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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교황 '백기 발언' 대사 초치 항의...아이티 총리 "과도위 구성 후 사임"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8일 이탈리아 로마 시내 성당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자료사진)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8일 이탈리아 로마 시내 성당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정부가 최근 알려진 프란치스코 가톨릭 교황의 발언에 항의해 자국 주재 바티칸 대사를 초치했습니다. 아리엘 앙리 아이티 총리가 ‘과도위원회’가 꾸려진 뒤 사임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미국 정부가 2014년에 폐쇄했던 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관의 운영을 재개하길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가톨릭교회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이 큰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우크라이나 정부가 이에 항의해 자국 주재 교황대사를 초치했군요?

기자) 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비스발다스 쿨보카스 교황대사를 초치해 프란치스코 교황 발언에 우크라이나 정부가 실망했다는 점을 전달했다고 11일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악에 대한 선의 승리를 보장할 수 있도록 즉각 힘을 합칠 필요성에 대한 신호를 교황이 국제사회에 보내기를 기대한다는 점을 쿨보카스 대사에게 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무슨 말을 했길래 논란이 된 겁니까?

기자) 네. 지난 2월 교황이 스위스 RSI 방송과 회견했는데, 여기서 나온 발언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협상을 추구하거나 아니면 “백기”를 들자는 사람들과 그런 조처가 침략을 합법화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사이 논쟁에 관해 평해 달라는 말에 “가장 강한 사람은 상황을 살펴 보고, 사람들에 관해 생각하며, 백기를 들고 협상할 용기를 가진 사람”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는 또 “패배하고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것을 보면 협상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논란이 된 교황 회견은 오는 20일에 방영될 예정인데요. 사전에 몇몇 언론이 내용을 입수해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백기”를 든다는 건 “항복”한다는 뜻인데, 교황이 우크라이나가 항복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말한 건가요?

기자) 교황청 측에서는 그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교황청 대변인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항복이 아니라 협상을 통한 전쟁 중단에 관해 말한 것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항복이 아니라 협상을 강조한 말이었다는 해명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편 해당 발언에 대한 논란을 진화하기 위해 교황청 권력 서열 2위인 국무원장이 12일 한 신문과의 회견에서 모든 협상의 첫째 조건은 러시아가 공격을 중단해야만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교황청 해명에도 교황 발언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죠?

진행자) 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10일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 “우리 깃발은 노란색과 파란색이며, 이것이 우리가 살고, 죽고, 승리하는 깃발”이라면서 “우리는 결코 다른 깃발을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또 교황 발언이 강자의 권익을 정당화하고 더 나아가 이들이 국제법 기준을 무시하도록 장려하는 것이라고 11일 지적했습니다. 그밖에 폴란드 등 현재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나라들 쪽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도 교황 발언에 문제를 제기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로이터통신에 우크라이나를 주권을 가진 독립 국가로 보존할 협상은 러시아가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점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깨달은 때에만 성사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항복을 언급하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위험하다”면서 “러시아가 이것에서 얻는 교훈이 무력을 쓰고, 수천 명을 살해하고, 다른 나라를 침략하면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얻는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러시아 쪽에서 교황 발언에 대한 논평이 나왔군요?

기자) 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이 협상을 찬성하는 말을 한 것이 매우 이해할 만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가 평화 협상에 열려 있다는 점을 누차 밝혀 왔지만, 불행하게도 교황 성명과 러시아를 포함한 다른 당사자들의 반복된 성명이 최근 가혹하게 거부당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자신들을 협상에 나설 뜻이 있지만, 상대측에서 거부했다는 말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측 자세도 문제 삼았는데요. 그는 “러시아를 전략적으로 패배시키겠다는 서방측 기대는 매우 잘못된 생각”이라면서 “현재 전황이 이에 대한 명확한 증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페스코프 대변인이 현재 전황을 본인 주장의 근거로 내세웠군요?

기자) 네. 지난해 우크라이나군이 시도한 반격이 사실상 실패했고요. 최근에 러시아군이 공세로 전환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이 곳곳에서 밀리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둔 말입니다. 이런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 전황에 관해서 언급했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11일) 프랑스 방송과의 회견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전선에서 러시아군 진격을 중단시켰고, 러시아군 위협에 대비해 길이가 2천km에 달하는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고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미국으로부터 군사원조가 중단됐기 때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의회에서 공화당 반대로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방부는 지금까지 미국이 우크라이나 측에 100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제공했는데, 이를 대체할 예산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는 현재 있는 예산으로는 우크라이나에 보낸 무기를 모두 채울 수 없다면서, 그렇게 되면 미군 대응 태세에 나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리엘 앙리 아이티 총리가 11일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영상 캡쳐)
아리엘 앙리 아이티 총리가 11일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영상 캡쳐)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갱단 폭력으로 무법천지가 된 아이티의 총리가 결국 사임할 뜻을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리엘 앙리 아이티 총리가 11일 영상 연설에서 과도위원회가 구성되면 즉각 사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졌던 기회에 대해 아이티 국민들에게 감사하기를 원한다면서, 침착함을 유지하고 가능한 한 빨리 평화와 안전을 되찾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할 것을 아이티인들에게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앙리 총리가 지금 카리브해에 있는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가 있죠?

기자) 네. 앙리 총리는 아이티 치안 유지를 위한 다국적 안보지원단 파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케냐를 방문한 뒤 귀국길에 올랐는데요. 하지만 갱단이 수도의 국제공항을 공격하는 등 치안이 급속하게 악화하자 귀국하지 못하고 일단 푸에르토리코로 갔습니다.

진행자) 앙리 총리가 사임을 발표하기에 앞서 중남미 국가 협의체인 ‘카리브 공동체(CARICOM·카리콤)’ 회의가 진행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날(11일) 자메이카에서 열린 카리콤 회의에서 아이티 문제가 논의됐습니다. 회의가 끝난 뒤 순회의장국인 가이아나의 이르판 알리 대통령은 “우리는 과도위원회 설치와 과도 총리 임명에 따른 앙리 총리의 사임을 확인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과도위원회 설치가 총선거로 이어지는 길을 마련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권력 이양을 위한 과도위원회가 어떤 식으로 꾸려집니까?

기자) 네. 알리 대통령은 위원회가 참관인 2명 외에 몇몇 정파, 경제 부문과 시민 사회 대표들, 그리고 종교 지도자 1명을 포함한 표결권을 가진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과도위원회가 신속하게 과도 총리를 임명해야 하며, 차기 선거에 출마하려는 사람은 참여할 수 없다고 알리 대통령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당초 미국 정부는 앙리 총리가 귀국하기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미국 백악관은 앙리 총리가 귀국해 정권 이양 과정을 감독하는 것을 보기를 원했는데요. 하지만 최근 며칠 새 아이티 내 폭력 사태가 심해지자, 생각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영국 BBC 방송은 미국과 이웃 나라들의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앙리 총리에게 사임 외에 다른 대안이 분명히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11일 카리콤 회의에 참석했는데, 이 자리에서 아이티 추가 지원 방안을 발표했군요?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케냐가 아이티에 보낼 예정인 다국적 안보지원단에 1억 달러, 그리고 인도적 구호에 3천300만 달러를 미국이 추가로 지원할 것이라고 이날(11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앙리 총리 사임 발표에 대해 아이티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네. SNS에 아이티 사람들이 거리에 나와 춤을 추면서 축하하는 모습과 밤하늘에 폭죽을 터뜨리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올라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많은 아이티인이 앙리 총리가 부패했다고 여긴다면서, 그가 국민들이 선출한 대통령 없이 장기간 나라를 통치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해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아이티를 극심한 혼란 상태로 만든 갱단들은 권력 이양에 관해서 어떤 입장을 내세우고 있나요?

기자) 네. 갱단 연합체 두목인 지미 셰리지에는 아이티 차기 지도자는 국민들이 선택해야 하고, 다른 영향력 있는 정치인들과는 달리 가족과 함께 아이티에 살아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또 아이티가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이고, 사악한 체제이기 때문에 자신들이 평화적인 혁명이 아닌 유혈 혁명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참고로 아파르트헤이트는 과거 남아프리카공화국을 통치하던 백인들이 다수 주민이었던 흑인들을 차별하고 탄압하던 체제를 뜻합니다.

지난 2012년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에서 폭탄 테러가 있은 후 경찰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2년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에서 폭탄 테러가 있은 후 경찰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정부가 리비아에 대사관을 다시 열기를 바라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미국이 지난 2014년 대사관을 폐쇄한 지 10년 만에 대사관 운영을 재개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미 CNN 방송이 11일 보도했습니다.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리비아에서 러시아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주목됩니다.

진행자) CNN이 어떤 근거에서 그렇게 보도한 거죠?

기자) 국무부가 요청한 2025 회계연도 국무부 예산을 바탕으로 한 겁니다. 국무부는 예산 요청서에서 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관의 잠재적 운영 재개에 대비해, 외교적 출장과 시설 운영 지원, 현재 몰타에 있는 트리폴리행 전용 항공기의 활용도 증대 등을 위한 1천270만 달러 예산 편성을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관이 폐쇄된 지 10년이나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4년 7월에 폐쇄됐습니다. 당시 리비아는 2011년 중동에서 불던 민주화 운동, 이른바 ‘아랍의 봄’ 이후 내전 양상이 전개되며 극심한 혼란을 겪었는데요. 2012년에는 벵가지에 있던 미국 영사관이 무장 괴한들의 습격을 받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이 공격으로 크리스토퍼 스티븐슨 대사 등 미국인 4명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미국 정부는 계속되는 정치, 사회적 혼란에 결국 2014년, 트리폴리 주재 대사관을 폐쇄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영사 업무도 완전히 중단된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당시 미 국무부는 외교 인력을 이웃 나라인 튀니지로 철수시켰고요. 현재 튀니지에서 외교와 영사 업무를 보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금도 “범죄, 테러, 시민 소요, 납치, 무력 충돌로 인해 리비아를 여행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리비아에서 다시 대사관을 운영하길 바라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미 국무부는 해당 예산을 요청하면서, 리비아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국무부는 예산 요청서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남쪽 측면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이 증가함에 따라, 미국이 리비아에 주재하는 것은 우리의 장기적인 안보 이익 유지에 필수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 최고위 군사령관도 러시아의 역내 확장을 경고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마이클 랭리 아프리카사령부 사령관은 지난주,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러시아가 리비아와 마그레브 지역, 즉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등 아프리카 북서부 일대에서 거짓말을 퍼뜨리고 있다면서, 역내 많은 나라가 러시아에 넘어갈 수 있는 중대한 전환점에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랭리 사령관은 특히 마그레브 지역은 나토의 남쪽 방면이라면서, 미국이 이 지역에 대한 접근과 영향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성명을 내놨군요?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1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2025 회계연도 예산 발표와 관련해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블링컨 장관은 성명에서, 인도∙태평양과 리비아, 동부 카리브해 등지에서 미국의 외교 활동을 강화할 수 있도록, 외교 안보와 관련 프로그램으로 39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현재 미국과 리비아 간에 관련 접촉이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미 국무부 관계자는 11일 CNN에, 현재 미국 정부는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적절한 보안과 인력 지원을 제공하는 임시 시설에 관해 적극적으로 협상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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