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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우크라이나 문제 중국 역할 환영"...미 연례 인권보고서, 중·러·북한 등 실태 지적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크렘린궁에서 회담 직후 합의문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크렘린궁에서 회담 직후 합의문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를 국빈 방문 중인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중국이 제안한 우크라이나 평화안이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토대가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국무부가 ‘2022년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이 이달 말 미국을 방문한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러시아를 국빈 방문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행보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 방문 이틀째인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시 주석은 러시아에 도착한 20일에도 푸틴 대통령과 약 4시간 반에 걸친 비공개 회담을 가진 바 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두 정상이 20일 비공개 회담에서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중국이 제안한 우크라이나 평화안을 논의했다고 21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이 직접 대면한 게 얼마 만인 거죠?

기자) 약 반 년 만입니다.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별도의 양자 회담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이번 모스크바 방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래 첫 방문이고요. 이달 초 3기 집권을 시작한 이래 첫 공식 외교 일정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그만큼 국제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둘째 날 회담이 끝나고 공동성명이 나왔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날(21일) 공동성명에서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 문제를 언급했는데요. 우크라이나 분쟁을 통제 불능 단계로 모는 모든 조처에 대해 경계하면서 핵전쟁에서는 승자가 있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무슨 의미일까요?

기자)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측을 염두에 둔 문구로 해석됩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 국가들이 최후의 우크라이나인들까지 싸우게 한다고 비난했습니다. 반면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중국의 중립적 입장을 강조하면서 대화를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제안한 우크라이나 평화안에 대한 언급도 나왔습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중국이 제안한 방안 중에 많은 내용이 러시아의 접근법에 부합하며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이것에 준비가 됐을 때 평화적인 해결책의 토대가 될 수 있음을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그들로부터 그런 준비가 됐음을 볼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제안한 평화안이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쟁 1년을 맞아 중국 정부가 발표한 방안인데요. 주권 존중과 적대 행위 중단, 핵 사용 금지 등 12개 항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평화안은 또 휴전도 촉구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전쟁을 끝낼 구체적인 방법은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국은 이 방안을 거부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비난하는 것을 거부하고 휴전이 러시아군을 재정비하는 시간을 더 줄 것이라면서 이 방안을 일축한 바 있습니다. 한편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미국을 향해 국제사회의 전략적 안보를 훼손하는 것과 국제 미사일 방어 체제를 개발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러시아는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에서 우크라이나 문제 외에도 두 나라 간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강조했죠?

기자) 네.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 2월 두 정상이 발표한 “제한 없는”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려는 목적이 있는데요. 실제로 두 정상은 21일 전략적 협력에 관한 일련의 문서에 서명했습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이번 회담이 성공적이고 건설적이었다면서 이는 중국이 분명하게 러시아의 가장 중요한 경제적 협력국이 됐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러시아 방문에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회의적이고 우려 섞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0일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는 시진핑 주석이 푸틴 대통령에게 민간 시설 공습과 전범 행위 등을 즉각 중단하고 러시아군 철수를 촉구하길 기대하지만, 그럴 것 같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는 중국이 우크라이나 영토 안에 러시아군이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로 휴전을 촉구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또 러시아군 완전 철수를 다루지 않은 휴전은 러시아의 불법적인 점령을 승인하게 되며, 러시아가 그들에게 더욱 유리한 시기에 또다시 전쟁을 재개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는데요. 국제 사회가 경각심을 갖고 러시아와 중국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일본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들 가운데서는 가장 늦게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건데요. 시진핑 중국 주석의 러시아 방문에 맞춰 우크라이나를 사전 예고 없이 깜짝 방문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일본 외무성은 기시다 총리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 국민의 용기와 인내에 경의를 표하고 G7 올해 의장국으로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와 변함없는 연대를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0일 워싱턴 D.C. 시내 청사에서 '2022 국가별 연례 인권보고서' 공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0일 워싱턴 D.C. 시내 청사에서 '2022 국가별 연례 인권보고서' 공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국무부의 연례 인권보고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국무부가 20일 ‘2022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국무부는 지난 1997년부터 매년, 전 세계 198개 국가와 지역의 인권 상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해왔는데요. 이 보고서는 미국 정부가 외교와 경제, 인도주의적 지원 등의 정책을 수립할 때 근거 자료로 사용됩니다.

진행자) 국가별로 다루니까 양이 상당히 방대할 텐데요. 주요 국가 관련 내용을 살펴볼까요?

기자) 네. 먼저 러시아 부분을 살펴보면요. 보고서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즉결 처형, 고문, 강간, 무차별 공격을 가하고, 민간인 기반 시설을 공습하는 등의 행위는 모두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포함해 민간인이 러시아 지역으로 강제 이주된 사례들도 적시했는데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0일 보고서 공개 기자회견에서, 이와 관련해 시진핑 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신랄히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 발언 내용, 좀 더 자세히 들어보죠.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중국 정부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저지른 수많은 전쟁 범죄와 만행에 대해 러시아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비판하는 대신 러시아가 계속 그런 만행을 자행할 수 있도록 ‘외교적 은닉’을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보고서는 신장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에 대한 임의적 구금, 신체적 자유 박탈, 강제 불임, 강제 낙태, 강간, 종교와 신앙의 자유 탄압, 강제 노동, 표현과 이동의 자유 제한 등이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중국 정부가 신장 지역 내 일부 무슬림 복역자 또는 파룬궁 수련자들에게서 장기를 적출하고 있다고 일부 인권 단체와 운동가들이 주장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았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들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이란에 대해서는 지난해 9월 20대 여성 마흐사 아미니 씨 사망 이래 불거진 반정부 시위를 이란 정부가 광범위하게 탄압하고 있다는 점, 또 아프가니스탄은 탈레반 정권이 들어서면서 여성들에 대한 억압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 등이 지적됐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서는 정당한 사법 절차를 밟지 않고 진행되는 당국의 살해 행위와 표현의 자유 제약 등이 언급됐습니다.

진행자) 미얀마 관련 내용도 전해 주시죠.

기자) 네. 미얀마에서는 지난 2021년 2월 쿠데타로 군사 정권이 집권한 이래 2천900명 이상 사망하고 1만7천 명 이상 구금돼 있으며, 군사 정부가 통제권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인도에 대해서는 종교적 소수자에게 가해지는 폭력, 위협, 임의 체포, 수형 실태 등을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에 대해서는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기자) 네. 북한에서는 여전히 살인과 고문, 인신매매 등 인권유린 행위가 자행되고 있으며, 모든 수준에서 부패가 만연해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에는 효과적인 조사 체계가 없으며, 책임자 처벌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한국에 대해서는 정부가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명예훼손죄가 광범위하게 적용돼 표현의 자유가 침해될 수 있다는 점, 또 군대 내 동성애 처벌 문제 등을 지적했습니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이 지난 1월 타이베이 시내 총통부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자료사진)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이 지난 1월 타이베이 시내 총통부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이 미국을 방문한다는 공식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타이완 총통부는 차이 총통이 오는 3월 29일부터 4월 7일까지 중미에 있는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방문하며 중간에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 들른다고 21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를 방문하면서 미국을 경유하는 거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차이 총통은 먼저 과테말라와 벨리즈로 가기 전에 뉴욕에, 그리고 귀국길에 로스앤젤레스에 들릅니다. 차이 총통이 방문하는 벨리즈와 과테말라는 타이완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14개 나라 가운데 하나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타이완을 인정하는 나라가 곧 13개로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발표가 최근에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중미에 있는 나라 온두라스가 중국과 수교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그렇게 되면 온두라스는 타이완과 단교해야 합니다.

진행자) 차이 총통이 미국에 들르는 것이 처음이 아니죠?

기자) 네.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016년에 집권한 차이 총통의 이번 미국 방문이 7번째입니다. 타이완 총통들은 중남미나 카리브해, 그리고 태평양에 있는 수교국들을 방문할 때 보통 미국을 경유하는데요. 경유지에서 자주 미국 정치권 인사들을 만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이번 순방길에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을 만난다는 보도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타이완 외교부는 이런 일정이 있는지 확인해주지 않았습니다. 위다레이 타이완 외교부 상무차장(차관)은 일정이 모두 확정되면 나중에 자세한 미국 내 일정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은 이 문제를 잘 아는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차이 총통이 4월 5일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에 있는 레이건 도서관에서 매카시 의장을 만날 예정이라고 21일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매카시 의장이 타이완을 방문할 거라는 말도 나왔었죠?

기자) 네. 매카시 의장이 타이완 방문을 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이번 차이 총통 미국 방문이 대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차이 총통은 지난해 8월에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을 만났는데요. 그러자 중국군이 타이완 주변에서 대대적으로 무력시위를 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차이 총통 미국 방문에 대해서 중국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나요?

기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미국과 타이완 사이 어떤 접촉도 강하게 반대한다면서 차이 총통 미국 경유에 대해 워싱턴 측에 “엄중하게 항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타이완이 독립할 방법은 없으며, 독립과 도발을 추구하려고 외부 세력과 결탁하려는 시도에 대한 환상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다시 경고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반면에 미국 정부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네. 한 미국 정부 고위 관리는 20일 저녁 기자들에게 “우리들 관점으로는 새로운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모든 타이완 총통이 미국을 경유한 바 있었고, 차이 총통의 경우 가장 최근에는 2019년을 포함해 6번이나 그랬다는 겁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이 차이 총통 미국 방문을 그대로가 아닌 뭔가 특별한 것으로 변질시킬 이유가 없으며 이것을 타이완해협을 둘러싼 공세적 활동을 강화할 구실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전에도 그랬으니까 새삼스럽게 문제 삼지 말라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가 하면 이 관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빨리 대화하기를 바라고,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이 연기했던 중국 방문을 다시 추진하려고 한다면서 “우리는 중국이 이런 소통 경로를 계속 열어두기를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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