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독일 벤츠사, 북한 ‘벤츠 행렬’에 “철저 조사…추적엔 한계”


지난해 12월 27일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 참석하는 최고위급 간부들이 메르세데스 벤츠 승용차를 타고 회의장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 = 조선중앙통신 영상 캡쳐.
지난해 12월 27일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 참석하는 최고위급 간부들이 메르세데스 벤츠 승용차를 타고 회의장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 = 조선중앙통신 영상 캡쳐.

독일 자동차 기업 메르세데스 벤츠가 북한의 주요 정치행사에 등장한 자사 차량을 추적하고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차량식별번호를 확보할 수 없어 진상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최고위급 간부들이 연말 전원회의에 벤츠를 타고 등장한 데 대해 해당 차량의 제조사인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가 유입 경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벤츠 독일 본사 공보실은 3일 VOA의 관련 질의에 “우리는 언론에 보도된 사진에 나온 차량에 대해 철저히 조사한다”고 답했습니다.

[벤츠 공보실] “We investigate the vehicles displayed on the photos in the media thoroughly.

앞서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해 12월 27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 관련 보도에서 내각총리 김덕훈과 당 조직비서 조용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등 북한 최고위급 간부들이 각각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사의 최고급 세단인 ‘S 클래스’를 타고 회의장에 도착하는 장면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이 타고 온 차량은 미국 판매 기준으로 신차 가격이 최소 미화 약 12만 달러에 달합니다.

지난해 12월 27일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 참석하는 최고위급 간부들이 메르세데스 벤츠 승용차를 타고 회의장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 = 조선중앙통신 영상 캡쳐.
지난해 12월 27일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 참석하는 최고위급 간부들이 메르세데스 벤츠 승용차를 타고 회의장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 = 조선중앙통신 영상 캡쳐.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지난해 12월 20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8형’ 기념행사에 최고급 수입 리무진을 타고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사치품에 해당하는 고가 차량과 모든 운송 수단은 유엔 대북제재 결의 1718호와 2094호에 따라 북한으로의 수출이나 이전이 금지돼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벤츠사는 “15년 넘게 북한과 거래 관계가 없었으며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금수조치를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벤츠 공보실] “For Mercedes-Benz, the export of products in conformance with applicable law is a fundamental principle of entrepreneurial responsibility. Mercedes-Benz has had no business connections with North Korea for far more than 15 years now and strictly complies with US and EU embargoes. To prevent deliveries to North Korea, Mercedes-Benz has implemented a comprehensive export control process.”

특히 “북한으로의 차량 인도를 방지하기 위해 벤츠는 포괄적인 수출 통제 프로세스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벤츠는 관련 법률을 준수한 제품 수출을 기업 책임의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벤츠 공보실은 다만 “차량식별번호를 확인할 수 없어 구체적인 추적은 불가능하다”면서 “해당 차량이 어떻게 북한 정부에 의해 사용됐는지 알 수 없는 점을 양해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벤츠 공보실] “However, without the vehicle identification numbers it is impossible to find a concrete trace. Please understand that we have no indication how those vehicles have come to the use of the government of North Korea. Sales of vehicles by third parties, especially of used vehicles, are beyond our control and responsibility.”

아울러 “제3자의 차량 판매, 특히 중고차 판매는 당사의 통제와 책임 밖에 있는 일”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앞서 미국 정부는 북한에서 포착된 ‘벤츠 행렬’에 대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의 ‘운송수단 반입 금지’ 의무를 상기시켰습니다.

국무부는 지난해 12월 27일 VOA에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모든 유엔 회원국은 북한에 운송수단을 공급, 판매 또는 이전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지난달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의장국인 스위스 주유엔 대표부도 VOA에 “결의 1718호에 따라 설립된 안보리 위원회는 고급 자동차를 포함한 사치품의 공급과 판매, 이전 등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혐의에 관한 정보를 조사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고 밝혀, 대북제재위 차원의 조사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Forum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