북한이 이에 응하지 않았고, 이는 결국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미한일 3국의 협력 강화로 이어졌다는 설명입니다.

코브 전 차관보는 바이든 2기 행정부는 1기와 마찬가지로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계속하지 못하도록 억지하고, 북한이 세계 무역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한국을 침략할 생각을 못하도록 한국, 일본과 협력할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에 (침략할 경우 응징하겠다는) 신호를 보내기 위해 한국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으며 연합 훈련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바이든 2기 행정부는 중국과 협력할 것”이라며 “북한이 태평양의 누군가를 상대로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중국이 가장 원치 않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사진 = Brandeis University.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사진 = Brandeis University.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도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바이든 2기 행정부에서 “미한동맹은 계속해서 더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미한 양국 관계뿐 아니라 미한일 3국 관계를 매우 성공적으로 강화해 왔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된다면 같은 정책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think they will continue to grow stronger. I think Biden has been very successful in strengthening not only bilateral US ROK relations, but also trilateral Japan are OK US relations, and I think Biden will continue that same policy if he's reelected.”

미한 양국은 지난해 4월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핵협의그룹(NCG)을 신설하는 등 양국 간 핵 협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렸으며, 8월 캠프 데이비드 선언을 통해 미한일 3국 간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와 다년간의 3자 훈련 정례화 등 아시아 동맹 체계를 훨씬 강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앤드류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 사진 = Brookings Institution.
앤드류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 사진 = Brookings Institution.

앤드류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도 “미한 동맹은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라며 “핵협의그룹(NCG)과 같은 체제나 경제 안보 문제에 관한 논의가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앤드류 여 석좌] “The alliance will move forward, and mechanisms such as the NCG, or discussion on economic security issues will continue to evolve.”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 현 상황, 즉 상당히 강력한 미한 동맹이 지속될 것”이라며 “적어도 다음 한국 대통령 선거 때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후임 정부의 동맹 정책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윤석열 정부 하에서는 강력한 미한 동맹과 미한일 3국 협력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입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많은 동맹 간의 협력과 연합 훈련, 일본과 관련한 협력과 파트너십, 이 모든 것들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I think with the Biden ministration, we're going to see continuity with the current situation, a fairly strong US ROK alliance. That will continue, at least until the next Korean presidential election. And so you know we would expect to see a lot of alliance cooperation, a lot of exercises together and cooperation with regard to Japan and the partnership with regard to Japan, I think all of those things will continue.”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재단 핵억제 및 미사일 방어 연구원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재단 핵억제 및 미사일 방어 연구원

미 국방장관실 대량살상무기(WMD) 특별 고문을 역임한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재단 핵 억제 및 미사일 방어 연구원도 미한동맹과 관련해 “2기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사실상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정부는 유럽과 중동, 홍해에서의 도전과 중국과의 관계 악화에 압도돼 한국과의 관계에서 큰 변화를 가져올 여력이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2기 바이든 행정부는) 미한일 3국 관계를 심화시키고 확대하려고 노력하겠지만 그 이상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피터스 연구원] “In a second Biden Administration, there will be virtually no change. The Administration is overwhelmed by challenges in Europe, the Middle East, and the Red Sea, and a deteriorating relationship with China. It does not have the bandwidth for a significant change in the relationship with Korea. I do not see any significant change. The Administration’s trilateral meeting with Japan, US, and ROK is its play. It may seek to deepen and expand that trilateral relationship, but I do not see significant further changes.”

전문가들은 그러나 동맹의 가치보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게 되면 미한 동맹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한반도 관련 정책이 공표되지 않았고 안보 관련 참모진 구성을 알 수 없기 때문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동맹 정책은 아직 불확실하지만 1기 때의 동맹 정책을 보면 바이든 정부와는 상당히 다를 것이란 진단입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트럼프가 첫 임기 때 한 일만 봐도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며 “유럽 국가들이 트럼프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서 (미국이) 탈퇴하거나 나토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국의 헌신을 줄일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처럼 미한동맹을 격하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되면 동맹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트럼프는 연합 군사 활동을 축소할 수 있고, 심지어 주한미군을 철수하거나 감축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것이 걱정이지만, 현재로서는 트럼프가 무엇을 할지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There's a concern just based on what Trump did in his first term of office. There's a concern that he will downgrade the US ROK alliance, just as the European countries are worried that Trump may withdraw from NATO or reduce American commitment to NATO and to the war in Ukraine. So there's a concern that if Trump is president again, he might weaken the alliance. He might reduce joint military activities. He might even withdraw U.S. Forces or reduce the US Forces based in Korea. So that's the concern. But you know, we don't know at this point what Trump will actually do.”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한미군 철수 위협은 한국 정부를 압박해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도록 하기 위한 협상 전술일 수도 있지만, 한국이 미국의 지원 없이도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하고 부유하다고 믿기 때문에 철수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의 핵 위협 고도화에 따른 한국의 자체 핵무장 여론이 고조되는 것과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가 반대 입장을 바꿀 것 같지 않다며, 하지만 “트럼프는 한국이 자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며 “재선되면 어떤 정책을 펼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But it could be that Trump's threats to withdraw U.S. Forces as a bargaining tactic intended to put pressure on the South Korean government to as you say, spend more money that toward burden sharing toward joint, you know, defense activities that could be, but it also could be the Trump is serious about withdrawing U.S. Forces because he believes that the ROK is strong enough and rich enough to defend itself without US support. (중략) Well, I don't think the Biden administration will change its policy opposing South Korea developing its own nuclear weapons. (중략) Again, it's hard to predict, but in the past, Trump has apparently indicated that he would not oppose South Korea developing its own nuclear weapons again. We have to just wait and see what if Trump is reelected, we have to wait and see what policy he will pursue.”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베넷 선임연구원은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취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라며 “한국이 부담하는 분담금을 더 늘리려고 할 것이고, 한국이 미한 관계 전체에서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할 수 있도록 국방 예산을 더 늘리라고 요구할 것이며, 김정은과 협상을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The normal expectation we have is the Trump takes a policy of America first. That means he will likely want to increase the burden sharing that Korea does, and he may make demands of Korea to get Korea to do more with its defense budget to increase the defense budget to carry a more significant percentage of the overall relationship and he may try to negotiate with Kim Jong Un.”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미한 연합 훈련이 줄고, 한국이 양국 동맹 관계에서 더 많은 것을 지불해야 한다는 요구가 더 많아질 것이란 진단입니다.

실제로 앞서 2018년 6월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한 연합훈련이 매우 도발적이고 비용이 많이 든다며 중단 방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 등 역내 안보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게 되면 그 압박이 더 거세질 것이며, 미한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이 바이든 정부 하에서 올해 타결되더라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 뒤집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

지난 2021년 미한 SMA에 미국 정부를 대표해 서명한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는 VOA의 관련 질의에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바이든 행정부가 연말까지 새로운 SMA 협상을 추진해 체결한다고 가정할 경우 SMA에 대한 트럼프의 입장은 (미한동맹 정책에 관한) 중요한 초기 지표가 될 것”이라며 “그가 협상을 파기하거나 재협상 또는 수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 “His position on the SMA, assuming the Yoon and Biden administration’s push forward and conclude a new agreement before year’s end, will be a key early indicator. It’s very possible he could revoke it or call for renegotiation/revisions.”

코브 전 차관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되면 가장 먼저 김정은과 미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만일 북한과의 핵 협상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면 한국과 일본에 역내 방어를 위해 더 많은 기여를 하라고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유럽에서도 마찬가지지만 트럼프는 전 세계 다른 나라들이 우리 (미국의) 국방비로 살아가고 있고, 그래서 우리가 그렇게 많은 돈을 쓰고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코브 전 차관보] “If that doesn't happen, I think you will see Trump talking about, well, South Korea's gotta do more, the Japanese have to do more, so we can do less. (중략) I mean, as I say, that same thing in Europe, you know, the the Trump has this, you know, a position that the rest of the world is living off our defense and that's why we're spending so much.”

한편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 대신 오히려 한국과의 관계를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피터스 연구원은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동북아를 포함한 서태평양에서 미군의 주둔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며 “그 중 상당 부분이 중국의 위협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침략을 억제하고 필요하다면 물리치기 위해 이런 역량과 기반, 군수물자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 “미국이 한국에서 군대를 철수하거나 방위비 분담금 등을 감축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피터스 연구원] “I think it will seek to expand and deepen the relationship with Korea, to include the potential stationing of US nuclear weapons on the Peninsula.”

피터스 연구원은 북한의 위협뿐 아니라 점증하는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반도를 포함해 서태평양 지역의 미군 역량을 오히려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미국은 한반도 내 미국의 전술핵무기 배치 가능성을 포함해 한국과의 관계를 확대하고 심화시키려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Forum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