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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대형 유조선 입출항 지속…이달 들어 남포항서 3척 확인


7일 북한 남포의 유류 하역 부두에 약 85m 길이의 유조선 추정 선박(원 안)이 포착됐다. 자료=Planet Labs

중국과 러시아가 연료로 사용되는 유류 제품을 공식적으론 북한에 전혀 공급하지 않고 있지만, 북한 항구엔 대형 유조선이 여전히 드나들고 있습니다. 남포항에선 이달에만 최소 3척의 유조선이 포착됐는데, 정제유 최대 10만 배럴이 북한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7일 북한 남포의 유류 하역 부두에 약 85m 길이의 유조선 추정 선박이 등장했습니다.

일일 단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Planet Labs)’에 포착된 이 선박은 같은 장소를 촬영한 3~5일 자 위성사진에서 발견되지 않는 점으로 볼 때 6일 혹은 7일 중 이곳에 정박한 것으로 보입니다.

선박 위치는 바다 쪽으로 약 300m 길이로 뻗은 부두의 끝부분으로, 반대편 육지 쪽에는 수십 개의 유류 탱크가 밀집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유류를 취급하는 부두는 화재 위험 때문에 이처럼 육지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에 조성되는데, 휘발유나 등유, 경유 등을 싣고 온 유조선이 이 부두에 정박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10일까지 같은 곳에 머물던 이 유조선은 15일 자 위성사진에선 보이지 않습니다. 11일과 13일 사이 이 일대에 짙게 낀 구름 때문에 위성사진 판독이 불가능한 점을 감안할 때 11일에서 15일 사이 해당 지점을 떠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약 이틀 뒤인 17일엔 이 지점에서 동쪽으로 약 600m 떨어진 해상 유류 하역시설에 새로운 유조선 추정 선박이 등장했습니다.

해상 유류 하역시설은 바다 한 가운데에 만들어진 파이프를 통해 유류를 육지로 옮길 수 있는 곳입니다.

17일 북한 해상유류 하역시설에 70m 길이의 유조선(원 안)이 정박해 있다. 자료=Planet Labs
17일 북한 해상유류 하역시설에 70m 길이의 유조선(원 안)이 정박해 있다. 자료=Planet Labs

이날 발견된 유조선은 약 70m로 이달 27일까지 머무는 모습이 확인됐지만 이후 현장을 떠난 듯 31일 자 위성사진에선 위치가 파악되지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육지와 연결된 유류 하역 부두에는 앞서 발견된 85m 유조선과 모양과 크기가 동일한 선박이 24일 다시 등장해 31일 현재 같은 자리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로써 북한 남포의 유류 항구에 지난 한 달 동안 최소 3척의 유조선이 입출항한 사실이 확인된 겁니다.

앞서 미국을 비롯한 50개 유엔 회원국은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북한 유류 관련 문건에서 남포 등에 입항하는 유조선 1척당 선적할 수 있는 유류량(90% 기준)을 최소 7천에서 최대 3만 3천 배럴로 계산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3척에 이 기준을 적용한다면 5월 한 달간 북한에 반입된 유류가 최소 2만 1천에서 최대 9만 9천 배럴에 이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유엔 안보리가 북한에 매년 허용하고 있는 정유 반입량 50만 배럴의 약 4~20%에 해당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반입된 정제유의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점입니다.

앞서 VOA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출된 중국의 대북 정제유 공급량과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비교해 중국이 지난 수개월 동안 북한에 제공한 정제유가 휘발유와 경유, 등유 등 실질적인 연료가 아닌 윤활유와 아스팔트 등이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러시아도 2020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매월 대북 정제유 공급량을 0으로 보고하면서 1년 넘게 북한에 유류 공급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북한은 공식적으론 중러 두 나라 어디에서도 연료를 수입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지만, 유조선의 지속적인 입출항 모습을 볼 때 현실성이 떨어지는 보고입니다.

따라서 현재로선 북한은 유류 수입을 밀수 방식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최근 북한 서해에선 선박끼리 맞대는 ‘선박 간 환적’ 의심 행위가 자주 포착되고 있으며, 과거 타이완 인근 해상 등에서도 같은 문제가 지속해서 불거졌습니다.

안보리는 지난 2017년 북한이 공해상에서 제재 품목을 거래한다는 각국의 지적이 잇따르자 같은 해 9월 채택한 결의 2375호에서 이 문제를 처음으로 언급하고, 북한이나 북한을 대리하는 선박이 공해상 환적을 통해 어떤 물품도 건네받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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