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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시진핑 우크라이나 초청...미국 주도 2차 민주주의정상회의 개막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2일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에서 장병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자료사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2일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에서 장병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우크라이나에 초청했습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제2차 민주주의정상회의가 화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유엔이 기후변화에 대한 회원국의 법적 의무를 정해달라고 국제사법재판소(ICC)에 요청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중국 국가주석을 초청한 소식부터 전해 주시죠.

기자) 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우크라이나에 초청한다고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수미 등 우크라이나 최전선 지역 방문에 나섰는데요. 수도 크이우로 돌아오는 길에 열차에 동승한 AP 기자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최근의 전황과 우크라이나 정부의 입장 등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이 같은 뜻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 내용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보죠.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이곳에서 그를 볼 준비가 됐다”면서 “나는 그와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특히 전면전이 시작되기 전에 시 주석과 접촉했었다는 사실도 공개했는데요. 하지만 일 년이 넘도록 아무런 접촉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이 지난주에는 러시아를 방문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공식, 비공식 회담을 진행하고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자신의 러시아 방문을 평화의 여정으로 묘사하며 우크라이나 위기 해법 모색을 시사했는데요. 하지만 성명에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등의 원론적 내용을 담는 것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일각에서는 시진핑 주석이 러시아를 방문하고 난 후, 젤렌스키 대통령과 대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그사이 별다른 소식은 없었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초청에 대해 중국 정부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아직 직접적인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29일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정례 브리핑에서, 시 주석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초청을 수락할 것인지 묻는 질문이 나왔는데요. 마오닝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줄 정보가 아무것도 없다면서, 다만 중국 정부는 “우크라이나를 포함해 모든 관련 당사국과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AP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모든 영토에서 전면 철수하지 않는 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해 도네츠크, 루한시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우크라이나 4개 점령지에 대한 합병을 선언했고요. 현재 친러 행정부가 해당 지역을 통치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재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동부 바흐무트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현재 서방에서는 바흐무트를 뺐겨도 전쟁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을 승리의 조각들로 이뤄진 ‘파이(Pie)’로 비유하면서, 그렇기 때문에 작은 승리, 작은 발걸음 등 어떠한 것도 잃을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최근 자주 전선을 방문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띄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번에 방문한 수미는 우크라이나 북동부 지역에 있는 곳으로, 러시아에 점령됐다 탈환한 곳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옥티르카와 트로스티야네츠 마을 주민들과 관리들을 만나 격려와 지지를 표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28일) 수미 외에도 공개되지 않은 러시아 국경 근처 지역을 방문하고, 국경수비대장과 국경 수비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핵전력 훈련에 돌입했군요?

기자) 네. 러시아가 29일,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동원한 핵전력 점검 군사훈련을 시작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훈련에는 약 3천 명의 군인과 약 300대의 군사 장비가 투입되며, 전략미사일군 지휘부가 임무 수행 태세를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야르스’는 어떤 미사일입니까?

기자) 사거리 1만2천km의 대륙간탄도미사일로, 2010년 처음으로 실전 배치됐는데요. 러시아 핵전력의 핵심축입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전에도 이런 핵전력 훈련을 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에도 여러 차례 핵전력을 동원한 군사훈련을 실시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푸틴 대통령이 참관한 가운데 탄도 미사일과 순항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정례 핵전력 훈련을 실시한 바 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3개 지역에서 야르스 탑재이동식 발사차량 기동 연습이 진행된다고 밝혔는데요. 미사일 위장과 가상의 적의 현대적 공중첩보 수단에 맞선 대응 연습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21년 제1차 민주주의정상회의 폐막 직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자료사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21년 제1차 민주주의정상회의 폐막 직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시작됐군요?

기자) 네. 미국이 주도하는 2차 민주주의정상회의가 28일부터 30일까지 일정으로 화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회의에는 약 200개국 정상 등 각계각층 지도자들이 참석하고요. 29일부터 공식 일정을 진행합니다.

진행자) ‘민주주의정상회의’는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시킨 국제 회의체죠?

기자) 맞습니다. 민주주의와 자유, 인권을 주창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전 세계 권위주의 국가와 부패에 맞서고, 민주주의 국가들과의 연대를 공고히 하며 자유와 인권을 촉진하기 위해 연 국제회의입니다. 첫 회의는 지난 2021년 12월 개최됐고요. 당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화상으로 진행됐었습니다.

진행자) 1차 회의 때보다 이번에는 참여국이 더 많아졌네요?

기자) 맞습니다. 당시에는 초청국이 110여 개국이었는데요. 이번에는 모잠비크와 온두라스 등이 참여하면서 약 120개국으로 조금 늘었습니다. 특히 이번 2차 회의는 1차 때와는 달리 미국이 단독으로 주최하는 게 아니라 한국, 코스타리카, 네덜란드, 잠비아와 함께 5개국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형식을 띠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 대통령실은 29일, 3차 회의는 한국이 주최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민주주의정상회의에서는 어떤 의제가 다뤄집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동맹국 간에 결속이 느슨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번 회의에서는 전 세계 민주주의 정부들의 단합과 협력 방안이 비중 있게 다뤄질 전망입니다. 또한 민주주의 강화 방안과 경제 협력, 기술 분야 등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전했습니다. 이 관리는 민주주의정상회의는 “우리 시대의 중요한 문제”를 부각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각국 지도자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29일 화상으로 참석한 각국 지도자들에게, 1차 회의 후 지난 15개월간 각국 지도자들의 헌신에 힘입어 세계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성장하고 있다고 감사를 표했습니다. 더불어 민주주의정상회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녹취: 바이든] “And today we can say with pride that the democracies of the world are getting stronger, not weaker. Autocracies of the world are getting weaker, not stronger....”

바이든 대통령은 또 “오늘날, 우리는 전 세계 민주주의가 약해지고 있는 게 아니라, 더 강해지고 있다고 자부심을 가지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를 ‘전환점(turning point)’으로 묘사했습니다. 반면에 독재국가들은 강해지지 않고 약해지고 있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대규모 자금 지원 계획도 발표했군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적 재생을 위한 대통령의 구상’에 대한 자금으로 6억9천 만 달러의 지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부터 기후변화, 기아 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는 함께 협력할 때 강해진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미국 정부는 전 세계 민주주의를 진작시키기 위해 향후 2년에 걸쳐 6억9천만 달러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어떤 나라는 미국의 초청에 응하지 않아 눈길을 끄는군요?

기자) 파키스탄은 이번 2차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28일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의 초청에는 감사하지만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대신 미국과 민주주의에 대해 양자 간에 접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불참하는 이유는 설명했습니까?

기자)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습니다. 다만 성명은 “정상회의가 현재 진전된 단계에 있고, 그에 따라 파키스탄은 민주주의 원칙과 가치를 증진하고 강화하며 인권과 부패 척결을 위해 미국, 그리고 공동 주최국들과 양자 간에 참여할 것”이라고만 밝혔는데요.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을 의식한 행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민주주의정상회의를 비판해왔죠?

기자) 네. 중국은 2021년 1차 회의가 열렸을 당시에도, 민주주의는 서방의 전유물이 아니라면서, 미국이 민주주의라는 기치 아래 세계 분열을 선동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는데요.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2차 회의에 대해서도 “미국이 공공연히 이념으로 선을 긋고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29일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유엔 총회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연설하고 있다.
29일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유엔 총회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연설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유엔에서 29일 기후변화와 관련해 눈길을 끄는 결의안이 채택됐군요?

기자) 네. 유엔 총회에서 기후변화와 관련해 회원국들이 지켜야 할 법적 의무의 개요를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제시해 달라는 결의안이 채택됐습니다. 이 결의안은 130개 이상 회원국이 후원했기 때문에 무난히 표결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됐었습니다.

진행자) 기후변화와 관련된 법적 의무라면 구체적으로 뭘 말하나요?

기자) 네. 지구 기후를 보호하기 위한 회원국들의 의무들, 또 이를 지키지 않았을 때 직면할 법적 결과를 말합니다.

진행자) 결의안이 요청한 항목에 대한 ICC 견해가 법적으로 구속력이 있는 겁니까?

기자) 구속력은 없습니다. 하지만 ICC 결정이 법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무게감이 있어서, 가끔 회원국 법원들이 이를 고려하기도 합니다. 이번 결의안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미래에 ‘세계인권선언’이나 ‘해양법에 관한 유엔협약’ 같은 수단들이 이번 결의안에 법적 구속력을 부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채택된 결의안은 누가 주도한 건가요?

기자) 네. 이번 결의안은 태평양에 있는 섬나라인 바누아투와 다른 작은 태평양 섬나라들, 그리고 젊은 활동가들이 지난 수년 동안 노력한 결과입니다.

진행자) 기후변화가 태평양에 있는 섬나라들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으로 알려졌죠?

진행자) 그렇습니다. 기후변화로 특히 해수면이 올라가면서 많은 섬나라가 점점 바다에 잠기는 등 생존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나라에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말과 행동에 큰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한 좌절감이 쌓였는데요. 그러자 몇몇 바누아투 학생들이 사회운동을 시작했고 여기에 젊은 활동가들이 합류해서 바누아투 정부와 함께 이번 결의안이 채택되도록 노력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결의안 채택에 대해서 유엔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9일 “함께 우리가 역사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ICC 견해가 유엔 일반총회와 회원국들이 국제사회가 정말 필요로 하는 기후변화에 대한 강력하고 과감한 행동을 하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유엔에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전망이 또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기온 상승에 대한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전망이 나왔는데요. 이르면 오는 2030년과 2035년 사이에 지구 기온 상승 폭이 산업화 이전 시대보다 높은 1.5°C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래서 이번 10년 안에 과감하게 행동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IPCC는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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