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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톡] “한국 핵무장론, 미국 ‘확장억제 강화’ 동기 부여…한국, ‘타이완 위기’ 대비해야”


지난 2021년 미국 해군의 '존핀' 미사일 구축함이 타이완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지난 2021년 미국 해군의 '존핀' 미사일 구축함이 타이완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미국의 전직 관리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한국 자체 핵무장’ 발언이 워싱턴에서 무조건 배격당하지 않고 확장억제 강화 논의를 촉발한 데 주목했습니다. 전술핵 재배치나 한국 핵무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여전하지만, 미국의 한국 방어 우선순위와 긴급성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진단입니다. 백악관과 국무부에서 북 핵 대응 전략을 짰던 이들 관리는 또 중국의 타이완 침공은 전략상 북한의 남침과 동시에 전개될 수 있다며 한국은 일본의 개입 의지를 주목하고 동맹다운 지원 역할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0일 VOA ‘워싱턴 톡’ 프로그램에 출연한 앤서니 루지에로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북한담당 국장과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이미 핵무기 보유를 천명한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에 비핵국가로 남으라고 계속 압박할 수 있을까요? 한국인들은 핵균형을 원하는데요.

앤서니 루지에로 전 국장) 한국은 핵을 갖지 않겠다고 합의했습니다. 북한이 수년 전 위반하고 탈퇴한 핵확산금지조약 NPT에 한국은 남겠다고 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핵무기를 개발한 건 북한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한국을 위협하는 것은 북한입니다. 한국은 비핵국가이고 당분간은 그렇게 남아있으려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상황에선 한국의 핵보유 문제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진행자) 한국은 이미 결정을 내렸다고 하셨지만 결정은 바꿀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루지에로 전 국장) 물론 바꿀 수 있습니다. 핵국가인 러시아가 비핵국가인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데 미국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한국, 일본, 타이완, 중동 국가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핵 위협이 역학을 바꾸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이런 대화를 가속화해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비확산이 어떤 모양이 될 것인지 논의하게 될 것입니다.

진행자)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질 경우 한국이 미국 전술핵을 배치하든지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주일 뒤 윤 대통령은 NPT 체제를 존중하는 게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것이며, 미국의 확장 억제를 상당히 신뢰한다고 밝혔는데요. 미국과 한국 사이에 틈새가 벌어졌다고 보십니까?

리스 전 실장) 우선 이것이 새로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합시다. 과거에도 한국은 주기적으로 핵무기 획득 가능성을 제기해왔습니다. 1970년대에는 조금 더 나아가서 핵무기를 실제로 생산하려 했고요. 이후 북한이 도발하거나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때마다 수시로 핵무장론이 거론됐습니다. 지금도 같은 상황입니다. 부분적으론 루지에로 국장이 언급한 국제 정세도 영향을 미치고요. 우크라이나 상황과 함께 중국의 핵무기 확대도 큰 관심사입니다. 따라서 이런 논의는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공개적이 아니라 비공개로 논의됐으면 훨씬 좋았을 겁니다. 나는 미국이 더 강력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안보 공약이 신뢰할 만하고 일관된다는 걸 한국 대통령과 국민에 공개적·비공개적으로 보증하는 것이죠.

진행자) 윤 대통령이 일주일 만에 발언을 누그러뜨리긴 했지만 핵무장을 공개적으로 언급해 어떤 면에선 미국을 압박한 측면은 없나요?

리스 전 실장)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증강에 한국 대통령과 국민이 느끼는 불안감의 표시라는 점에서 압박이라고 할 만하죠. 미국이 한국과 소통하고 핵 억제력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을 더 잘해야 합니다. 다양한 방법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한국과 미국이 오래 전에 맺은 합의라는 걸 기억합시다. 이건 효과가 있었습니다. 1950년 남침했던 북한의 재침략을 막았으니까요. 확신을 주는 올바른 조치를 취한다면 앞으로도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진행자) 윤 대통령이 미국을 압박할 의도였다면 성공했네요.

리스 전 실장) 미국 관리들의 잇따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백악관과 국무부의 관심을 끌었다고 확신합니다. 그런 점에서 효과가 있었다고 볼 수 있죠. 그러나 다른 의미에선 동맹 간 간극을 강조한 측면도 있습니다. 이런 대화는 사적으로 하는 게 좋고, 우방과 동맹이 충분히 다룰 수 있는 내용입니다. 공개적 언급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봅니다.

진행자) 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해 ‘UAE의 적은 이란이고 한국의 적은 북한’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이란 정부가 주이란 한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하면서 최근 윤 대통령의 핵무장 발언은 NPT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란이 할 수 있는 말일까요?

루지에로 전 국장) NPT를 위반하고 있는 이란이 NPT 준수 여부를 거론하는 건 좀 우습네요. 국제원자력기구는 이란의 미신고 핵활동 관련 조사를 촉구하는 규탄 결의안을 두 건 통과시켰습니다. 이란은 다른 국가들이 NPT를 준수하는지 평가하기 전에 스스로 먼저 규범을 지켜야 한다고 봅니다. 윤 대통령이 사적으로 하는 발언을 공개 석상에서 매우 진실되게 얘기한 두 번째 사례인 것 같습니다. 윤 대통령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란이 한국의 적이라고 말했어야 합니다. 이란은 북한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있고, 지금은 아닐지라도 앞으로 핵 협력도 할 것이며 이것은 한국을 위협합니다. 한국은 이란이 위협을 제기한다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진행자) 북한은 지난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여덟 번이나 발사했습니다. 미국이 확장억제 공약 이행을 요청받을 경우 당국자들은 북한이 점점 더 많은 미국 도시에 보복을 가할 수 있다는 데 제약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미국을 속박할까요?

루지에로 전 국장) 아마도 그런 이유로 윤석열 대통령이 핵무장과 독자적인 핵 프로그램을 언급한 뒤 발언을 누그러뜨렸겠죠. 미국과 한국이 일본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과 솔직히 대화하고 있길 바랍니다. 미국이 걱정해야 하는 것은 북한 핵 프로그램만이 아니니까요. 우리는 겪어 보지 못한 새로운 시대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동등한 두 경쟁국에 대해 억지력을 가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지금까지는 러시아만 억제했죠. 이제는 러시아와 중국뿐 아니라 북한도 핵 프로그램을 갖고 있고 이란도 추진 중입니다. 한국 대통령은 간단한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러시아와 맺은 신전략무기감축협정의 제한을 받고, 미국의 핵전력 배치가 제한됐으며, 예산이 배정되지 않아 미사일 방어가 제한된 상황에서 억지력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묻는 것입니다. 미국의 핵태세검토보고서, 국방전략서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새로운 역학이 어떻게 반영됐는지 분명히 나타나 있지 않습니다.

진행자) 한국인들이 타당한 질문을 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렇다면 미국은 어떻게 답해야 할까요? 전술핵무기를 한국에 재배치하거나 한국이 자체 핵무기를 갖게 해야 하나요?

루지에로 전 국장) 전술핵 한국 재배치나 한국 자체 핵무장을 허용할 시점은 아직 아니라고 봅니다. 한국은 핵무장하지 않겠다고 조약에 서명했습니다. 북한과 달리 한국은 약속을 잘 지킵니다. 미한 양국이 솔직히 대화해야 합니다. 우리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집중하느라 한국과 그런 대화를 하는지 모르겠네요. 우크라이나에 집중하는 건 이해할 만하지만요. 하지만 어느 시점엔 미국 핵무기와 미사일 방어의 적절한 규모, 이 모든 문제의 동시 해법에 대해 전략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냉전시대엔 다룰 필요가 없었던 부분입니다. 물론 신냉전이 시작됐는지에 대해 얘기하고 싶은 사람도 많지만요. 특히 핵문제와 관련해서는 냉전 때와 다릅니다. 과거 연구 대상도 아니었던 부분들이 이제는 부각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핵 위협이 증대되면 핵무기 없는 한국을 보호하는 미국의 책임과 비용도 상응해서 높아지지 않을까요?

리스 전 실장) 그렇습니다. 루지에로 국장이 잘 설명했죠. 냉전 시대에도 비슷한 선례가 있습니다. 소련은 미국보다 핵무기가 더 많았고, 소련이 유럽을 공격할 경우 미국을 인질로 삼을 것인가라는 질문이 제기됐습니다. 미국이 과연 베를린을 위해서 보스턴을 포기할 것이냐는 거죠. 이제는 미국이 서울을 위해서 샌프란시스코를 포기할 것인지 묻고 있습니다. 같은 맥락입니다. 미국은 말로만 안심시킬 게 아니라 냉전 때처럼 한국과 군사·정보 협력을 강화하고 무기를 제공해야 합니다. 미국의 핵우산이 여전히 한국 위에 펼쳐져 있다는 신뢰를 주기 위해서입니다.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과 중국의 핵무력 확대라는 새로운 현실에 대응하기 위해서도요

진행자) 루지에로 전 국장님, 덧붙일 말씀 있나요?

루지에로 전 국장) 우리는 억지의 방향성에 대해 더 폭넓은 대화를 해야 합니다. 지난 40년간 우리는 미국과 러시아의 핵 프로그램, 그리고 더 작은 규모의 중국 핵 프로그램의 틀에 스스로를 가뒀죠. 리스 대사의 언급처럼 서울을 위해 샌프란시스코를 포기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대응 방식에 중국이 어떻게 반응할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유럽 안보에 대한 러시아의 위협을 논의할 당시에는 없던 요소가 추가된 거죠. 지금부터 이런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확장억제의 지속성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한때 주한미군 철수가 고려됐던 것처럼 미국에 과거와 다른 성격의 정부가 들어서면 확장억제를 철회할 수도 있다는 우려죠.

리스 전 실장) 그런 우려는 늘 있었습니다. 유럽 국가들도 같은 걱정을 하죠. 전임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를 고려하면 근거 없는 걱정이 아닙니다. 하지만 미국 우선주의는 초당적 입장의 대다수 사람이 믿는 미국의 세계 속 역할이 아닙니다. 특히 한국과 미국에 수십 년간 이바지한 미한 동맹을 유지해왔다는 걸 반영하지 않고 있죠. 이 문제는 다시 한국과 다른 동맹국들이 어떻게 미국을 신뢰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로 돌아갑니다. 그것은 발언과 실제 방위태세를 통해 입증되죠. 루지에로 국장 말처럼 새 변수가 생긴 현실도 고려해야 하고요.

진행자) 스티브 샤봇 하원의원은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한국, 일본의 자체 핵무장에 대해 두 나라와 적어도 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방안이 중국을 효과적으로 압박할 수 있을까요?

루지에로 전 국장) 가장 간단한 대답은 ‘노’입니다. NPT를 위반하고 미국 법도 위반할 수 있는 그런 대화를 한국, 일본과 하자는 제안에 좀 놀랐습니다. 우리가 실제로 할 수 있는 것은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돕는 중국의 은행, 개인, 기업을 겨냥하는 것입니다. 그게 가장 간단한 방법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6년 ‘전략적 인내’ 정책이 완전한 실패라는 걸 깨달았을 때 그렇게 했죠. 트럼프 대통령도 2017년과 2018년 초에 중국을 압박했고요. 이 방법이 통한다는 걸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중국은 미국 금융체계에 접근하지 못할까 봐 보복하지 못한다는 것을요. 이게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입니다.

진행자)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과민반응을 보면 중국이 한국의 무력 강화에 긴장하는 게 분명한데요.

루지에로 전 국장) 그렇죠. 하지만 중국의 ‘사드 압박’은 한국에 대한 협박은 통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입니다. 미국이 중국 은행을 하나씩 건드리기 시작했을 때는 중국이 보복하지 못했죠. 미국 금융체계에 중국 대형은행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미국이 위협해도 보복하지 못했고요. 미국이 중국 은행을 겨냥하기 시작했을 때 중국은 이를 알아차리고 실제로 북한과의 무역을 줄였습니다. 북한과의 거래를 뜯어보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겁니다. 이란과 러시아에 지키라고 촉구하는 국제 조약이나 미국법까지 우리가 어기면서 그런 길을 가진 말아야죠. 대신 제재 분야를 공략해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곧 서울을 방문합니다. 미한 간 협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핵무장 발언이 어떻게 다뤄질까요? 미국이 한국에 제기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안보 현안은 뭐라고 보십니까?

리스 전 실장) 윤석열 대통령의 핵무장 발언은 미 행정부 전체의 관심을 끌었듯이 오스틴 장관의 관심도 확실히 끌었습니다. 따라서 미국의 방위공약을 현재와 미래에 더욱 보장할 방안을 한국과 논의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더 많은 군대 배치와 훈련 계획, 여러 무기 체계의 조합, 한반도 전개와 복귀 훈련 등 여러 방안이 예상됩니다. 국방장관 방한 시 이 모든 게 논의될 것입니다.

진행자) 중국은 타이완에 대해 더욱 공세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타이완 비상사태 가능성을 주시하는 미국으로선 동맹인 한국·일본이 유사시 적극적으로 나서길 원하지 않을까요?

루지에로 전 국장) 물론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겁니다. 미 국방장관이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다면 더 놀랍죠. 북한을 다시 언급하고 싶은데요. 우리는 중국의 타이완 침공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자주 비교합니다. 나는 북한이 타이완 침공을 악용하는 상황을 우려합니다. 한국이나 일본도 미국과 같은 대화를 하고 있을 겁니다. 두 나라 모두 자국군이나 미군이 타이완 작전구역에 투입되는 걸 원하지 않으니까요. 타이완 유사시 김정은 혹은 누가 정권을 잡고 있든 남쪽으로 내려와 핵무기와 미사일로 한국, 일본에 강압적 행동을 할 수 있다고 두 나라는 우려할 수 있습니다. 이런 대화가 포함돼야 합니다. 단지 중국과 타이완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아시아에서 더 큰 전쟁이 동시에 발발하는 걸 막는 문제입니다.

진행자) 한국 일각에선 타이완 해협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한국이 개입을 자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습니다. 한국에서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 게 미한 동맹을 훼손시키진 않을까요?

리스 전 실장) 약화시키지 않길 바랍니다. 흥미로운 점은 일본은 중국의 타이완 침공 시 개입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한국은 그 부분을 주목해야 합니다. 한국이 후방 지원, 정보 지원을 하겠다는 건 결국 전쟁에 개입한다는 뜻이고 그게 현실이 될 것입니다. 동맹이란 그런 것입니다. 동맹 상대가 지원을 필요로 할 때 지원해 주는 것입니다. 한국 대중이 떠맡고자 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도록 미국이 충분히 배려하기 바랍니다. 동시에 한국 지도자들은 타이완 유사시에 대비해 한국 국민을 미리 준비시켜야 합니다. 중국이 올해 타이완을 침공할 것으로 보진 않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타이완 압박을 위해 취할 수 있는 여러 조치가 있고 모두 폭로돼야 합니다. 그래야만 국민들이 현안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타이완에 그치는 게 아니라 역내 안보와 민주주의가 걸려 있습니다. 타이완 사태는 한국의 미래를 미리 가늠해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진행자) 한국의 소극적 태도가 어떤 면에선 미일 동맹을 더 굳건하게 만드는 것 아닐까요? 미국과 일본은 벌써 중국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 등 구체적인 타이완 비상계획까지 협의 중이라고 하는데요.

리스 전 실장) 그런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가 이뤄지는지에 대해선 언급하고 싶지 않습니다. 미일 간에 그러한 모든 비상사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을 겁니다. 당연한 일이죠. 한국도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할지, 국민을 어느 선까지 이끌 수 있을지 분명히 생각해 봐야 할 겁니다. 하지만 분명히 합시다. 중국이 타이완을 공격하면 동북아시아와 한국의 안보, 북한과의 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입니다.

진행자) 한국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적극 참여하는 것과 중국의 보복이 두려워 모호한 입장을 취하는 것 중 무엇이 더 한국에 유리할까요?

루지에로 전 국장) 한국이 중국의 타이완 침공에 대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더욱 통합되는 것입니다. 사드 사태를 언급했는데요. 한국이 미국의 전략에 깊게 관여하지 않은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전략에 관여하는 것이 침략 가능성과 미래의 어려운 선택을 피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한국은 더 중립적이 되려고 노력해왔지만 솔직히 별로 효과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역내에는 이 문제와 관련해 미국 쪽으로 기운 나라들이 있습니다. 한국도 그렇게 하는 게 앞으로의 어려운 결정을 피할 방법이라고 봅니다.

진행자) 한국은 오랫동안 중국에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았고 쿼드 가입국도 아닌데요. 앞으로 한국이 미국 주도의 동맹 네트워크에서 소외될 수도 있다고 보시나요?

리스 전 실장) 다른 측면을 보고 싶은데요. 한국이 쿼드 관련 대화에서 더 큰 역할을 맡는 것이 미국의 동맹이자 세계적 경제 강국으로서 위치에 부합할 것입니다. 또 한국이 미래에 진정 맡아야 할 역할은 억지력 강화이고요. 타이완에서든 한반도에서든 누구도 역내에서 충돌이 일어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그리고 루지에로 국장 말처럼 한국이 더 전향적으로 미국의 국방 계획에 더 통합될수록 한국은 강해지고 억지력은 강화돼 역내 평화와 안정이 유지될 것입니다.

진행자) 윤석열 정부는 최근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전임 정부의 전략적 모호성과 비교할 때 윤 정부는 전략적 명료성을 추구하고 이행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루지에로 전 국장) 윤 대통령 스스로 그렇게 밝혔습니다. 리스 대사 말처럼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하면서 한국이 세계적 경제력에 걸맞은 역할을 맡겠다고 밝혔습니다. 쿼드 같은 경우 그냥 회원 가입서를 내고 들어갈 수 있는 조직이 아닙니다. 쿼드 회원국들은 가입 희망국으로부터 중국이나 반도체 문제 등에 대한 더 많은 행동을 보길 원할 겁니다. 중국의 타이완 협박과 관련해선 한국이 국방 분야에서 대비할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더 큰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결국 한국이 쿼드나 확장된 쿼드에 가입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이 맡아야 할 역할이 있기 때문이죠. 정책 전환을 시작한 다른 국가들과 달리 한국은 불행하게도 일관된 중국 정책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앤서니 루지에로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북한담당 국장과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의 대담을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워싱턴 톡] 워싱턴 압박하는 ‘한국 핵무장론’...타이완 유사시 한국 참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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