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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ICBM 발사 직후 순안공항 지표면 보수 흔적…지난해 발사 장소서 쏜 듯 


북한이 지난해 11월 18일과 이달 18일 ICBM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을 촬영한 위성사진. 지난해 11월 발사 직후 나타난 하얀색 지대(사각형 안)가 2월 16일 자 위성사진에선 보이지 않지만, 이달 20일엔 새로운 모양(원 안)으로 다시 나타난다. 사진=Planet Labs
북한이 지난해 11월 18일과 이달 18일 ICBM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을 촬영한 위성사진. 지난해 11월 발사 직후 나타난 하얀색 지대(사각형 안)가 2월 16일 자 위성사진에선 보이지 않지만, 이달 20일엔 새로운 모양(원 안)으로 다시 나타난다. 사진=Planet Labs

북한이 최근 미사일을 시험발사한 시점에 평양 순안공항에서 발사와 관련된 움직임으로 추정되는 변화가 나타나 주목됩니다. 지난해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던 바로 그 지점에서 거의 비슷한 형태의 도로 보수 흔적이 포착됐는데요. 이번에도 같은 곳에서 ICBM을 발사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과거 ICBM 시험 발사를 했던 곳에서 최근 급히 도로 보수 작업을 진행한 정황이 발견됐습니다.

평양 순안공항의 민간 활주로와 군용 활주로 중간 지점인데, ‘플래닛 랩스’의 20일 자 위성사진에는 이곳에 최근까지 없던 대형 하얀색 지대가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11월 18일 북한이 ICBM인 화성-17형을 시험발사를 진행한 바로 그 지점입니다.

당시 북한은 화염으로 검게 그을린 이 자리를 하얀색 물체로 뒤덮어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 하얀색 물체는 가로세로 약 30m, 즉 900㎡ 지대에 깔렸는데, ICBM 발사의 충격으로 패인 도로를 보수한 흔적으로 분석됐습니다.

이후 하얀색 흔적은 이 일대에 눈이 쌓이기 전인 12월 중순까지 포착됐지만, 눈이 치워진 1월 중순부턴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처음엔 뚜렷했던 하얀색이 점차 주변 지표면 색깔과 비슷해지면서 나타난 결과로 보입니다.

그런데 북한이 이번에 ICBM 화성-15형을 쏜 지 약 이틀 뒤인 20일, 지난해 발사 때와 동일한 지점에 또다시 하얀색 지대가 깔린 것입니다.

이 하얀색 지대의 모양은 지난해 11월 때와 다소 차이가 있지만 크기는 같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이번에도 이 지점에서 ICBM을 발사한 뒤 그을린 흔적을 지우거나 패인 도로를 메우기 위해 하얀색 물체를 덮은 것인지 주목됩니다.

물론 하얀색 지대가 나타난 사실 만으로 북한의 ICBM 발사 지점을 특정할 순 없지만, 과거 북한이 ICBM 발사 현장을 하얀색으로 덧칠해 온 전례로 볼 때 이번에도 그런 사후 처리 흔적이 포착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18일 발사 약 보름 전에도 이 지점에서 서쪽으로 약 500m 떨어진 곳에서 ICBM을 쐈는데, 이때도 현장에서 동일한 하얀색 물체가 위성 사진을 통해 식별됐습니다.

이번에 또다시 지난해 11월 발사 지점에서 발사가 이뤄진 정황은 북한 관영매체가 공개한 사진을 통해서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18일 ICBM 발사 장면(위)과 이달 18일 발사 모습(아래). 도로에 그려진 선의 모양이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난해 11월 18일 ICBM 발사 장면(위)과 이달 18일 발사 모습(아래). 도로에 그려진 선의 모양이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8일 화성-15형 발사 사진을 공개했는데, 이는 지난해 11월 18일 화성-17형 발사 장면과 매우 비슷합니다.

이동식발사차량(TEL)과 화성-17형, 화성-15형의 외형만 다를 뿐, 발사가 이뤄진 도로에 그려진 하얀색 선과 도로 바로 옆 풀밭의 모습이 정확히 일치합니다. 이번 발사 장면이 지난번 발사 때와 같은 지점에서 촬영되고, 발사 역시 3달 전과 같은 곳에서 이뤄진 사실을 시사합니다.

앞서 전문가들은 북한이 유독 공항 유도로를 ICBM 발사 장소로 택한 데 주목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11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ICBM을 실은 발사차량이 “매우 무거워 도로 표면을 훼손할 수 있다”며 “북한은 가용한 가장 단단한 지면에서 발사하기로 했고, 그곳이 바로 (순안공항) 유도로”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Apparently that thing is so heavy that it could damage the surface and so they've chosen to launch it from the hardest surfaces they have available, which are the taxiways…That said, what they're suggesting by what they're doing in Sunan is, this missile may not be all that mobile in terms of being able to launch it.”

특히 “순안에서 포착된 활동은 (북한의 ICBM) 미사일이 완벽한 ‘이동식’이 아닐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그만큼 발사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동식발사차량은 장소와 상관없이 활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북한으로선 가장 단단한 콘크리트 바닥이 깔린 순안공항 유도로나 활주로 외엔 별다른 대안이 없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북한은 작년 2월과 3월, 5월, 11월 그리고 올해 2월까지 여러 발의 ICBM을 쏘면서 계속 순안공항만을 발사 장소로 사용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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