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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개월 넘게 대북 정제유 공급량 미신고...올해 4분기 ‘공란’


중국 북동부 지린의 정유시설. (자료사진)
중국 북동부 지린의 정유시설. (자료사진)

중국이 두 달 넘게 북한에 공급한 정제유 양을 유엔 안보리에 보고하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 유류 제품이 아닌 윤활유 등 비연료 제품의 단순 합산치를 제출해 온 중국이지만 아직까지 그마저도 신고하지 않으면서 제대로 된 집계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중국이 마지막으로 대북 정제유 공급량을 유엔에 보고한 건 지난달입니다.

당시 중국은 올해 7월과 8월 북한에 공급한 정제유 양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전달했고, 위원회는 이 수치를 자체 홈페이지에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중국이 9월과 10월 공급량을 추가로 보고하지 않으면서 아직까지 대북제재위원회 홈페이지는 한 달 넘게 같은 내용이 게시돼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의 정제유 수입 한도를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북한에 정제유를 공급한 나라들에 매월 30일까지 전달의 대북 공급량을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12월 29일 현재 중국이 9월과 10월 공급량에 대한 보고를 이미 마쳐야 했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대북제재위원회 홈페이지는 올해 북한에 공급된 정제유가 6만6천99배럴로, 유엔의 연간 허용치 50만 배럴의 약 13.22%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올해 8월까지의 보고분을 근거로 한 것인 만큼 아직까지 제대로 된 계산 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북한에 유류를 공급해 온 러시아가 대북제재위원회에 대북 유류 반입량을 계속 ‘0’으로 보고하면서 현재 중국은 북한의 유일한 유류 공급 국가로 남아있습니다.

중국이 보고한 정제유 공급량에는 휘발유와 경유, 등유 등 일반적인 연료용 유류 제품이 포함되지 않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습니다.

대신 중국은 석유역청과 윤활유, 윤활유용 기유 등 비연료 유류 제품의 합산치를 톤(t) 단위로 제출하고, 대북제재위원회가 이를 ‘배럴’로 환산해 공개해 왔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이 같은 비연료 유류 제품의 합산치마저도 제공하지 않으면서 안보리의 대북 정제유 보고 체계는 작동을 멈춘 상황입니다.

VOA는 유엔 주재 중국대표부 측에 관련 내용을 문의한 상태로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물론 유엔에 보고되는 유류 공급분은 공식 경로를 거친 것으로 밀수 등 불법적인 방식의 대북 유류 반입량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지난 10월 공개한 중간보고서에서 올해1월부터 4월 사이 북한 유조선 16척이 27차례에 걸쳐 약 45만8천898배럴에 해당하는 정제유를 남포 시설로 반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연간 허용치의 약 90%에 해당하는 수치로, 이후에도 같은 방식의 유류 반입이 이뤄졌다면 그 양은 허용치 50만 배럴을 크게 상회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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