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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톡] 비핵화 ‘중간단계’ 언급 말아야…수십 년 반복한 ‘실패작’


지난 2008년 6월 27일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영변 핵시설의 냉각탑을 폭파했다. (자료사진)
지난 2008년 6월 27일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영변 핵시설의 냉각탑을 폭파했다. (자료사진)

미국 정부가 제안한 비핵화 ‘중간 단계’는 이미 실패가 증명된 접근법이라고 전직 고위 관리들이 지적했습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외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공허한 메시지라며 북한에 제시할 목표는 완전한 비핵화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23일 VOA ‘워싱턴 톡’에 출연한 제임스 제프리 전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과 메리 베스 롱 전 국방부 국제안보 차관보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정 박 국무부 대북고위관리는 미국이 북한과 위협감소와 제재를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정부가 그런 대화 가능성을 제기한 것은 처음입니다. 불과 몇 주 전 바이든 정부 고위 관리들은 북한 비핵화의 ‘중간 단계’를 고려할 수 있다고 했죠. 미국이 북한에 어떤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일까요?

제임스 제프리 전 부보좌관) 제 생각에 좋은 신호는 아닙니다. 우선 이런 신호가 나온 이유는 북한 당국의 공격적인 태도 때문입니다.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 그리고 한국을 주적으로 선언한 정치적 결정 말입니다. 이른바 평화통일이라는 북한의 장기 정책과 반대로요. 둘째로 올해 미국 대선이 치러진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죠. 바이든 정부는 대처해야 할 위기들을 응시하고 있고요. 가자지구, 우크라이나, 중국, 남중국해, 타이완 위기 속에서 또 다른 위기를 조성하고 싶지 않은 겁니다. 그래서 바이든 정부는 본질적으로 북한을 매수하려는 것이죠. 거의 20년 전 부시 정부가 그렇게 하는 걸 목격한 저로서는 이것이 통하지 않을 걸로 봅니다.

진행자) 바이든 정부가 불필요한 긴장을 잠재우려는 걸까요? 북한 문제가 미국 선거에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는 시각이 있는데요.

메리 베스 롱 전 차관보) 하지만 대통령이나 대통령 후보가 마주한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은 분명히 선거 이슈입니다. 또 ‘미국이 힘과 전력투사 능력 약화로 산만하고 무능해 보이는가’도 핵심 이슈가 될 것입니다. 그것이 가장 중요하고 여기에 북한 문제가 포함됩니다. 바이든 정부와 대선 후보들은 조기에 현안을 고르려고 합니다. 불필요하게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으면서요. 북한이 그중 하나인 거죠. 정치 후보가 다뤄야 할 시급한 문제는 아니지만요. 그들은 가자 전쟁과 타이완에 집중할 겁니다. 바로 지금 벌어지는 충돌들 말입니다. 대중에 보내는 신호를 통해 그렇게 합니다. 대통령급에서가 아니라 언론을 통해서요. 당분간 말썽을 원하지 않는다는 신호죠. 이건 제 세계에서는 멍청한 짓이에요. 우리는 북한과 수십 년 동안 이 일을 반복해 왔죠. 아인슈타인은 말했죠. ‘똑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요. 우리는 선거 때마다 이렇게 합니다. 매번 김정은의 반응에 실망하고요.

진행자) 정 박 국무부 대북고위관리는 대북 정책은 바뀌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다만 비핵화가 하룻밤에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중간 단계’가 필요하고 암묵적 사실을 명시한 것뿐이라고 했죠.

롱 전 차관보) 중간 단계는 협상 내내 테이블 위에 있었습니다. 북한은 그런 조치를 취할 기회를 잡은 적이 없고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대면하면서도 분명히 변화를 촉구한 건 현명한 정책이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변하지 않았고 그래서 우리는 물러섰습니다. 불투명한 제재 관련 협상을 또 한 번 벌이면서 북한의 나쁜 행동을 보상하는 것은 큰 실수라고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외교를 추진할 때 우려가 있었죠. 적당히 타협해 북한 핵을 용인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요.

진행자) 바이든 정부가 북한의 ‘중간 조치’와 제재 완화를 맞바꾸는 거래를 하면 우려돼 온 잠재적 ‘트럼프식’ 접근법과 다를 바가 없지 않나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뭔가 거래가 이뤄진다면 ‘트럼프 방식’과는 다를 겁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비핵화하면 이 모든 걸 얻을 것’이라고 했으니까요. 그건 중간 단계와 다르죠. 중간 단계는 ‘빛 좋은 개살구’일 뿐입니다. 북한의 관심을 끌려는 게 아니라 미국 유권자나 외교 정책을 주시하는 미국인을 겨냥한 것이죠. 그들은 세계가 미국처럼 생각한다고 믿고요. 미국 정부에서 북한을 주시하는 사람들은 김씨 정권에 대해 잘 알고 그들이 이런 술책에 안 속는다는 걸 압니다. ‘부분적인 단계적 조치를 시도하되 비핵화는 포기 안 한다’는 말의 실제 청중은 미국 유권자들인 것입니다. 이 메시지는 그런 목적으로 고안된 것이죠. 하지만 북한이 혼동할 수 있어 위험합니다.

진행자) 중간 단계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추진했던 것과 다르다고 하셨는데요. 한국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되면 북한과 군축협상을 시도할 거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트럼프 재집권 시 국방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크리스토퍼 밀러 전 국방장관 직무대행은 북핵 문제는 이미 ‘병 밖으로 빠져나온 지니’라고 했죠. 군축협상론에 대해서도 ‘왜 안 되느냐’고 했습니다. 결국 미국 정부가 이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세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차기 트럼프 혹은 바이든 정부가 뭘 할지 예측하진 말아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알겠죠. 하지만 좋은 생각이 아닙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 단계를 추구하지도 않을 겁니다.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봤으니까요. 저는 2000년대에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크리스토퍼 힐 6자회담 수석대표와 그 일에 긴밀히 협력했죠. 그리고 우리는 북한이 속임수를 쓰는 걸 봤습니다. 북한은 제재 완화, 대화, 국제적 위상을 수용했죠.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다른 핵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걸 발견했고요. 다시 안 그런다는 보장이 없어요. 북한이 평온과 안정, 긴장 완화를 원한다는 징후가 없습니다. 오히려 국내 정치적 이유로 정반대를 원하죠. 바이든 대통령도 이걸 압니다. 하지만 그가 표를 얻으려는 유권자들은 모르죠. 그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누군가와 잘 지내면 상대도 호응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게 문제입니다. 북한은 그러지 않으니까요.

진행자) 조지 W 부시 정부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을 지내셨던 당시를 소개해 주셨는데요. 당시 2008년 6자회담은 검증 문제로 좌초했는데요. 북한이 핵 동결에 합의하고 이행한다고 해도 미국이 완전히 확인할 방법이 있겠습니까?

제프리 전 부보좌관) 우리는 이전에도 그렇게 못 했죠. 북한은 당시 플루토늄 원자로 (냉각탑)까지 폭파했는데요.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거의 동시에 비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추구하는 걸 알아냈습니다. 핵 능력을 얻기 위한 다른 경로였죠. 저는 반대편과의 대화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북한에 대한 목표는 완전한 비핵화입니다. 테이블 위에 올릴 건 그것뿐입니다. 중간 단계를 제안하고 싶다면 우리는 그것을 매우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하지만 비핵화 목표를 절대 포기해선 안 됩니다. 그런 표현뿐 아니라 협상 도구로서도 포기해선 안 됩니다. 앞서 인용하신 정부 관리들은 ‘이런 정책을 작성했어’라고 말하고 있는 거죠. 하지만 아무런 의미가 없고요. 우리는 물론 장기 목표를 여전히 유지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진짜 목표는 모종의 중간 조치에 합의하는 것입니다. 아무 의미도 없지만 외교적 승리로 내세울 수 있죠.

롱 전 차관보) 문제는 제프리 부보좌관님 지적처럼 북한은 그럴 조짐을 전혀 안 보인다는 거죠. 마치 북한의 동맹인 중국, 러시아와도 같습니다. 무기 유형과 규모를 줄이려는 그들과의 협상처럼요. 유일하게 군축이 이뤄졌던 건 냉전 이후 미국과 옛 소련이 핵 능력을 감축했을 때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보시다시피 푸틴은 그 약속도 되돌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간 단계는 단계적 합의로도 불리는데요. 북한이 어떤 행동을 취해야 제재 완화와 맞바꿀 만하다고 보십니까? 김정은이 영변 핵시설 폐기만 제시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을 결렬시켰죠. 미국이 받아들일 만한 ‘플러스알파’는 뭘까요?

롱 전 차관보) 트럼프 대통령이나 바이든 대통령, 혹은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든 제가 그 마음을 읽을 수는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장을 박차고 나온 것은 1,000% 옳았다고 봅니다. 북한의 제안은 모욕적이었죠. 어떤 제안이 나와야 한다는 데 대해 우리는 장시간 얘기할 수 있죠. 하지만 북한은 분명히 약속해야 합니다. 국제적 무기 협정 체결 당시의 공약으로 돌아오겠다고요. 또한 스위치처럼 껐다 켰다 할 수 있는 건 안 됩니다. 그런 공약에 관한 한 책임감 있는 일원이 되겠다는 분명한 약속을 해야 합니다. 그런 수준에 못 미치면 어떻게 김정은을 믿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주한미군이 철수하거나 미한 연합훈련이 축소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오는데요. 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핵무장을 용인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고요. 동의하십니까?

제프리 전 부보좌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나 다른 곳에서 미군을 철수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는 그것에 대해 많이 얘기했죠. 결국 그가 미군 철수 입장을 분명히 한 곳은 아프가니스탄뿐이었습니다. 그나마 그가 직접 하지도 않았죠. 바이든 정부에서 이행했으니까요.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주둔 미군의 철군을 얘기했지만 실제로는 강화했고요. 제가 시리아 특사를 맡았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그곳에서도 미군 철군을 얘기했지만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주한미군에 대해서도 여러 옵션을 말했지만 여전히 한국에 주둔 중이죠. 미군이 한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의 적국 주변에 배치된 것은 한국이나 나토, 우크라이나 등에 대한 공격을 먼저 억제하고 미국에 대한 공격도 막기 위한 목적이라는 걸 이해해야 합니다. 또한 이들 국가의 자체 핵무장을 막기 위해서 미군이 주둔하고 있습니다. 핵 도미노는 모두에게 죽음과 파괴를 불러올 것입니다. 따라서 핵무장 용인은 극도로 어리석은 일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 문을 열면 의회와 대중의 엄청난 반대에 부딪힐 것입니다.

진행자) 북한이 핵을 탑재할 수 있는 초대형 방사포의 사격 훈련을 하며 공중폭발 모의시험도 진행했습니다. 한국은 북한이 전술핵 사용 가능성을 암시했다고 밝혔죠. 한국이 결국 핵무기를 보유해야 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롱 전 차관보) 두 가지를 말하고 싶습니다. 제가 김정은에게 조언할 위치에 있다면 그리고 김정은이 전술핵 사용 역량과 의지를 전 세계에 과시하길 바란다면 저는 그에게 한발 물러서서 푸틴이 전술핵 위협으로 뭘 얻었는지 보라고 말하겠습니다. 사실 푸틴은 세계 최대의 현역 군대를 이끌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습니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그는 전쟁 중입니다. 여전히 전술핵 사용을 위협하고 있고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람을 잃고 있습니다. 사상자가 너무 많아 만일 북한이 푸틴의 핵우산 아래 숨고자 한다면 가용한 러시아 병력은 없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한국은 현재 가질 수 있는 최고의 핵우산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미국의 핵우산입니다. 우리는 그곳에 있고 헌신하고 있으며 미국 국민은 이를 저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어느 시점에 한국이 다른 국내적 결정을 내려서 한반도에서의 역량을 강화하고 양자와 3자 협의체제에서 책임을 공유하거나 전환하는 것은 추후에 다룰 일입니다. 하지만 핵 억지력에 관한 한 한국은 단호해야 합니다. 미국은 확실히 굳건히 서 있을 것입니다. 단기적으로는 분명히 그렇습니다. 또 북한도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미한 양국이 함께 김정은에 대항하는 적극적인 억지력이 상대편에 있다고요.

진행자) 60년 전 쿠바 미사일 위기 때 미국은 소련과 핵전쟁도 불사하고자 했습니다. 당시 소련은 미국 본토를 사거리에 두는 핵미사일을 배치하려 했죠. 한국인들도 지금 국경 너머로 북한의 전술핵과 마주하고 있고 사실상 머리에 핵을 이고 있습니다. 지금 한국인들이 느끼는 안보 위협이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미국인들이 느꼈던 것과 비슷한 수준 아닐까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아주 좋은 질문이고 한국인들이 그렇게 느끼는 걸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큰 차이가 있습니다. 유럽에서 소련에 대한 미국의 억지력은 핵 우위에 기반을 뒀습니다. 소련은 탱크, 포병, 병력 등 재래식 전력이 매우 우세했죠. 한반도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은 대규모 군대를 갖췄고 더 중요한 것은 미군을 믿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재래식 공격을 막기 위해 핵 억지력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한반도에서 우리의 핵 역량은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설계됐습니다. 롱 차관보와 많은 미국 대통령이 밝혔듯이 우리의 대응은 즉각적이고 압도적이며 단호할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약속입니다. 불과 몇 달 전 핵무장 잠수함을 한국에 전개해 이를 뒷받침했습니다. 쿠바 위기 때와 지금은 다른 상황이라고 봅니다. 우리는 강력한 억지력을 갖췄습니다. 미군이 계속 주둔하고 핵 공약이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말이죠.

진행자)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은 대북 억제의 초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바뀌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핵 능력 발전을 저지하는 것에서 현재는 핵무기 사용을 방지하는 쪽으로 이동했다는 건데요. 미국은 북한에 그은 핵 금지선에서 물러서고 있는 건가요? 북한이 핵무기를 계속 고도화하면 미국의 금지선도 계속 후퇴할 수 있지 않습니까?

롱 전 차관보) 세 가지를 말하고 싶습니다. 선거철에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큰 소리로 밝히죠. 많은 관리가 북한을 좀 더 유화적으로 대하자고 제안하곤 합니다. 선거 기간만이라도 그렇게 하자는 거죠. 두 번째로 지금 주한미군사령관이 생각을 밝히고 있는데요. 제가 아는 한, 우리는 북한 핵 개발에 대한 확실한 금지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한미군사령관이 비상사태에 대해 생각하고 있죠. 어떤 이유에서든 상황이 바뀔 경우 어떻게 할지 고민하면서요. 이건 그가 책임져야 할 일이지 생각을 분명히 표현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특히 모두가 예민한 지금 같은 시기에는 말이죠. 하지만 우리는 모든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의 행동은 충분한가? 북한의 어떤 행동이 선을 넘는 것인가? 하지만 결국 우리의 정책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금지선이 있으며 선거철에 여러 소리가 나오더라도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소리는 정치이지 정책이 아닙니다.

진행자) 제프리 부보좌관님은 러캐머라 사령관을 잘 아시죠. 왜 이런 발언을 했을까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우선 그는 훌륭한 장군입니다. 우리는 시리아에서 함께 복무했죠. 전 두 가지만 얘기하죠. 한미연합사령관으로서 그의 임무는 북한을 비무장화하는 게 아닙니다. 그건 정책 차원이죠. 사령관의 임무는 북한의 공격을 억제하는 것이고 그는 매우 효과적으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김정은에게 ‘긍정적인 것은 긍정적 행동으로 대응한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가 시리아에서 우리가 맞붙었던 러시아인들과 매일 그렇게 하는 것을 봤습니다. 갈등을 해소하고 긴장을 완화하며 문제가 있으면 핫라인을 구축하는 것이죠. 모든 군 지휘관은 그것을 원할 것입니다. 전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죠. 북한이 그럴 의향이 있다면 괜찮은 일이죠. 하지만 그건 사소하고 전술적이고 군사적인 문제입니다. 행정부 관리들이 말하는 비핵화를 향한 중간 단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그리고 롱 차관보 말처럼 억지 임무, 완전한 비핵화와 관련된 금지선과도 완전히 별개입니다.

진행자) 푸틴이 5선에 성공했습니다. 현재 지정학적으로 미한일 협력과 북중러 연대가 형성돼 있는데요. 미 대선 결과에 따라 어떻게 변할까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전략적 환경이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지정학적 상황도 변하지 않길 바랍니다. 바이든 정부가 2022년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에 담긴 전략적 환경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시 발표한 내용과 같습니다. 미국, 전 세계 동맹과 우방은 국제 질서의 미래를 조성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죠. 이것은 강대국 간 경쟁입니다. 우리는 적국을 억제하고 봉쇄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근간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바이든 대통령도 이를 바꿀 수 없습니다. 푸틴과 시진핑이 그들의 전반적인 정책을 바꿀 때만 그런 지정학적 상황을 바꿀 수 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은 북한이 자체 핵우산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런 발언이 한반도 안보 상황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그리고 푸틴의 5선이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상황엔 어떤 영향을 미치겠습니까?

롱 전 부차관보) 러시아도 그 핵우산의 일부라는 걸 암시하고자 한 거죠. 북한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든 정치적으로 지원하든 말이죠. 제가 김정은이라면 이렇게 생각하겠습니다. ‘푸틴 당신은 수십 년 동안 핵무기 사용을 위협하지 않았나?’ ‘우크라이나에도 핵무기 사용을 위협했는데 그곳에 발이 묶여있지 않은가?’ ‘당신은 우크라이나에서 재래식 전쟁을 계속하는 데 워낙 급급해 죄수들까지 동원하고 있지 않은가?’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진정한 해법도 없고 러시아는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김정은이라면 푸틴의 핵우산 보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유사시 북한을 돕는 데 푸틴이 한 표라도 던질 거라는 생각은 터무니없습니다. 제가 김정은이라면 솔직히 그보다 훨씬 용감한 결정을 할 것입니다. 핵무기로 위협하기보다 주민들이 매일 밥을 먹을 수 있게 해 한반도의 영웅, 역내 영웅이 되겠다는 목표를 향해 갈 것입니다. 한반도 평화 목표에 모든 노력을 집중하고, 우선 주민들이 자기 집 마당에서 하루 세 끼를 마음껏 먹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그때 러시아, 미국, 중국, 모두가 그 노력에 동참할 것입니다. 그건 용감한 행동이죠.

지금까지 제임스 제프리 전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과 메리 베스 롱 전 국방부 국제안보 차관보의 대담을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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