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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난해 정제유 9만 2천 배럴 대북 반입 보고…전문가들 “실제 반입량 휠씬 많을 것”


중국 북동부 지린의 정유시설. (자료사진)

중국이 지난해 북한에 공식 공급한 정제유는 약 9만 2천 배럴로, 유엔 안보리가 허용한 연간 상한선 50만 배럴의 18%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선박 간 불법 환적 등을 통한 실질적인 대북 반입량은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앞으로 북한의 정제유 반입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이 지난해 북한에 약 9만 1천 900배럴의 정제유를 공급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1718위원회(대북제재위원회)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대북 정제유 반입량을 공개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채택한 대북 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이 수입할 수 있는 정제유 양을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각 나라들이 매월 대북 정제유 공급량을 대북제재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대북제재위원회는 매월 중국과 러시아 등 북한에 유류를 공급한 나라들로부터 해당 수치를 전달받아 이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9월부터 중국 공급분이 빈칸으로 남아 있다가 최근 올해 2월까지의 보고 내용이 뒤늦게 추가됐습니다.

또 다른 대북 정제유 공급처인 러시아가 지난해 줄곧 ‘0’이라고 보고한 만큼 중국이 보고한 9만 1천 900배럴은 2021년 공식 보고된 대북 정제유 총 반입량입니다.

이는 유엔 안보리가 허용한 연간 상한선 50만 배럴의 18% 수준입니다.

앞서 전년도인 2020년 유엔에 보고된 대북 정제유 반입량은 14만 8천 배럴이었습니다. 당시 중국이 보고한 양은 4만 2천 배럴, 러시아 보고량은 10만 6천 배럴입니다.

2020년 러시아의 대북 정제유 반입량은 중국의 2배를 넘어섰지만, 러시아는 2020년 10월부터 ‘0’으로 보고하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 관련 국경봉쇄 이전인 2019년 유엔에 보고된 대북 정제유 반입량은 46만 배럴로 상한선에 거의 근접했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관련 국경봉쇄로 북한의 대외 무역이 급격히 감소했던 것처럼 정제유 반입양도 최근 2년간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에 보고한 정제유가 실제 북한으로 반입된 유류의 총량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공해상에서 불법 선박간 환적이나 국경지역 밀수를 통해 확보하는 유류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국 정부 당국자들도 이 같은 점을 지속적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의 스콧 베리어 국장은 지난 17일 하원 군사위원회 정보·특수작전소위원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북한이 극단적인 국경통제에도 불구하고 대북제재를 계속 위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석탄과 군수용품 등 금지된 물품을 수출하고 정제유 등을 불법 수입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존 아퀼리노 인도태평양사령관도 지난 9일 하원 군사위가 개최한 청문회에 참석해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며 불법 선박 간 환적과 해외 선박에 의한 보고되지 않은 직접 운송을 통해 정제유를 수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에서 오랫동안 북한 경제를 연구해온 윌리엄 브라운 미 메릴랜드대 교수는 22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지속되는 국경과 항구 봉쇄와 북한의 자금 부족 등으로 인해 지난해 반입된 정제유가 상한선에 훨씬 못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중국 당국이 “고의로, 혹은 알지 못해서” 보고하지 않는 비공식 유입량이 항상 존재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The only two reasons I can think of one would be the border closure and the port closures. And secondly, the North Koreans don't have any money to buy the product...the UN panel of experts thinks that there's a lot more tanker shipments that are unreported…”

브라운 교수는 지난해 반입된 9만 2천 배럴 정도는 보통 유조선 5~10척 분량이라고 추산하며, 실질적으로 북한항을 드나든 유조선은 그보다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들은 보고되지 않은 더 많은 유조선 수송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VOA가 북한의 불법 유류 획득 정황을 일부 유추해 볼 수 있는 북한 남포항을 살펴본 결과 지난해 하반기를 중심으로 북한에는 유류 반입으로 추정되는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관측됐습니다.

일일 단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자료에 따르면 북한 남포의 해상 유류 하역시설에는 지난 하반기 동안 최소 유조선14척이 드나들었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전 세계가 코로나 국면에서 경제 회복 국면으로 전환을 모색하는 가운데 북한도 무역과 경제 활동 재개를 시도하면서 유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면서, 다만 유류 구입 대금을 지불할 자금이 충분한지는 불확실하다고 전망했습니다.

북한 엘리트 출신으로 중국 등에서 석탄무역업에 종사했던 이현승 원코리아네트워크 워싱턴 지국장은 중국 당국이 실제 수출한 양보다 훨씬 적게 보고했을 것이라며, 불법 환적 거래량 등을 포함하면 50만 배럴 수준에 근접할 수 있다고 추산했습니다.

[녹취: 이현승 지국장] “현재 국경이 아무리 봉쇄됐다고 해도 국경에서 밀수로 진행되는 연유 수입이 있고요. 그리고 북한 선박들이 위치 추적 장치를 끄고 운항을 해서 중국에 항구에 입항을 해서 연유를 가져가는 사례도 많습니다. 그리고 해상에서 진행된 불법 환적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수치들을 다 사실 합치게 되면 UN이 지정한 50만 배럴 가까이 되지 않겠나 생각을 합니다.”

이 지국장은 앞으로 불법 환적 증가는 물론 중국 당국의 묵인 하에 북한 선박이 중국 항구에 직접 입항해 정제유를 운반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북한 지도부 자금력도 각종 제재 위반을 통해 여유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이현승 지국장] “실례로 말씀드리면 아직까지 중국의 최소 5만 명 이상의 근로자들이 북한 정권을 위해서 일하면서 자본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고, 또 북한에서 나온 IT 인력들이 수천 명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또 해킹을 통해서 돈을 벌기 때문에 그 자본들이 최소 2-3억 달러의 자본이 되기 때문에…”

한편 중국은 북한에 올해 1월 정제유 1만 800배럴을, 2월에는 6천200여 배럴을 공급했다고 유엔에 보고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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