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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점령지 탈환 대반격 시작"...미-영 AI 등 협력 '대서양 선언' 


우크라이나군 장병들이 자포리자 전선에서 러시아군 진지를 향해 다연장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 (자료사진)
우크라이나군 장병들이 자포리자 전선에서 러시아군 진지를 향해 다연장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영토를 되찾기 위한 ‘대반격’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이 경제 협력과 동맹 강화를 골자로 한 ‘대서양 선언’을 채택했습니다. 유럽연합(EU)이 이주법과 망명법을 획기적으로 개혁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대한 ‘대반격’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가 8일, 오랫동안 기다려 온 러시아 점령군에 대한 대반격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AP’·‘로이터’·‘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의 발표는 나오지 않은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대반격’과 관련해 철저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다만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회의(NSDC) 보좌관은 “일단 반격이 시작되면 모두가 알게 될 것이고,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도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은 침묵 같은 계획에 따를 것이라며, 소셜미디어에서 시작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가 오랫동안 대반격을 준비해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로부터 새로운 무기를 제공받고 병력 훈련을 진행하면서 몇 달 전부터 대반격을 예고해 왔습니다. 특히 이번 주 들어서는 동부와 남부 러시아 점령지를 겨냥한 공격을 강화해 대반격이 시작 또는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이어졌는데요.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점령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전선이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 건가요?

기자) ‘AP’·‘AFP’·‘텔레그래프’ 등 매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3개 전선에서 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첫 번째 공격 방향은 남쪽,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아조우해 방향으로, 우크라이나가 지난 2014년 러시아에 강제 병합된 크름반도를 재탈환하기 위해서는 매우 중요한 전선입니다.

진행자) 다른 두 전선은 어디인가요?

기자) 또 한 곳은 지난 6일 카호우카 댐이 붕괴해 큰 피해를 당한 남부 헤르손주입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을 저지하기 위해 카호우카 댐을 폭파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요. 영국 텔레그래프는 헤르손 주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습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다수 발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한 곳은 도네츠크주와 루한시크주가 있는 동부 바흐무트 전선입니다.

진행자) 바흐무트는 1년 가까이 치열한 격전이 벌어진 곳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번 전쟁의 최대 격전지였던 곳으로, 지난달 러시아 용병 단체 ‘바그너 그룹’이 완전히 장악했다고 선언한 곳입니다. 하지만 지난 며칠 동안 계속해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기미가 보이고 있습니다.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8일 “어제 하루 동안 바흐무트 여러 구간에서 전진이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육군 총사령관도 “바흐무트에서 러시아군이 진지를 잃고 있고, 우리 군은 측면을 따라 계속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현재 상황에 관해서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8일 밤 화상 연설에서,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매우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고, 우크라이나군이 큰 전과를 얻었다고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 같은 결과를 이뤄낸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바흐무트에서 잘하고 있다면서 “한 걸음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측은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9일 “우크라이나가 분명히 그들이 예고한 반격을 시작했다”면서 하지만 “모든 전진 시도가 실패했고, 큰 사상자가 나왔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러시아 국방부도 9일 일찍 “자포리자와 도네츠크 지역에서 맹렬한 공격을 격퇴했다”면서 “우크라이나군 사상자가 1천 명 이상 나왔고, 전차와 장갑차 수십 대가 파괴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전쟁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 쪽에서도 입장을 내놨습니까?

기자) 네.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 그룹 수장은 7일 텔레그램에 “이미 여러 곳에서 방어선이 뚫리고 있다”면서, 20만 명도 안 되는 병력으로 루한시크와 도네츠크 전선을 감당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국가 총동원령을 내려 병력을 충원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헤르손주 홍수 피해 지역은 지금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네. 올렉산드르 프로쿠딘 헤르손 주지사는 8일, 약 600600km³ 면적이 물에 잠겼다고 전했습니다. 프로쿠딘 주지사에 따르면 침수 지역의 3분의 2는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지역, 3분의 1은 우크라이나 관할 지역인데요. 프로쿠딘 주지사는 지금도 침수 지역에서 주민 대피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러시아가 댐을 파괴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전화 통화 내용을 입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대화 내용이었습니까?

기자) SBU는 텔레그램에 1분 30초 분량의 음성 파일을 공개했는데요. 이 음성 파일에는 SBU가 러시아 군인이라고 주장하는 두 명의 남성이 댐 파괴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대화 중에는 “그들이 그것을 하지 않았다. 그건 우리 사보타주(비밀파괴공작) 그룹이었다”라고 말하는 것과 “원래 계획보다 더 큰 일을 해냈다”는 말도 있는데요. 하지만 SBU 음성파일의 진위는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리시 수낙 영국 총리가 8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공동회견하고 있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리시 수낙 영국 총리가 8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공동회견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계속해서 이번에는 미국과 영국 정상 회담 소식 살펴볼까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 리시 수낙 영국 총리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리시 수낙 영국 총리는 전날(7일) 워싱턴을 방문했는데요. 수낙 총리가 미국을 방문한 건 지난해 취임 후 처음입니다.

진행자) 이번 회담에서 중요한 성과를 도출했다고요?

기자) 네. 두 정상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이 자리에서 미국과 영국 간의 ‘대서양 선언’을 발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는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미국과 영국이 계속 최첨단에 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대서양 선언’의 핵심 내용은 뭔가요?

기자) 대서양 선언의 정식 명칭은 ‘대서양 선언: 미국과 영국의 21세기 경제파트너십을 위한 프레임워크’인데요. 대서양 선언의 기둥은 급속히 떠오르고 있는 인공 지능 등 최첨단 기술, 경제 안보, 디지털 전환, 청정에너지 전환 등의 분야에서 양국이 주도적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다시 말해 미국과 영국이 주요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증진하겠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은 양국의 합의는 무역과 투자 관계를 심화하고 공급망을 다양화하며, 적대 세력에 대한 전략적 의존도를 줄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중국, 러시아 등 권위주의 국가들과의 경쟁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이 협력 증진을 통해 공동 전선을 구축하고 동맹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수낙 총리는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수낙 총리는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해 이들 나라는 “우리의 지식재산권을 조작, 착취하고, 훔치거나 권위주의적 목적을 위해 기술을 사용하거나 에너지 같은 중요한 자원을 철수할 의지로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영국은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한 후로 각국과 개별적으로 무역협정을 체결하고 있는데요. 미국과는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미국과는 아직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영국 정부는 지난 2019년 EU에서 탈퇴, 즉 ‘브렉시트(Brexit)’를 단행하면서 3년 안에 미국과 FTA를 체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 대서양 선언이 양국의 FTA를 대체하는 것입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하지만 양국 모두, FTA 진전에 관한 질문에는 직접적인 설명을 피했습니다. 영국 총리실은 무역협정에 대한 희망이 사라졌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우리는 이 대서양 선언이 지금 당장 양국 파트너십의 올바른 접근이라고 생각한다”고만 답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문제도 양국 정상회담의 의제로 다뤄졌습니까?

기자) 네. 두 나라는 개전 이래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군사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최대 우방국인데요.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러시아 공격에 맞서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수십억 달러의 군사원조를 약속하고, 전 세계적인 공조를 계속해서 주도하기로 다짐했습니다.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로 가려고 철제 보트에 탄 사람들 (자료사진)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로 가려고 철제 보트에 탄 사람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유럽연합(EU)이 이주법과 망명법을 개혁하기로 합의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EU 회원국 내무부 장관들이 모여 거의 12시간에 걸친 논의 끝에 이주법과 망명법을 획기적으로 개혁하기로 8일 합의했습니다. 스웨덴이 이끈 협상단 일원이었던 '마리아 말메르 스테네가르드(Maria Malmer Stenergard)’ 스웨덴 이주부 장관은 “내가 앉아서 이렇게 말할 줄 정말 믿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망명과 이주 관리 규정, 그리고 망명 절차 규정에 관해 보편적 접근법을 채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EU 내무장관들이 합의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뭡니까?

기자) 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항목은 망명 자격이 없는 이주민을 안전한 제3국으로 보내는 과정에서 어떤 나라가 안전한지 EU 전체 차원이 아니라 개별 회원국이 결정한다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실제로 이주민이 너무 많이 들어오는 몇몇 EU 나라가 이들을 제3국으로 보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EU 나라에 도착한 사람들이 대개 망명을 신청하는데요. 이 중에 자격이 안 되는 사람들은 만일 본국이 위험하면 안전한 다른 나라로 보내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안전하다’는 기준이 뭡니까?

기자) 네. 바로 그 기준이 뭐냐가 그간 큰 쟁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합의에서 그 기준으로 ‘연관성’을 제시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주민과 이들이 이송될 나라와의 ‘연관성’을 반드시 밝히도록 했는데요. 이 연관성을 각 회원국이 정의하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돌려보낼 이주민과 연관이 있어야 안전한 나라인데, 연관이 있느냐 없느냐는 EU가 아니라 개별 회원국이 정한다는 말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해당 결정에 있어서 유연성을 준 겁니다. 하지만 어떤 EU 회원국이 자신들이 이주민을 이송할 나라가 안전하다고 평가해도 다른 회원국이 여기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다시 생각나는 물음이 이른바 이 ‘연관성’을 판별하는 기준이 뭐냐는 겁니다.

기자) 네. 해당 기준이 정확하게 뭔지는 법적으로 효력이 있는 문구가 아직 없어서 자세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외교관들이 언론에 설명하기로는 망명 자격이 없어 제3국에 이송되는 이주민의 가족이 혹시 이 나라에 있는지, 또 이 이주민이 이송될 나라에 살았거나 머물렀는지를 고려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가족이 있거나 아니면 전에 머물렀거나 살았던 나라는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는 거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런 기준을 가장 느슨하게 해석하면 자기 나라에 들어온 이주민을 제3국에 보내고 싶은 나라들은 이송할 나라에 이주민이 머물렀었다는 것만 보여줘도 됩니다. 그런데 애초 논의 과정에서 이 연관성 기준이 엄격했었다는데요. 하지만, 이탈리아와 몇몇 다른 나라가 이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 요구한 뒤에 합의가 성사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탈리아는 그동안 지중해를 건너 들어오는 이주민들로 몸살을 앓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아까 설명한 가장 느슨한 기준을 적용하면 이탈리아는 망명 자격이 없는 이주민들을 이들이 주로 거쳐오는 북아프리카 튀니지로 보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문제가 이탈리아에는 정치적으로 중요하다는데요. 이런 가운데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그리고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함께 곧 튀니지를 방문합니다.

진행자) 이번 합의에서 그밖에 중요한 내용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역내에 도착한 이주민들을 EU 안에 재배치하는 체제를 새로 만들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탈리아나 그리스같이 이주민들이 몰리는 나라가 도움을 요청하기 전에 이들 나라가 처리해야 할 이주민 수를 효과적으로 할당하기로 했습니다. 만일 회원국이 배정된 이주민을 받지 않으면 이주민 1명당 2만 유로, 미국 돈으로 약 2만1천 달러 벌금이 부과됩니다.

진행자) EU가 이번에 합의한 새 규정이 그대로 실행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기자) 네. 그대로 실행된다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합의안을 두고 표결했는데, 기권한 나라들이 있습니다. 또 헝가리나 폴란드는 이 방안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독일과 아일랜드 등은 최종 합의안에 아이나 성인을 동반하지 않은 미성년자에게는 새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라서 8일 나온 합의안을 실행하려면 앞으로 거쳐야 할 과정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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