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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총사령관 "바흐무트 되찾겠다...러시아군 현저한 손실"...'하이브리드' 전쟁 양상 돌입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육군 총사령관이 동부 격전지 전방 부대를 방문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자료사진)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육군 총사령관이 동부 격전지 전방 부대를 방문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자료사진)

우크라이나 동부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 일원 전투에서 러시아가 현저한 손실을 겪고 있다고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육군 총사령관이 3일 밝혔습니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이날 이 지역 최전방 방문 직후 "적(러시아)군은 바흐무트 방향에서 계속해서 현저한 손실을 보고 있다"고 텔레그램에 게시하고 "우리 군은 계속 싸워 승리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빼앗긴 바흐무트를 반드시 되찾겠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의 이같은 발언은 러시아 용병업체 '바그너 그룹' 실소유주인 예브게니 프리고진 창업자가 "(바흐무트에서) 병력 99%를 철수했다"고 밝힌 뒤 하루만에 나온 것입니다.

프리고진 창업자는 바흐무트 점령 작전을 완수했다면서, 러시아 정규군에 이 지역을 넘기고 떠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의 이날 메시지는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를 포기하지 않았으며, 이 지역을 넘겨받은 러시아 정규군을 상대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 계속 주목받는 바흐무트

바흐무트 도네츠크 지역 소도시로서, 전략적 가치가 크지 않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바흐무트 함락 전망이 커지던 지난 3월, "바흐무트가 함락된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러시아가 이 싸움의 흐름을 바꿨음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바흐무트는) 전략적, 작전상 가치보다는 상징적 가치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바그너 그룹의 대규모 공세로 이 지역에서 격렬한 소모전이 장기간 계속되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쪽 모두 포기할 수 없는 '관심 지역'으로 떠올랐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바흐무트 중심에서 물러난 뒤로도 주변 고지를 차지하고 도시 포위 기회를 노려왔습니다.

이 때문에 서방 전문가들은 바그너 그룹이 물러난 뒤 러시아 정규군이 바흐무트 통제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습니다.

■ '대반격' 이후 어떻게 될까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일 공개된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맞서 이번 전쟁의 흐름을 바꿔놓을 '대반격'을 시작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다만 "얼마나 오래 걸릴지는 모르겠다"며 "솔직히 말해 완전히 다른, 다양한 방식으로 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하이브리드전' 양상 확대

이런 가운데, 러시아 남서부 벨고로드주와 수도 모스크바에 이르기까지 러시아 본토 곳곳에 동시다발적인 포격과 드론(무인항공기) 공격이 이어지면서 전쟁이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지상 병력이 침투해 교전도 벌이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직접적 연관성을 대체로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달 22~23일과 이달 1~2일 벌어진 접경지역 공격의 경우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지상군의 침투'라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이 일에 직접 관련 없다"는 모호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이후 러시아인으로 구성된 친우크라이나 무장 조직들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습니다.

해당 무장 조직들은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군사정보국(HUR)과 연계돼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공격 주체를 명확히 드러내지 않는 이런 활동이 이어지는 것은 불투명한 회색 지대에서 활동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전쟁(Hybrid Warfare)' 양상이 본격 전개되고 있는 것입니다.

하이브리드 전쟁이란 군사적 수단 뿐 아니라 비군사적 수단도 총동원해 전쟁 상대국에 혼란과 불안을 일으키는 것을 말합니다.

특히 친우크라이나 러시아인 무장 조직들이 전면에 등장한 최근 양상은 지난 2014년 러시아가 크름반도(크림반도)를 불법 병합할 때 썼던 방법과 유사합니다.

당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반군'으로 위장한 병력을 투입해 내부 혼란을 일으키는 전술을 썼습니다.

크름반도에는 녹색 군복에 부대 마크나 휘장, 계급을 달지 않아 '리틀 그린 맨(little green man)'으로 불리는 의문의 부대가 의회 건물을 점거하고 공항을 폐쇄하는 등 조직적인 공격을 벌였습니다.

당시 러시아 정부는 이들이 '러시아 연방 합류를 원하는 우크라이나인 무장세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상점에서 어떤 종류의 군복이든 살 수 있다"며 러시아군과의 연관성을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이듬해 러시아군 병력을 보낸 것이라고 인정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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