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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미국∙프랑스∙터키 정상 연쇄 통화...페루 신임 대통령 조기 총선 시사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자료사진)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 전황이 다시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 프랑스, 터키 대통령과 연쇄 통화하고 사태를 논의했습니다. 페루 신임 대통령이 시위대의 요구를 받아들여 조기 선거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1988년 270명의 사망자를 낸 팬암 항공기 폭파 사건의 용의자가 체포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주요국 정상들과 연쇄 통화를 했군요?

기자) 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잇달아 통화했습니다. 그간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들 지도자와 각각 대화한 적은 많지만, 이렇게 하루에 연쇄 통화한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진행자) 그럼 먼저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부터 들어볼까요?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11일) 밤 대국민 화상 연설에서 미국이 제공하고 있는 전례 없는 원조에 바이든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우크라이나 국민을 지키기 위한 효과적인 대공방어시스템에 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백악관은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경제, 인도적 지원을 계속 제공하고, 러시아의 전쟁 범죄와 잔학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고 러시아의 침략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미국의 다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의 방공 능력 강화를 우선시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백악관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미국 정치권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조건적 지원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 의석을 얻으면서 차기 연방 하원의장으로 유력시되고 있는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대표를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지원은 하되, ‘백지 수표’식의 지원은 안 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날(11일)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정부의 흔들림 없는 지원 방침을 또다시 확인했습니다.

기자) 옐런 재무장관이 구체적으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들어보죠.

기자) 네. 옐런 장관은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언제까지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는데요. 이에 대해 “필요할 때까지”라고 답했습니다. 옐런 장관은 그러면서 전쟁을 종식하는 것이 곧 세계 경제를 위해 미국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통화 내용도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에 앞서, 마크롱 대통령과 약 1시간 동안 통화했는데요. 국방, 에너지, 경제, 외교에 관해 매우 의미 있는 대화를 했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밝혔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안보를 보장해야 종전 협상이 진행될 수 있다는 요지의 발언을 해 우크라이나의 강한 반발을 산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터키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매우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터키는 개전 초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몇 차례 평화 협상을 중재해왔습니다. 또한 현재 유엔과 함께 우크라이나 항구를 통한 곡물 수출이 재개되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여기에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깊은 관계기도 한데요. 터키 대통령실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대화 후 푸틴 대통령과 통화했으며, 조속한 분쟁 종식을 촉구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전쟁이 지금 열 달째 계속되고 있는데 종전 기미는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평화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10개 항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즉, 러시아군의 즉각 철수, 포로 석방, 우크라이나 영토의 완전성 회복, 유엔 헌장 이행 등인데요. 하지만 러시아는 일단, 지난 9월 합병을 선언한 우크라이나 4개 지역부터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두 나라 모두 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말은 하지만,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도, 전쟁이 끝날 조짐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지금 전황은 더 격해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군이 12일에도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지역에 미사일, 드론, 박격포 등을 총동원해 대대적인 공격을 가했다고 우크라이나 총참모부가 밝혔습니다. 이 공격으로 주요 에너지 기간시설이 파손돼 수많은 사람이 영하의 추위 속에 전기 없이 지내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전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군이 지금 며칠째 계속 대규모 공격을 가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주말 특히 남부 오데사 일대에 이란제 자폭 드론을 이용한 공습을 재개해 현지 전력 시설 2곳을 공격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대 주민 약 150만 명에 대해 전기 공급이 끊겼는데요. 지역 당국은 전기를 복구하는 데 향후 2~3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편 앞서 오데사항도 정전으로 가동이 멈추면서 물류 운송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는데요. 12일 항구 운영은 재개됐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군의 반격도 거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주말 이틀간 도네츠크, 루한시크, 자포리자 등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과 크름반도에서 광범위한 포격과 폭발이 있었는데요.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군이 10일 자포리자주 멜리토폴시에 미사일 4발을 발사해 민간인 2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 당국은 또 이날 오전 도네츠크시도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을 받아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가 하면 우크라이나의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시크 주지사는 우크라이나군이 10일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인 ‘와그너그룹’ 본부가 있는 호텔을 공격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는데요. 러시아는 이에 대해서는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페루 수도 리마에서 11일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촉구하는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페루 수도 리마에서 11일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촉구하는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남미 페루로 가봅니다. 페루 정국이 지금 상당히 혼란스럽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페루 전역에서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의 탄핵 반대와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디나 볼루아르테 신임 대통령이 12일, 시위대의 요구를 받아들여 조기 총선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진행자)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왜 탄핵된 거죠?

기자) 측근의 부패 등 도덕적 무능력 등이 이유가 됐습니다. 페루 의회는 지난 7일 카스티요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01표, 반대 6표, 기권 10표, 압도적으로 통과시켰는데요.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페루의 기득권층 세력을 중심으로 한 의회와의 갈등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카스티요 전 대통령이 집권한 게 2년이 채 안 됐죠?

기자) 맞습니다.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교사 출신으로, 반기득권층을 기치로 삼고 지난해 7월 취임했는데요. 하지만 출범 초부터 국정 운영이 순탄치 않았습니다. 페루 검찰은 카스티요 전 대통령 측근들에 대한 부패 수사를 진행하고, 여소야대 의회는 이미 두 차례나 대통령 탄핵을 시도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카스티요 전 대통령이 지난 7일,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전격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같은 날, 의회가 탄핵안을 처리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페루 의회는 이날(7일) 오후 긴급 소집해 대통령 탄핵안을 표결에 부쳐 가결했고요. 같은 날, 페루 대법원은 카스티요 전 대통령의 ‘내란음모’ 혐의에 대한 수사를 위해 7일부터 13일까지 사전 구속 기간을 설정했습니다.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의회 탄핵 직후 대통령 궁에서 체포됐는데요. 변호인을 통해 멕시코에 공식 망명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그럼 새 대통령은 어떻게 선출된 겁니까?

기자) 페루 헌법에 따라 디나 볼루아르테 부통령이 같은 날(7일) 오후 대통령직을 승계했습니다. 페루 역사상 처음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 건데요.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국민이 단결하는 정부를 만들기 위해 정치적 휴전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임기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페루는 5년 단임제입니다. 이에 따라 당초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전임 카스티요 대통령의 잔여 임기인 약 3년 6개월 집권할 예정이었는데요. 하지만 페루 국민의 거센 반발에 밀려 결국 조기 총선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10일과 11일 이틀간 페루 수도 리마 등지에서는 수백 명의 시위대가 카스티요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며 가두행진을 벌였는데요. 시위가 격화하면서 최소한 2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볼루아르테 대통령이 조기 총선 일정도 제시했습니까?

기자) 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12일 대국민 연설에서 앞으로 며칠 안에 총선을 2024년 4월로 앞당기는 내용의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사회적 분열과 갈등을 해소하고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조처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현 의회가 조기 총선을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한동안 페루 정국은 혼란 양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1988년 12월 영국 구조요원들이 팬암 103 여객기 잔해에서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자료사진)
1988년 12월 영국 구조요원들이 팬암 103 여객기 잔해에서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들어보겠습니다. 미국 팬암 항공기 폭파 사건에 연루된 용의자가 체포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34년 전, 270명의 사망자를 낸 ‘팬암 103편 항공기 폭파 사건’ 용의자 1명의 신병을 확보하고 구금 중이라고 미국 관리들이 11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팬암 항공기 폭파 사건, 어떤 사건이었는지 먼저 전해 주시죠.

기자) 네. 1988년 12월 21일, 승객과 승무원 259명을 태우고 영국 런던에서 출발해 미국 뉴욕으로 향하던 팬암 103 여객기가 이륙한 지 38분 만에 스코틀랜드 로커비 마을 상공에서 갑자기 폭발했습니다. 기체는 산산조각이 났고, 미국인 190명 포함,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는데요. 당시 비행기 잔해가 땅에 떨어지면서 지상에 있던 사람 11명까지, 총 270명이 사망한 초대형 사건입니다. 아직까지 영국 영토에서 발생한 가장 치명적인 사건으로 남아 있는데요. 로커비 상공에서 벌어져 ‘로커비 사건’이라고도 합니다.

진행자) 사건 배후는 밝혀졌습니까?

기자) 네. 1991년, 미국과 영국 정보 당국은 약 3년의 공조 수사 끝에 당시 무아마르 가다피 리비아 정권의 지시를 받은 리비아 정보요원들이 일으킨 테러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압델바세트 알메그라히 씨와 알아민 할리파 피마 씨 등 2명의 리비아 정보요원을 기소했습니다.

진행자) 리비아 정부는 해당 사건에 대해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가다피 정권은 관련 의혹을 계속 부인하면서 이들의 신병 인도를 요구하는 미국과 영국의 요구를 묵살했습니다. 하지만 유엔의 제재와 오랜 협상 끝에 결국 1999년 이들의 신병을 인도했고요. 이들은 네덜란드에서 스코틀랜드 법에 따라 재판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판결은 어떻게 났습니까?

기자) 피마 씨는 무혐의로 풀려났고, 알메그라히 씨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는데요. 하지만 스코틀랜드 당국은 후에 알메그라히 씨가 전립선암을 앓고 있다는 이유로 석방했습니다. 이 같은 조처는 미국 정부와 유가족들의 거센 반발을 샀는데요. 알메그라히 씨는 2012년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에 체포된 사람은 제3의 인물인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부 아글리아 모하마드 마수드 케이르 알마리미’라는 이름의 인물인데요. 줄여서 ‘마수드’로 불리고 있습니다. 마수드 씨는 튀니지 태생으로, 리비아 국적을 가지고 있는데요. 미국 공영방송 PBS는 지난 2015년 3부작 다큐멘터리 ‘프론트라인(Frontline)’에서 마스드 씨를 주요 역할을 한 인물로 지목했습니다.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20년 당시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마수드 씨를 새로운 용의자로 기소했습니다.

진행자) 마수드 씨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알려졌습니까?

기자) 네. 미국 법무부 발표에 따르면 폭탄 제조 전문가인 마수드 씨는 사건 당시 몰타로 가서 폭탄이 들어있는 여행 가방을 알메그라히 씨와 피마 씨에게 전달했습니다. 이들은 마수드 씨에게 여객기가 다음 날 공중에서 터지도록 폭발 시간을 설정할 것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용의자가 사건 발생 34년 만에 체포된 건데요. 체포 과정은 알려졌습니까?

기자) 마수드 씨가 어떻게 체포됐는지, 또 미국 정부가 마수드 씨의 신병을 어떻게 확보했는지 등 자세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미국 사법부는 지난 2020년 마수드 씨가 다른 범죄 혐의로 리비아의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요. 리비아 정부와 어떻게 송환 협상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 마수드 씨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미국 법무부는 마수드 씨가 미국 법정에서 재판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미국 정부 관리들은 마수드 씨가 워싱턴에서 처음 법정에 출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스코틀랜드도 관련 입장을 내놨습니까?

기자) 네. 스코틀랜드 검찰은 11일 성명을 내고, 마수드 씨가 미국 당국에 의해 구금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면서 스코틀랜드 검찰과 경찰은 알메그라히 씨와 함께 행동한 사람들을 정의의 심판대에 세우겠다는 단 하나 목표를 위해 영국, 미국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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