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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휴전 무산' 라마단 시작...중국 양회 폐막 '공산당 지도' 명문화


이슬람 성지인 동예루살렘 알아크사 사원 (자료사진)
이슬람 성지인 동예루살렘 알아크사 사원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이 불발된 가운데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슬람 성월인 라마단을 맞았습니다. 11일 폐막한 중국 양회에서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가 중앙 정부에 대한 공산당의 권위를 법적으로 명문화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유럽 4개국이 인도와 자유무역협정(FA)을 체결하고 1천억 달러 규모 투자를 약속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은 팔레스타인 분쟁 관련 소식입니다.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에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슬람 성월인 라마단을 맞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라마단이 11일 시작됐습니다. 라마단을 맞아 매일 수만 명의 사람들이 동예루살렘에 있는 알아크사 사원을 방문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은 라마단을 맞아 사원 주변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죠?

기자) 네. 이곳에 경찰 수천 명을 배치해 혹시 있을지 모르는 소요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경찰은 이슬람 신자만 사원에 들어갈 수 있다는 기존 규정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는데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사원에 입장 가능한 인원수가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는 알아크사 사원이 있는 동예루살렘을 불법 점령지로 간주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난 1967년 전쟁에서 이 지역을 요르단으로부터 뺏은 뒤에 나중에 합병했습니다. 하지만 국제 사회는 동예루살렘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라마단은 이스라엘과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사이 전쟁이 6개월째로 접어든 가운데 맞이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가자지구 곳곳이 폐허가 됐고, 현지 주민들이 식량과 물 같은 생필품이 부족해서 큰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처음으로 맞은 라마단입니다. 그래서 올해 동예루살렘에서는 기존에 라마단을 맞으면 의례적으로 하던 장식을 이번에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라마단을 맞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성명을 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향후 며칠, 몇 주간 전 세계 무슬림들이 금식을 마치기 위해 모이는 가운데, 팔레스타인인들의 고통이 나를 비롯해 많은 사람의 마음 앞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전쟁 시기에 슬퍼하는 이들의 말을 듣고 보고 있다”면서 “이들이 위안을 찾기를 기도한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 등 중재국들이 라마단 기간 휴전을 추진했었는데, 결국 불발됐죠?

기자) 네. 하마스와 이스라엘 사이 의견 차이로 휴전이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하마스 측은 지속적인 휴전,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 가자 북부 주민들의 귀환, 기아 위기가 다가오는 포위된 지역에서 인도적 구호에 대한 접근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스라엘 측에서 9일 성명을 냈는데요. 하마스가 협상에 관심이 없는 사람처럼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라마단 기간 팔레스타인 지역을 자극하려고 한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협상이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네. 언제 협상이 재개될지 아직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한편 하마스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는 11일 TV로 방영된 연설에서 하마스가 협상을 계속하는 것에 열려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재 가자지구 주민들 상황이 아주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은 가자지구 내 기아가 거의 피할 수 없는 상황이며 아이들이 굶어 죽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유엔은 가자지구 전체 인구의 적어도 4분의 1인 57만 명이 재앙적 수준의 식량 부족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게 한계 상황에 이른 가자지구에 더 많은 구호물자를 들여보내기 위해서 해상을 통한 물자 반입을 시도될 예정이군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7일 가자지구 해안에 임시 항구를 만들라고 군에 명령했습니다. 가자 해안에 설치한 부유식 임시 부두에 구호물자를 하역하고 이걸 육상으로 들여보내겠다는 건데요. 이 명령에 따라 이미 미 육군 함정이 9일 버지니아주에서 출발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식량을 실은 민간 선박도 가자지구로 갈 것이라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페인 자선 단체인 ‘오픈암스’에 속한 선박인 오픈암스호가 미국 자선 단체인 ‘월드센트럴키친(WKC)’이 제공한 쌀과 밀가루, 통조림 고기와 생선을 포함한 200t 이상의 먹을거리를 키프로스에서 가자지구로 이송할 예정입니다. 오픈암스호는 원래 10일 출발할 예정이었는데요. 아직 출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군이 임시 항구를 만들기 전에 일단 민간 선박이 해상으로 구호물자를 가자지구에 반입하겠다는 것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WKC 대변인은 영국 BBC 방송에 추가 구호물자 500t이 다음 배로 이송될 수 있도록 키프로스에 이미 준비돼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가자지구 내 상황이 급박하다 보니까 미국 등 몇몇 나라가 공중에서 구호물자를 투하하고 있죠?

기자) 네. 10일에도 미국과 요르단이 쌀과 밀가루, 파스타, 그리고 통조림 음식이 포함된 음식 1만1천500끼 이상을 공중에서 낙하산으로 투하했습니다. 그런데 현지에서는 공중 투하로는 필요한 구호물자를 충분하게 확보하기가 힘들고, 또 낙하산이 사람들 머리 위에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서 위험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1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행사 도중 박수하고 있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1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행사 도중 박수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가 끝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양회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두 가지 행사를 말하는데요. 두 행사가 11일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진행자) 올해 전인대가 끝나면서 총리 기자회견이 없었죠?

기자) 네. 종전에는 총리가 내외신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이례적으로 올해는 없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시진핑 국가주석도 폐막 연설을 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올해 전인대에서 눈여겨봐야 할 항목으로는 어떤 것을 들 수 있나요?

진행자) 네. 중앙 정부에 대한 공산당의 지도력을 한층 강화한 것이 가장 눈길을 끕니다. 올해 전인대가 ‘국무원조직법’을 개정했는데요. 개정된 법에 “국무원은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권위와 집중되고 통일된 영도를 받들고, 외교부터 문화까지 다양한 주제에 관해 설명하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특색 이념을 절대적으로 따라야 한다”는 조항이 추가됐습니다. 참고로 중국 국무원은 국가 최고 행정 기관입니다.

진행자) 중앙 정부가 당의 지도력과 이념에 반드시 복종해야 한다는 말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지난 1982년 이래 최초의 국무원조직법 개정이 당에 더 많은 권력을 이양하는 추세를 이어가고 중앙 정부가 공산당 지침을 충실하게 이행하도록 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지난 몇 년 동안 연임 제한을 없애는 등 시진핑 주석의 권위를 강화해 왔죠?

기자) 네. 이번 국무원조직법 개정도 그런 노력의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리훙중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주 연설에서 이번 법 개정이 당과 국가기관들의 개혁을 심화하고, 모든 것에 대한 당의 지도력을 재확인하기 위해 지난 2018년에 개정된 헌법을 완전하게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올해 전인대에서 국무원조직법 개정 외에 어떤 항목을 의결했습니까?

기자) 네. 나라 예산과 올해 국가경제사회 개발 방안을 승인했습니다. 전인대는 또 주권을 절대적으로 수호하기 위해 2024년에 광범위한 보안법을 채택해 공산당 통치에 대한 위협을 강력하게 처벌하는 당의 권한을 확대하겠다고 의결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중국 경제의 회복세가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전인대가 경제 문제도 다뤘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AFP통신은 경제 문제가 고위급 회의에서 논의된 의제를 주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인적자원·사회보장부 장관과 주택부 장관이 9일 기자회견에서 각각 고용을 촉진하고, 심각한 문제가 되는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특히 리홍 주택부 장관은 부동산 시장을 바로잡기가 여전히 매우 어렵다고 지적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올해 전인대에서 관련 부처 장관들이 경제를 회복할 조처를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일각에서는 지금까지의 조처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하더군요?

기자) 맞습니다. AFP통신은 중국 전문 조사 회사인 트리비움의 분석가들을 인용해 경제를 되살리려면 가계 재산과 소득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중국 지도부가 아직 그렇게 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10일 인도와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4개 회원국 장관들이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다.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10일 인도와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4개 회원국 장관들이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인도와 유럽 4개국이 자유무역협정(FA)을 체결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스위스,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리히텐슈타인과 인도가 10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습니다. 협정식은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열렸는데요. 약 16년간의 협상 끝에 체결된 협정이라 더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유럽 4개국이 단체로 인도와 협상을 벌인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위스,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리히텐슈타인은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회원국입니다. EFTA는 1960년, 회원국 간 경제협력 촉진과 자유무역을 목적으로 설립됐는데요. 출범 당시에는 7개국이었지만 지금은 이 4개국만 남았습니다.
4개국 모두 유럽연합(EU)에 속해 있지 않습니다.

진행자) 16년이라는 긴 협상 끝에 체결한 협정인데,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기자) 협정의 골자는 향후 15년에 걸쳐 이들 유럽 4개국, EFTA가 인도에 1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한 겁니다. 피유시 고얄 인도 상무장관은 유럽 4개국의 투자 약속으로 10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도는 또한 해당국들에 자국의 정보통신 기술(IT)과 비즈니스 서비스 분야 수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유럽 4개국은 협정을 통해 어떤 것을 얻게 됩니까?

기자) 인도 정부는 이들 유럽 4개국이 14억 인구를 가진 자국의 광대한 시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산업용 수입품부터 가공식품, 음료, 스위스 시계 같은 품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품목에 대한 관세를 인하한다는 방침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인도가 선진국들과 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게 처음 있는 일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호주의 장벽이 높은 인도는 지금까지 개발도상국과만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해 왔고요. 이번 협정은 인도가 선진국과 체결한 첫 자유무역협정입니다. 인도는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를 견인하기 위해 최근 다른 나라와 무역협정 체결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요. 지난 2년 새 아랍에미리트(UAE)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고요. 호주와는 예비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인도는 또 현재 영국, 오만과도 협상 중입니다.

진행자) 실제로 최근 몇 년 새 인도 시장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는 유럽연합(EU), 미국, 영국, 중국에 이어, EFTA의 5번째로 큰 교역 상대국이기도 합니다. 2022~2023년 양방향 교역 규모는 186억5천만 달러에 달하는데요. 고얄 인도 상무장관은 이번 협정이 5개국 모두에게 공정하고 공평하며 ‘양측 모두 상생하는(win-win)’ 현대적인 무역협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회의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지난 23년간 이들 4개국이 인도에 투자한 규모가 100억 달러에 불과했는데, 15년 동안 이를 1천억 달러로 끌어올리겠다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EFTA 측 이야기도 들어보죠.

기자) 네. 해당국 정부 관리들도 이번 협정이 양측 모두에게 균형 잡힌 거래라고 평가했습니다. 헬레네 부드리거 아르티다 스위스 경제부 장관은 기자들에게, 시장 규모 면에서 볼 때 인도는 14억 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가, 전 세계(global world)로 향하는 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제 인도 총선이 다음 달로 다가왔는데요. 3선에 도전하고 있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주요 선거 공약으로 인도의 경제 발전을 내세우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모디 총리는 현재 중하위 소득권에 속해 있는 인도를 2047년까지는 선진국 대열에 올려놓겠다는 야심 찬 약속을 내걸고 있는데요. 총선을 한 달 앞두고 나온 이번 EFTA와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이 모디 총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모디 총리는 EFTA와 협상이 마무리된 후 소셜미디어 X에 “이 역사적인 협정은 경제 발전을 촉진하고 젊은이들을 위한 기회를 창출하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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