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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연료용 유류 수출' 기록...과거 유류 수출 기록 삭제 의문


중국 저장성 저우산 시 원유하역장에 유조선이 정박해 있다. (자료사진)
중국 저장성 저우산 시 원유하역장에 유조선이 정박해 있다. (자료사진)

한동안 북한에 아스팔트 등 비연료용 유류만을 수출해온 중국이 지난달 연료용 유류에 대한 수출 기록을 남겼습니다. 다만 지난해까지 확인됐던 유류 수출 내역이 중국 해관총서 자료에서 삭제돼 배경이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해관총서의 지난달 북중 무역자료를 통해 중국의 대북 유류 수출 내역이 확인됐습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6월 북한에 ‘5~7번 연료유’로 분류된 유류 제품 26만 4천 408리터, 약 29만 6천 달러 어치를 수출했습니다.

‘5~7번 연료유’는 중간 점도의 잔류로 만들어진 연료용 유류입니다.

앞서 VOA는 중국 해관총서 자료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출된 중국의 대북 유류 공급량을 비교, 확인해 중국이 아스팔트의 재료인 석유역청과 윤활유 등 비연료용 유류만을 북한에 수출한 사실을 확인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특히 중국 정부는 비연료용 유류 공급분을 톤(t) 단위로 합산해 유엔에 넘기면서 이를 ‘정제유’ 공급 총량으로 보고했고, 유엔은 이를 ‘배럴’로 환산해 공개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연료용 유류가 중국에서 북한으로 수출된 기록이 지난달 중국 세관자료를 통해 공식 확인된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달 중국 세관자료에는 북한에서 수요가 많은 3대 유류제품, 즉 휘발유와 등유, 경유가 포함되지 않아 북한이 어디에서 이들 제품을 확보하는지 여전히 의문입니다.

중국과 함께 북한에 유류를 공급하는 나라로 알려진 러시아는 대북 유류 제공량을 매월 ‘0’으로 보고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가 과거 대북 유류 수출 기록 일부를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VOA가 지난해 확보한 2021년 6월과 10월 중국 해관총서의 북중 무역자료에는 중국이 ‘5~7번 연료유’를 북한에 수출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지만, 올해 다시 확인한 해당 자료에는 이 내역이 빠져 있습니다.

또 현재 확인할 수 있는 2018년과 2019년, 2020년 자료에서도 ‘5~7번 연료유’ 항목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에 따라 가장 최근 이뤄진 ‘5~7번 연료유’ 대북 수출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결과적으로 해당 내역이 존재했던 시점을 기준으로 할 경우 중국의 지난달 ‘5~7번 연료유’의 대북 수출은 약 8개월 만에 재개된 것이지만, 해당 수치가 삭제된 현재 기록에만 의존하면 해당 유류의 수출은 약 5년 만에 이뤄졌다는 전혀 다른 결론으로 이어집니다.

아울러 지난해 9월 자료에 기록돼 있던 ‘기타 경유’의 대북 수출 명세도 현재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확보 가능한 과거 자료가 많지 않아 중국이 얼마나 많은 자료에 손을 댔는지 알 순 없지만, VOA가 입수한 자료를 통해 ‘5~7번 연료유’와 ‘기타 경유’ 수출 내역 일부가 삭제된 정황이 새롭게 확인된 것입니다.

VOA는 어떤 경위에서 ‘5~7번 연료유’를 비롯한 일부 대북 수출 내역이 삭제됐는지 중국 정부에 문의한 상태로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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