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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북한 ICBM규탄 ‘안보리 의장성명’ 추진에 “한반도 긴장완화에 도움 안 돼”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자료사진)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자료사진)

미국이 북한의 지난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규탄하는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의장성명 내용이 일방적이어서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입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에 대한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 추진과 관련해 "비생산적”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습니다.

유엔 주재 러시아대표부는 23일 '미국이 추진하는 북한 ICBM 규탄 안보리 의장성명에 찬성할 것이냐'는 VOA의 서면 질의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유엔 주재 러시아대표부] "The Council’s reaction on the developments on the Korean Peninsula should be conducive to easing the tension in the region. We don’t believe that such a PRST, the content of which is not balanced, could be useful. We should support the political and diplomatic actions towards resolving the current difficulties and not to blame only one side in the situation of the recurrent military drills of the US, RoK and Japan which are considered as a real military threat. It’s counterproductive."

러시아대표부는 "한반도 정세에 대한 안보리의 대응은 역내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돼야 한다"며, 그러나 "내용이 균형적이지 않은 의장성명은 도움이 될 수 없다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정치 외교적 행동을 지지해야 하며, 실질적인 군사적 위협으로 여겨지는 미한일 군사연습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만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엔 주재 중국대표부 측은 '미국이 현재 추진 중인 북한 ICBM 관련 의장성명에 찬성하느냐'는 VOA의 문의에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국 외교부의 공식 입장 외에 추가할 것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대변인 논평 등을 통해 북한의 거듭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한반도 정세에 관해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는 분명하다고 중국 측은 생각한다"며 "각측이 각자의 우려를 균형있게 해결하는 데 힘쓰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을 계속 쉼 없이 추동하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지난달 18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규탄하는 의장성명 채택을 추진하는 가운데 현재 안보리 이사국들은 미국이 작성한 초안을 회람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초안에는 지난달 18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규탄한다"는 문구와 함께 북한에 "핵실험과 추가 탄도미사일 발사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함께 "모든 관련 당사국들에게 의미 있는 대화 재개를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는 표현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 대변인은 21일 "우리는 안보리 이사국과 역내 동맹들과 함께 추진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VOA에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1년간 우리는 안보리에서 북한과 관련해 6건의 조치를 제안했지만 6건 모두 동일한 2개의 이사국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이 북한의 ICBM 발사에 대해 대북 결의가 아닌 의장성명 채택을 추진하는 것은 거부권을 가진 중국과 러시아가 추가 대북 제재에 대해 계속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3월 미국은 북한의 ICBM 발사에 대해 추가 제재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고 초안을 작성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5월 실시된 표결에서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이후 중국은 강제력이 없는 의장성명으로 대응 수위를 낮출 것을 제안했습니다.

의장성명은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행사 없이 전체 이사국 중 과반이 찬성해야 채택될 수 있습니다. 다만 안보리 결의와는 달리 법적인 구속력은 없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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