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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더 기다릴 수 없어 대반격 감행...러시아 공군력 강해 우리 전사자 많을 것"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일 몰도바 수도 키시나우 인근 불보아카에서 진행된 유럽정치공동체(European Political Community·EPC) 2차회의 참석 중 생각에 잠겨있다. (자료사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일 몰도바 수도 키시나우 인근 불보아카에서 진행된 유럽정치공동체(European Political Community·EPC) 2차회의 참석 중 생각에 잠겨있다. (자료사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를 상대로 '대반격'을 시작할 준비가 됐다며, 더 이상 최선의 시점을 기다리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3일자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우리가 성공할 것이라고 강력히 믿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얼마나 오래 걸릴지는 모르겠다"며 구체적인 일정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 "우리 장병 많이 사망할 것"

이어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반격'을 수행하는 동안 전사자가 많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러시아 공군력이 더 강력한 건 사실이라면서 "이는 대반격 작전 수행 과정에 많은 장병들이 사망할 것임을 뜻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확실한 것들을 가지고 싶었지만, (그것들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몇 달을 기다릴 수는 없다"며, 이제는 모든 것을 던질 때라고 말했습니다.

'확실한 것들'이란, 최근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럽 주요 국가들을 방문하고 미국과 소통하며 요구해온 지원 사항들을 가리킨 것으로 보입니다.

장거리 미사일과 F-16 전투기, 방공망 강화 등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보내준 지지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더 신속하고 큰 규모의 지원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패트리엇 방공 포대는 러시아의 첨단 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는 유일한 시스템"이라면서, 발사대와 레이더 등으로 구성된 패트리엇 포대 최대 50개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달 초 패트리엇을 첫 실전 투입한 이후 눈에 띄는 전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 전세 뒤집고 영토 되찾을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4대 점령지를 병합한 지난해 가을 이후 전선이 고착화되자, '대반격'을 벌여 전세를 뒤집겠다고 예고해왔습니다.

그러나 서방의 무기 지원이 요구한 만큼은 나오지 않았고, 봄이 되면서 주요 전선의 지면이 진흙으로 변하는 환경적 이유로 공세 개시가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그러나 최근 전력 보강이 어느 정도 이뤄지고 땅도 다시 굳어지며 야전에서 공세 진행에 최적의 조건이 갖춰진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어서 모스크바와 러시아 본토 서부·남서부 곳곳의 기간시설과 군수 물자 보급선에 대한 드론(무인항공기) 공습이 이어졌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을 위한 사전정지 작업이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아울러, 러시아인들로 구성된 무장조직들이 러시아 본토에 침입해 교전을 벌이며, 러시아군의 후방 결속 상태를 교란시키고 있습니다.

■ 중국에 여전히 역할 요구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3일)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중국이 러시아를 막는데 역할을 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정부의 특사 임무를 맡은 리후이 유라시아사무특별대표가 지난 달 관련 국가들을 순방한 바 있습니다.

리 대표는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독일, 프랑스, 그리고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등을 방문하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더 확산하기 전에 신속히 종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특사 '친러시아 행보' 의심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신속히 전쟁을 마무리할 경우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는 러시아 영향 아래 남게 됩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철군 없는 어떤 해법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여러차례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유럽 각국은 리 대표에게 우크라이나 지지 의사를 재확인하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평화는 없다"는 뜻을 분명하게 전달했습니다.


■ 우크라이나 방문도 매끄럽지 않아

리 대표의 순방 일정은 앞선 우크라이나 방문부터 매끄럽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18일 중국 외교부는 리 대표가 우크라이나 방문 기간에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다고 발표했으나, 우크라이나 측은 이같은 내용을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리 대표에게 '러시아 점령지 반환 없는 종전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제시했습니다.

■ 러시아 "중국의 균형 자세 사의"

리 대표는 지난달 26일, 마지막 순방국인 러시아를 찾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면담했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라브로프 장관이 협상을 통해 우크라이나 분쟁을 정치·외교적으로 해결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이날 발표했습니다.

또한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균형 있는 자세를 취하는데 사의를 표명하고 중국의 평화를 향한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외무부 측은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리 대표와 라브로프 장관은 양국이 외교 면에서 연대를 강화하기로 확인했다"고 외무부는 덧붙였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 중재 특사 임무를 맡은 리후이 중국 유라시아사무특별대표가 2일 베이징 국제구락부에서 언론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중재 특사 임무를 맡은 리후이 중국 유라시아사무특별대표가 2일 베이징 국제구락부에서 언론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 평화 협상 가능성 제시

리 대표는 2일 베이징 국제구락부에서 언론 간담회를 통해 관련국가 순방 결과를 설명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러시아도 우크라이나도 굳게 대화의 문을 닫은 것은 아닌 것으로 믿는다"며 협상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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