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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2분기 대북 정제유 공급량 '0'...북한 내 유류 출처 의문


북한 남포 유류 항구를 촬영한 지난달 25일 자 위성사진. 유조선 추정 선박(왼쪽 원 안)이 유류 부두에 접안한 가운데 또다른 유조선(오른쪽 원 안)이 해상 유류하역시설이 위치한 지점에 머물고 있다. (자료=Planet Labs)
북한 남포 유류 항구를 촬영한 지난달 25일 자 위성사진. 유조선 추정 선박(왼쪽 원 안)이 유류 부두에 접안한 가운데 또다른 유조선(오른쪽 원 안)이 해상 유류하역시설이 위치한 지점에 머물고 있다. (자료=Planet Labs)

러시아가 지난 2분기에도 북한에 공급한 정제유가 없다고 유엔에 보고했습니다. 20개월 연속 북한에 정제유를 반입하지 않았다는 주장인데, 앞서 중국도 연료용 유류 제품을 사실상 공급하지 않았다고 밝혀 북한에 유입되는 유류의 출처에 의문이 제기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최근 러시아의 4~6월 대북 정제유 공급량이 ‘0’ 이라고 공개했습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 기간 북한에 정제유를 전혀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는 2020년 9월 대북 정제유 공급량 32t, 즉 255배럴에 대한 보고를 끝으로 21개월 연속 매월 공급량을 ‘0’으로 기재해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출하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의 정제유 수입 한도를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북한에 정제유를 공급한 나라들에 매월 대북 공급량을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러시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초기까지만 해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정제유를 북한에 공급했지만 2020년 5월부터 양을 급격히 줄였고 같은 해 10월부턴 공급을 완전히 끊었습니다.

북한에 정제유를 공급하지 않는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북한 내 국경봉쇄가 한층 강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됩니다.

러시아와 함께 북한에 유류를 공급해 온 중국도 일반적인 연료로 볼 수 있는 휘발유와 경유, 등유 등에 대한 대북 수출을 사실상 하지 않고 있어 북한의 유류수급 상황에 대한 의문이 제기됩니다.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 등 어떤 나라로부터도 정제유를 공급받지 않고 있다고 하기에는 현실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앞서 VOA는 중국이 대북 유류 공급량으로 보고한 수치와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비교해 실제 중국이 북한에 공급한 유류가 윤활유와 윤활유용 기유, 아스팔트 재료인 석유역청에 국한될 뿐 일반적인 연료용 제품은 아니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북한이 공식 통계상으로 외부의 유류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건 현재 북한에 유입되는 유류 제품이 모두 밀수 등 불법적인 경로를 거친다는 것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공식 반입이 확인된 연료용 유류가 거의 없는 상황이지만 북한 유류 항구에는 크고 작은 유조선들의 입출항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일일 단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5일 사이 북한 남포의 유류 부두에는 최소 4척의 유조선이 드나든 사실이 확인됩니다.

북한이 공해상에서 다른 나라 선박과 맞대는 이른바 ‘선박간 환적’ 방식으로 유류를 밀수입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에 발견된 유조선도 공해상에서 얻은 유류를 북한에 하역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제재를 감시하는 전문가패널은 올해 3월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지난해 북한에 비공식적으로 반입되거나 반입 대기 중인 정제유가 52만 5천 967배럴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는 북한에 허가된 연간 반입량 50만 배럴을 조금 넘기는 수준이지만, 지난해 중국과 러시아가 공식으로 보고한 정제유 반입량 9만 1천 900배럴을 크게 상회해 대북제재 위반 논란이 일었습니다.

전문가패널은 북한 유류 항구에 입항한 유조선의 크기와 접안 횟수 등을 조사한 유엔 회원국들의 자료를 토대로 이 같은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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