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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러 거부권 행사, 북한 무기 받은 대가…대북제재 강력 집행”


매튜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28일 워싱턴 국무부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매튜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28일 워싱턴 국무부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가 북한 무기를 받은 대가로 유엔 대북제재 전문가패널의 임기 연장을 거부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계속 대북제재를 강력히 집행하겠다는 의지도 확인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1일 브리핑에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의 임기 연장 결의안에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 “매우 우려스럽고 유감”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밀러 대변인] “This is a panel that has previous whose work has previously been extended unanimously. And I think it's clear what happened here is that Russia made a bargain with the DPRK in return for the DPRK arming it in its war against Ukraine. And now we're seeing Russia deliver on its end of the bargain.”

밀러 대변인은 “전문가패널은 예전에 만장일치로 임기가 연장됐었다”라며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크라이나와 전쟁하고 있는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공급받는 대가로 거래를 한 것”이라며 “지금 우리는 러시아가 거래에 따른 약속을 지키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밀러 대변인은 ‘전문가패널 임기가 연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앞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은 어떻게 제재하느냐’는 질문에, 기존 제재를 강력히 이행할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녹취: 밀러 대변인] “So we still have a full range of sanctions on North Korea and we will continue to enforce those.”

밀러 대변인은 “북한에 대한 모든 제재는 여전히 유효하며, 앞으로도 계속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안보리 표결이 있었던 지난달 28일에도 밀러 대변인은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습니다.

밀러 대변인은 “러시아는 북한의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 추구를 촉진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는 우크라이나 침략을 강화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무기 확보를 위해 북한과 공모했다는 패널 보고를 은폐하기 위한 이기적인 노력”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거부권 행사에 따른 결과는 러시아 홀로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더욱 대담해질 북한의 무모한 행동과 불안정한 도발, 더욱 어두워진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전망 등을 거론했습니다.

밀러 대변인은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와 (중국의) 기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유사한 생각을 가진 국가들과 북한의 위협을 줄이고 북한을 두둔하려는 이들에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열리고 있다. (자료사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열리고 있다. (자료사진)

유엔 안보리는 지난달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대북제재위 산하 전문가패널의 임기를 내년 4월까지 1년 연장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습니다.

하지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결의안은 부결됐습니다.

15개 이사국 중 미국과 영국, 프랑스, 한국, 일본 등 13개국이 찬성했지만 거부권을 가진 러시아가 반대표를 던졌고 중국은 기권했습니다.

추가 조치가 없을 경우 현재 패널의 임기 만료일인 이달 30일이 지나면 전문가패널의 활동은 중단됩니다.

제재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북러 무기 거래에 대한 감시와 비판을 피하고자 전문가패널을 무력화시켰고 중국도 제재 회피로 연결된 한통속이라고 비판했습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전문가패널의 미국 대표로 활동했던 애런 아놀드 영국 합동군사연구소(RUSI) 연구원은 VOA에 전문가패널의 부재는 국제사회의 제재 집행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전문가패널 없이는 감시와 집행이 각 유엔 회원국에 맡겨질 것이고 “이는 불행하게도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으로 간주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북한담당 국장을 지낸 앤서니 루지에로 민주주의 수호재단 선임국장은 VOA에 “중국과 러시아는 전문가패널이 양국의 제재 위반을 계속 폭로할까 봐 걱정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루지에로 선임국장] “I think China and Russia were worried that the panel would continue to expose the fact that both countries are violating sanctions.”

이어 “특히 4월 30일 이후에도 전문가패널이 존재할 경우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러시아와 북한의 직접적인 협력을 전문가패널이 기록하는 것을 막지 못할 수 있다고 인식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법률 자문으로 활동했던 대북제재 전문가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러시아가 유엔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을 더 이상 숨기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스탠튼 변호사] “Russia is no longer making a secret of its obstructionism of the UN. Before there was a war in Ukraine, Russia was still violating sanctions. Now the war in Ukraine caused Russia to violate the more openly.”

스탠튼 변호사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전에도 제재를 위반해 왔다면서, 이제 전쟁은 러시아가 더 공개적으로 제재를 위반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국방정보국(DIA) 정보분석관 출신으로 북한 제재 회피 활동을 추적해 온 브루스 벡톨 엔젤로주립대 교수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에 영향을 크게 미쳤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벡톨 교수는 “분명히 현재 북한 무기 중 상당수가 러시아로 들어가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유엔 전문가패널이 자국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벡톨 교수는 전문가패널이 맡았던 역할 중 하나는 “제재를 집행하고 새로운 제재를 내놓거나 지속적으로 제재를 이행하는 국가들에게 권고하는 것”이었다며, 앞으로는 북한 정권이 실제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 보고서를 얻기가 훨씬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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