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북한, 고체연료 엔진 시험한 듯...화염 분출 흔적 뚜렷


마군포 엔진시험장을 촬영한 30일 자 위성사진. 고체연료 엔진 시험 정황(원 안)이 확인된다. 자료=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 Planet Labs
마군포 엔진시험장을 촬영한 30일 자 위성사진. 고체연료 엔진 시험 정황(원 안)이 확인된다. 자료=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 Planet Labs

북한이 함경남도 마군포 엔진시험장에서 고체연료 엔진 시험을 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북한이 40여 일 만에 또 다른 고체연료 엔진을 시험하면서 고체연료용 발사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로켓 엔진 시험이 이뤄진 시점은 한반도 시각 30일 전후입니다.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가 30일 공개한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는 북한 함경남도 마군포 엔진시험장 내 시험대 바로 옆 들판이 검게 그을려 있습니다.

그을린 흔적은 엔진 시험대 끝부분에서 시작돼 기다란 나팔 모양으로 뻗어있으며, 그 길이만 120m에 이릅니다.

특히 눈 덮인 다른 지대와 달리 유독 이곳만 검게 그을렸고 흙바닥이 드러난 점으로 볼 때 현장에서 강력한 화염이 분출된 것으로 보입니다.

마군포 엔진시험장의 시험대는 수평 구조로 설치돼 화염이 아래쪽이 아니라 동쪽으로 뻗어나가게 돼 있습니다.

엔진 시험이 실시된 정확한 시간은 파악할 수 없습니다.

다만 29일 오전 10시 53분에 촬영된 위성사진에서 볼 수 없던 그을린 흔적이 30일 오전 9시 3분 촬영된 위성사진에 나타난 것으로 볼 때 29일 오전부터 30일 오전 사이 어느 시점 연소 시험이 실시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 마군포 엔진시험장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 28일(왼쪽 사각형 안)까지만 해도 아무런 흔적이 없지만 30일(오른쪽) 화염이 만들어낸 그을린 흔적을 볼 수 있다. 자료=Planet Labs
북한 마군포 엔진시험장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 28일(왼쪽 사각형 안)까지만 해도 아무런 흔적이 없지만 30일(오른쪽) 화염이 만들어낸 그을린 흔적을 볼 수 있다. 자료=Planet Labs

이번 시험 정황을 포착한 데이비드 슈멀러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은 3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지표면이 눈에 덮여 있어 운 좋게도 엔진 시험 정황을 포착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슈멀러 선임연구원] “We lucked out with the imagery in the weather, with the snow on the ground, because that was able to show us that the engine test, the motor test had happened… North Korea's primary solid fuel testing facility is in Magun-po, right next to Hungnam, the country's east coast. It's, you know, generally the center of the chemical industry in North Korea. It's also where they produce solid fuel for the rockets. So that's one of the reasons why they test there.”

슈멀러 연구원은 “북한 동해안 흥남 바로 옆 마군포에 북한의 주요 고체연료 시험장이 들어서 있다”며 “마군포는 북한 화학 공업의 중심지로 로켓용 고체연료도 생산하는 곳”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고체연료가 생산되는 마군포에서 엔진시험도 실시된 것이라는 진단입니다.

마군포 엔진시험장의 고체 엔진 시험대. 사진=Maxar Technologies (via Google Earth)
마군포 엔진시험장의 고체 엔진 시험대. 사진=Maxar Technologies (via Google Earth)

앞서 북한은 지난달 15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내 새 엔진 시험대에서 고체연료를 사용한 ‘고출력 로켓 엔진’ 시험을 실시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고체연료 엔진 시험으로는 이로부터 약 한 달 반 만에 추가 시험이 실시된 것입니다.

위성사진 분석가인 닉 한센 미 스탠포드대 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3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5년까지 고체연료 기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지시한 사실을 상기시켰습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Remember, Kim made a big statement about that. He wants a solid fuel rocket, missile, ICBM because it's a much much shorter time to get it up and fired.”

한센 연구원은 “김정은은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로켓과 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원한다”면서 “발사 준비 시간을 대폭 단축시킬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액체 연료와 달리 고체연료 엔진은 사전에 주입해둘 수 있어 신속 발사의 장점이 있고 이동식발사대에 탑재할 경우 은닉하기도 쉽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15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 지도 아래 국방과학원의 중요연구소가 서해위성발사장에서 140tf(톤포스) 추진력의 대출력 고체연료발동기의 첫 지상분출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15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 지도 아래 국방과학원의 중요연구소가 서해위성발사장에서 140tf(톤포스) 추진력의 대출력 고체연료발동기의 첫 지상분출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한센 연구원은 북한이 지난달 고체연료 엔진 시험에 성공한 데 주목하며 “북한의 고체연료 기술이 (당시 엔진 시험 이전과 비교해) 목표 달성에 한층 더 근접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습니다.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우주개발(위성) 발사 프로그램에 고체연료를 사용한 적은 없어 이번 시험을 미사일 프로그램용으로 본다”면서도 고체연료 기술은 두 프로그램 모두에서 활용 가능한 만큼 “위성발사용 로켓 추진체 개발이 목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