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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북 정제유 공급량 보고 규정 미준수”…대북제재위원회, 잘못된 수치 기록


중국 랴오닝성 다롄의 정유시설. (자료사진)

중국 정부가 유엔에 대북 정제유 공급량을 보고하면서 정해진 규정과 절차를 지키지 않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실제와 다른 수치가 배럴 단위로 지속해서 기록돼 온 것으로 나타났는데 안보리 대북 유류 보고 체계에 허점을 보여준다는 지적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정부가 구체적인 내역을 모두 누락시킨 대북 정제유 공급량을 유엔 안보리에 보고해 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유엔 관계자는 28일 중국의 정제유 보고 방식에 의문을 제기한 VOA의 최근 보도와 관련한 질의에 “(중국이 대북 정제유 공급량을) 대북제재위원회에 보고할 때 이 수치는 각기 다른 정제유 제품으로 구분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단순히 톤(t) 단위로 된 ‘비 연료’ 정제유 대북 수출품을 월별 대북 정제유 총량으로 보고했다는 의미입니다.

앞서 VOA는 중국 정부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보고한 월별 정제유 양과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서로 비교, 확인해 중국 정부의 보고분에 윤활유와 아스팔트인 석유역청 등이 있을 뿐 일반적인 연료용 유류 제품은 전혀 없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대북제재위원회가 어떻게 중국이 공급한 정제유 종류를 구분해 왔으며, 또 각 유류 제품에 맞는 환산율을 적용해 이를 ‘배럴’로 계산했는지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특히 중국 정제유 공급량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고체 형태의 석유역청이 배럴 단위로 환산된 것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 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유엔 관계자를 통해 중국 정부가 실제로 각 정제유 제품의 구체적인 내역을 명시하지 않은 채 단순히 t으로 된 총량만을 전달했고 대북제재위원회는 이를 배럴 수치로 환산해 왔다는 사실이 확인된 겁니다.

이에 따라 현재 대북제재위원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중국의 정제유 공급량 중 ‘배럴’로 표기된 부분이 잘못된 환산율로 계산된 사실도 새롭게 확인됐습니다.

대북제재위원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올해 1~2월 정제유 공급량을 2천54.81t으로 보고했으며 이 수치는 대북제재위원회에 의해 1만7천116.568 배럴로 환산돼 공개됐습니다.

이를 통해 1~2월 중국의 공급량은 1t당 8.3의 환산율이 적용된 사실을 알 수 있지만, 실제론 대북제재위원회가 석유역청 등 잔존유에 적용하는 환산율 1t당 6.35가 적용됐어야 맞는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만약 정확한 환산율로 계산됐다면 중국의 1~2월 정제유 공급량은 1만7천116.568 배럴이 아닌 1만3천48.04 배럴이 돼야 합니다.

이처럼 잘못된 환산율이 적용된 건 중국 정부가 처음부터 각 유류 제품을 구분해 보고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유엔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이 관계자는 중국의 총량 보고가 “아마도 대북제재위원회 사무국이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다른 환산율을 적용하는 이유일 것”이라며 “정확히 어떤 제품이 북한에 수출됐는지 알아야만 제대로 된 환산율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중국의) 보고는 해당 제품을 북한으로 운송하는 수단에 대한 내용도 계속 생략하고 있다”면서 “대북제재위원회는 결의안에 구체적으로 명시된 것처럼 합법적인 (유류) 운송에 관여한 구체적인 회사나 선박 등 구체적인 기관에 대한 세부 사항을 통보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채택한 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의 정제유 수입 한도를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북한에 정제유를 공급한 나라들에 매월 대북 공급량을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과 러시아는 정기적으로 북한에 공급한 월별 정제유 양을 안보리에 제출해 왔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즉 6개월 치 대북 정제유 공급량을 이달 중순 한꺼번에 제출해, 전달의 공급량을 다음 달 30일까지 보고하도록 한 규정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았습니다.

중국 정부의 정제유 공급분에 실제 유류 제품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된 점도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공식 무역자료와 안보리에 제출한 보고 내용만 놓고 본다면 중국은 북한에 휘발유와 경유, 등유 등 일반적인 정제유 제품을 일절 공급하지 않는 나라로 분류되기 때문입니다.

또 최근까지 러시아가 대북 유류 제공량을 매월 ‘0’으로 보고한 만큼 현재 북한은 어떤 나라로부터도 유류를 수입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인데, 이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아울러 이런 상황에서 북한에 유입되는 유류 제품은 모두 밀수 등 불법적인 경로를 거친다는 의미로밖에 해석되지 않습니다.

앞서 윌리엄 브라운 미국 메릴랜드대 교수는 북한이 많이 소비하고 필요로 하는 3대 유류 제품인 등유와 경유, 휘발유가 중국을 통해 유입되지 않고 있다는 중국 해관총서 자료의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했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어떤 이유에서 유엔에 의해 허용된 양마저도 공식적으로 수출하지 않는지, 또 이를 자체 무역자료에 기재하지 않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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