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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올해 첫 대북 유류 공급량 ‘0’ 보고…북한 유류 공급처 의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자료사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자료사진)

러시아가 유엔에 올해 첫 대북 정제유 공급량을 ‘0’으로 보고했습니다. 16개월 연속 북한에 정제유를 반입하지 않았다는 주장인데, 앞서 중국도 연료용 유류 제품을 일절 공급하지 않았다고 밝혀 북한에 유입되는 유류의 출처에 의문이 제기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최근 러시아의 1월 대북 정제유 공급량을 공개했습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12월에 이어 1월에도 정제유를 전혀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는 2020년 9월 대북 정제유 공급량 32t 즉 255배럴에 대한 보고를 끝으로 16개월 연속 매월 공급량을 ‘0’으로 기재해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출하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의 정제유 수입 한도를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북한에 정제유를 공급한 나라들에 매월 대북 공급량을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러시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초기까지만 해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정제유를 북한에 공급했지만 2020년 5월부터 양을 급격히 줄였고 같은 해 10월부턴 공급을 완전히 끊었습니다.

북한에 정제유를 공급하지 않는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북한 내 국경봉쇄가 한층 강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러시아와 함께 북한에 유류를 공급해 온 중국도 일반적인 연료로 볼 수 있는 휘발유와 경유, 등유 등에 대한 대북 수출을 1년 넘게 하지 않고 있어 북한의 원유수급 상황에 대한 의문이 제기됩니다.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 등 어떤 나라로부터도 정제유를 공급받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현실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앞서 VOA는 중국이 대북 유류 공급량으로 보고한 수치와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비교해 실제 중국이 북한에 공급한 유류가 윤활유와 윤활유용 기유, 아스팔트 재료인 석유역청에 국한될 뿐 일반적인 연료용 제품은 아니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는 중국이 구체적인 내역을 모두 누락시킨 유류 공급 총량만을 대북제재위원회에 보고하면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대북제재위원회는 중국이 톤(t)으로 보고한 ‘비 연료’ 유류 제품 총량을 배럴로 환산하면서 ‘연료’용 제품에 적용돼야 할 환산율을 잘못 적용하기까지 했습니다.

또 아스팔트와 같은 고체 형태 제품이 액체에 적용되는 ‘배럴’로 환산된 점도 쉽게 납득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북한이 공식 통계상으로 외부의 유류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건, 현재 북한에 유입되는 유류 제품이 모두 밀수 등 불법적인 경로를 거친다는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습니다.

이번 러시아의 1월 정제유 공급량 보고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가 보고 시한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사실 또한 거듭 확인됐습니다.

안보리는 각국이 매월 대북 정제유 공급량을 다음 달 30일까지 보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1월 정제유 공급량을 이미 2월 말 혹은 3월 초까지는 제출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중국도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6개월 치 대북 정제유 공급량을 지난달 중순 한꺼번에 제출해 올해 2월 공급량만 제때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중국은 해당 정제유 제품을 북한으로 운송하는 수단에 대한 내용도 계속 생략하면서 보고 규정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앞서 유엔 관계자는 VOA에 “대북제재위원회는 결의안에 명시된 것처럼 합법적인 (유류) 운송에 관여한 회사나 선박 등 구체적인 기관에 대한 세부 사항을 (중국으로부터) 통보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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