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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리 발사장 ‘부두 추정 시설’ 확충…‘미사일 운반로’ 여부 주목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인근 바다를 촬영한 22일 자 위성사진. 부두 추정 시설을 볼 수 있다. 사진=Planet Labs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인근 바다를 촬영한 22일 자 위성사진. 부두 추정 시설을 볼 수 있다. 사진=Planet Labs

북한이 동창리 서해발사장 인근에 짓고 있는 부두 추정 시설이 한 달 만에 눈에 띄게 확장됐습니다. 부두에서 발사장으로 향하는 산길에선 굴착 작업이 한창인데, 뱃길을 통한 미사일 반입 경로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립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인근 바다에 건립 중인 부두 추정 시설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포착됐습니다.

‘플래닛 랩스’가 21일 이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 약 한 달 전과 비교해 더 길어지고, 바다와 접하는 부위가 더 넓어진 부두 추정 시설이 찍혔습니다.

앞서 VOA는 북한이 작년 11월과 올해 1월 사이 서해위성발사장 중심부에서 동쪽으로 약 3km 떨어진 해안가 한 지점에 선박 접안시설을 만들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11월전까지만 해도 자연 상태였던 이 지점에 긴 모양의 구조물이 바다 쪽으로 계속 뻗어나가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특히 전체적인 외형이 선박 접안시설, 즉 부두와 유사해 추후 북한이 열차 대신 뱃길을 통해 로켓을 실어 나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추가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한 달 만에 시설의 외형과 규모가 확연히 달라진 사실이 확인된 것입니다.

부두가 들어선 지점의 변화. 왼쪽부터 작년 11월 23일, 12월 24일, 올해 1월 22일, 2월 22일. 사진=Planet Labs
부두가 들어선 지점의 변화. 왼쪽부터 작년 11월 23일, 12월 24일, 올해 1월 22일, 2월 22일. 사진=Planet Labs

실제로 지난 1월 22일 자 위성사진에 나타난 이 부두는 육지에서 바다와 접하는 부분까지의 거리가 약 70m였지만, 이달 21일 자 위성사진엔 30m가 늘어난 100m로 측정됐습니다.

또 1월까지만 해도 부두는 끝부분이 둥그스름한 형태였지만, 지금은 남서쪽 부위가 삼각형 모양으로 돌출되면서 이전보다 더 넓은 지대가 만들어졌습니다. 이는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부두 공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사실 또한 보여줍니다.

과거 북한은 미사일 동체와 각종 장비를 열차에 실어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으로 옮긴 뒤 이를 위성 발사장 내 조립시설에서 합체해 발사대에 세우곤 했습니다. 적재 용량에 한계가 있고 터널을 통과해야 하는 열차의 특성상 대형 로켓 등을 운송하는데 어려움이 따랐을 수 있습니다.

반면 선박은 이런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로켓 등의 운송 방식을 다각화하기 위해 이 지점에 부두를 건설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부두가 위성 발사장의 핵심 시설과 연결된다는 점은 그런 해석에 더욱 힘을 싣습니다.

현재 서해위성발사장 중심부에선 발사장 일대와 해안가 마을을 연결하는 대규모 터널 굴착작업이 진행 중인데, 이 터널의 마을 쪽 출입구에서 길을 따라 약 3.6km를 더 가면 바로 이 부두로 연결됩니다.

반대로 부두에서 터널로 향하는 도로는 중간에 두 갈래로 갈리는데, 터널 방향이 아닌 다른 길은 엔진 시험장까지 뻗어 있습니다.

북한이 뱃길을 통해 로켓 추진체와 관련 장비 등을 실어 나른 뒤 이 부두에서 곧바로 서해발사장 중심부는 물론 언덕 너머의 엔진 시험장까지 옮길 수 있는 새 ‘미사일 운반 경로’를 확보한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부두에서 발사장 혹은 엔진 시험장 방면으로 향하는 길목에선 또다른 굴착 작업이 포착돼 주목됩니다.

서해위성발사장 인근에서 확인된 굴착 작업. 사진=Maxar Technologies (via Google Earth)
서해위성발사장 인근에서 확인된 굴착 작업. 사진=Maxar Technologies (via Google Earth)

부두에서 북서쪽으로 약 1.7km 떨어진 이 지점에 자리한 동산 한쪽 면에 큰 구멍이 뚫리고 있는데, 터널 굴착 작업이라면 이후 부두와 서해위성발사장의 핵심 시설 간 이동은 훨씬 수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오르막길 대신 터널을 이용해 로켓을 이용하는 것이 더 안전하고, 편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아직까지 굴착 작업은 북쪽에서 남쪽 방향으로만 진행되고 있어 반대편, 즉 남쪽에서 북쪽 방향으로는 출입구가 뚫리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터널이 아닌 지하 시설의 출입구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위성사진 분석가인 데이비드 슈멀러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은 다소 신중한 해석을 내렸습니다.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2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작은 산비탈 쪽으로 들어가는 작업을 볼 수 있다”면서도 “아직 터널 굴착 작업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슈멀러 선임연구원] “There is work cutting into a small hillside, near the southern end of the complex. We're not quite certain if that's going to be of the tunnel yet, but I would probably say with more certainty that they're continuing to expand the road access to the construction of the port that they're building at the southern end of the complex.”

다만 “부두로 연결되는 도로를 확장하고 있다는 점은 더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다”며 산비탈 옆으로 길을 내는 과정에서 토사를 안쪽으로 밀어내는 과정으로 분석했습니다.

굴착 작업이 터널 공사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이 일대에 많은 도로가 새로 깔린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부두와 발사장, 엔진시험장, 해안가 마을 등을 연결하는 여러 개의 도로를 건설했습니다. 모두 폭 5~7m로 로켓을 실은 차량이 통행하기에 충분한 규모입니다.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발사장 인근의 기존 도로의 폭도 최대 7m”라며 “심지어 과거 북한은 (도로 대신) 폭 7m에 훨씬 못 미치는 선로를 이용해 로켓을 운반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새 도로를 이용해 로켓을 운반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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