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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강도 코로나 방역 정책 대폭 완화...젤렌스키, 국군의 날 맞아 동부 최전선 방문


중국 정부의 새 방역 지침이 나오기 하루 전인 6일, 베이징 시민들이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있다.
중국 정부의 새 방역 지침이 나오기 하루 전인 6일, 베이징 시민들이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달 대규모 시위에 이어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정책 완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중국 국무원은 코로나 감염자 자가 격리 허용 등 10개 항의 방역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국군의 날을 맞아 동부 도네츠크 최전방 지역을 방문하고 장병들을 격려했습니다. 독일에서 정부를 전복하려는 음모를 꾸민 혐의로 극우파 조직원 25명이 체포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중국 정부가 새로운 코로나 방역 정책을 내놨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국무원이 7일, 10가지 항목의 새 방역 지침을 공개했습니다. 지난달 말 수도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등 주요 도시 곳곳에서, 3년째 계속된 중국의 초강력 코로나 방역 정책, 이른바 ‘제로 코로나(Zero-Covid)' 정책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지 약 열흘 만입니다.

진행자) 10개 항의 주요 내용 살펴볼까요?

기자) 네. 우선 유전자증폭(PCR) 검사 부분이 파격적으로 완화됐습니다. 그동안 중국은 상점이나 극장 등 공공시설을 출입할 때, 또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의무적으로 PCR 음성 결과를 제시해야 했는데요. 하지만 앞으로는 어린이집이나 노인 요양시설, 학교 등 취약한 지역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 이를 요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또 지금까지 감염자가 발생한 지역 또는 의심 지역은 매일 또는 2~3일에 한 번꼴로 전 주민을 대상으로 코로나 검사를 해왔는데요. 앞으로는 검사 범위를 더 좁히고 빈도도 줄이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봉쇄 정책도 완화했습니까?

기자) 네. 그동안 중국은 감염 또는 의심 지역은 전체 행정구역이나 전체 아파트 단지, 심지어 이웃 동네까지 적용해 봉쇄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앞으로는 봉쇄 규모를 개별 아파트 층과 건물로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고위험 지역으로 지정된 뒤, 5일 연속 신규 감염자가 나오지 않으면 바로 해제하라는 방침을 내놨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논란이 된 것 가운데 하나가 감염자들을 격리 시설에 보내는 것이었는데요. 이에 대한 방침도 바뀌었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확진자에게는 자가 격리를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밀접 접촉자도 5일간 자가 격리가 가능하고요. 자가 격리 6일과 7일째 PCR 검사를 해서 음성이 나오면 해제됩니다.

진행자) 자가 격리 허용은 시위대의 주요 요구 사항 가운데 하나였죠?

기자) 맞습니다. 이제까지는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 컨테이너로 만들어진 임시 병동에 입소했는데요. 열악하고 비위생적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일부 시민은 코로나에 걸리는 것보다 임시 병동에 가는 게 더 무섭다고 항의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제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지한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중국 국무원은 이날 성명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 폐지나 최근의 시위, 시위를 촉발한 신장 화재 사건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중국의 방역 지침은 지난 2019년 말 중국에서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후 내놓은 방역 지침 가운데 가장 느슨한 것으로서, 사실상 ‘위드 코로나(With Covid)’로의 전환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신장 화재, 어떤 사건이었는지 잠깐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지난달 24일, 중국 북서부 신장 우루무치에 있는 한 고층 아파트에서 불이 나 10명이 숨지고 9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화재 당시 소방관들이 현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 중국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했습니다. 아울러, 당국의 봉쇄로 주민들이 신속히 대피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이 쏟아졌는데요. 이곳에서 시작된 항의 시위는 상하이, 베이징으로 급속히 확산해 주말에는 주요 도시 곳곳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진행자) 중국에서는 이런 시위가 벌어지는 건 매우 드문 일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건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3년째 계속된 고강도 방역에 지친 중국인들의 분노가 폭발했다는 분석인데요. 시위에 동참한 대학교도 50여 개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초 중국 네티즌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집회 시간과 장소를 공유하는 등 시위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도시 곳곳에 공안과 순찰차를 배치하고 삼엄한 경계에 나서면서 더 이상 큰 규모의 시위는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중국 당국이 관련 소식이나 정보도 차단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시위 초반, 관련 뉴스를 일절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중국 당국은 중국 네티즌들이 중국 인터넷에 올리는 영상이나 사진도 속속 삭제했습니다. 중국에서는 트위터나 텔레그램 등 외국 소셜미디어 사용이 불법인데요. 하지만 중국 네티즌들은 가상사설망, VPN을 통해 우회 접속하는 방식으로 현장 소식을 실시간 공유했습니다. 이에 중국 공안은 거리나 지하철 등에서 시민들의 휴대전화를 검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에서는 최근 계속 코로나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지난 며칠간 계속 하루 감염자가 4만 명 대였는데요. 7일에는 약 2만5천 명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중국의 코로나 확진자들은 대부분 증상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현재 중국에서는 노인층의 백신 접종률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중국 정부는 지난주, 제로 코로나 정책을 끝내기 위한 조건의 일환으로 70대와 80대 수백만 명의 접종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6일 도네츠크 슬로비안스크 부대를 방문해 우크라이나 병사와 사진 촬영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6일 도네츠크 슬로비안스크 부대를 방문해 우크라이나 병사와 사진 촬영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관련 소식 보겠습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또 최전방을 찾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6일 동부 도네츠크 최전방 지역을 방문했습니다. 6일은 우크라이나 국군의 날인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군의 날을 맞아 도네츠크주 슬로뱐스크에 있는 우크라이나 군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위로하고 격려했습니다.

진행자) 슬로뱐스크는 어떤 곳입니까?

기자) 슬로뱐스크는 도네츠크 친러 분리독립 세력에게 한때 점령됐다 우크라이나군이 다시 탈환한 지역인데요. 현재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은 슬로뱐스크에서 약 40km 떨어진 바흐무트를 놓고 몇 개월째 격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들어볼까요?

기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슬로비얀스크 현지에서 우크라이나 전 장병에게 보내는 영상 메시지를 보냈는데요. 우크라이나군은 영토 방어와 점령지 탈환이라는 힘들고 복잡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모든 사람이 여러분의 힘과 능력을 보고 있다”고 격려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병사들의 부모에게 감사를 전하면서 “그들은 진정한 영웅들을 길러냈다”고 치하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선을 찾은 게 얼마 만이죠?

기자) 지난달 남부 요충지 헤르손 탈환 방문 후 20여 일 만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의 중요한 국면이 있을 때마다 핵심 전선을 찾으며 격려 방문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이번 방문은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름대교 복구 현장을 방문한 이튿날 이뤄져 눈길을 끕니다.

진행자) 크름대교는 ‘푸틴 대통령의 자존심이다” 이렇게 여겨지기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름반도를 강제 병합한 후, 러시아와 크름반도를 직접 잇는 ‘크름대교’를 건설했습니다. 흑해와 아조우해 사이, 케르치 해협을 가로지르는 길이 19km의 이 대교는 푸틴 대통령의 자랑이었는데요. 하지만 우크라이나인들에게는 불법 점령의 상징물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얼마 전 크름대교에서 의문의 폭발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0월 8일 새벽, 일반 차량용 다리를 달리던 화물트럭이 갑자기 폭발했는데요. 이 불길이 위쪽 철도용 다리로 옮겨붙으면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태도를 취해왔습니다. 이 폭발로 일부 구간이 파괴되면서 러시아군은 보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진행자) 복구 작업은 어느 정도까지 진행됐습니까?

기자) 이날 현장 관리자는 푸틴 대통령에게 복구 작업에 속도를 내, 당초 이달 20일 예정된 일부 구간 운행이 재개됐다고 밝혔는데요. 러시아는 내년 7월, 완전 복구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벤츠 승용차를 직접 몰고 크름대교 복구 상황을 점검했고요. 크름반도와 본토를 잇는 육로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지금 러시아는 연일 우크라이나가 자국의 군사 시설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5일과 6일 이틀 동안, 자국 본토 랴잔 댜길레보 군사 기지와 사라토프 엥겔스 공군기지, 그리고 우크라이나와의 국경 지역인 쿠르스크 비행장이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랴잔과 사라토프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수백km 떨어져 있어,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타격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공격에 대해서도 직접 확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관련 입장을 내놨습니까?

기자) 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6일, 호주 외무장관과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도록 장려하지도, 지원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또 러시아 영토에서 드론 공격 사건이 벌어진 것은 알지만, 그 이상의 정보는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독일에서 정부 전복 음모 혐의로 극우파 조직원 25명이 체포된 뒤 독일 칼스루에에서 경찰들이 체포한 관련자를 이송하고 있다.
독일에서 정부 전복 음모 혐의로 극우파 조직원 25명이 체포된 뒤 독일 칼스루에에서 경찰들이 체포한 관련자를 이송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들어보겠습니다. 독일 경찰이 극우파 조직원들을 7일 대거 체포했군요?

기자) 네. 독일 경찰은 이날(7일) 국내 각지에서 작전을 벌여 정부를 전복하려는 음모에 가담한 극우파 조직원 25명을 체포했습니다. 독일이 모두 16개 주로 구성돼 있는데요. 이 가운데 11개 주에서 경찰 수천 명이 150차례 작전을 통해 이들을 검거했고, 검거된 사람 중에 2명은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에서 잡혔습니다. 이번 작전은 현대 독일 역사에서 수행된 반극단주의를 겨냥한 작전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큽니다.

진행자) 잡힌 사람들이 정부 전복 음모를 꾸몄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들 극우파 조직원과 전직 군인은 이른바 “Day X”에 의사당을 습격해 권력을 장악할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남녀 50여 명이 이 집단에 연루됐고, 이들이 현 공화국 체제를 전복해 이를 1871년에 존재한 ‘제2 제국’을 전범으로 한 새로운 국가로 대체하려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독일 검찰은 극우파 정당 소속인 전직 의원 1명도 이번에 체포됐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극우파 조직원들이 검거됐다고 했는데요. 이들이 속한 조직이 어떤 조직입니까?

기자) 네. 한 무리는 ‘제국의 시민(Reichsbürger)’이란 극단주의 단체에 속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대 독일 체제를 인정하기를 거부하는 이 단체는 폭력적 공격과 인종주의, 그리고 반유대주의 음모 이론을 내세워서 오랫동안 독일 경찰이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무리는 잘 알려진 ‘큐어넌(QAnon)’ 운동을 신봉합니다. 지난해 1월 6일에 발생한 미국 의사당 난입 사건 가담자들 가운데 큐어넌 신봉자들이 있었는데요. 이들은 비밀 집단인 ‘딥스테이트(Deep State)’가 나라를 지배한다고 믿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들이 다른 말로 쿠데타 음모를 꾸민 것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독일 연방 검찰은 이들 무리가 2021년 11월부터 폭력 쿠데타를 모의했고, 핵심 지도부가 정기적으로 만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연방 검찰은 또 오래된 귀족 가문 출신인 하인리히 13세란 사람이 이번 모의에서 핵심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이들 무리는 새 정부를 세워서 올해 71세인 이 하인리히 13세를 지도자로 내세울 계획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체포된 사람들이 19세기 독일 제국을 본뜬 나라를 세우려 했다는 거죠?

기자) 네. 이들은 보건과 사법, 그리고 외교를 담당할 부서들을 설치해 독일을 통치하려는 계획을 미리 세워놓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독일 검찰은 이들이 살인을 포함해 독일 의원들은 겨냥한 폭력과 군사적 수단으로만 자신들의 목적을 이룰 수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로이터통신’은 독일 정부가 이번 사건과 러시아와의 연관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고 보도한 것이 눈길을 끄는군요?

기자) 네. 독일 내무부 대변인은 보안 당국이 이들 무리가 러시아와 접촉했는지 긴밀하게 들여다보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런 보도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독일 국내 문제로 러시아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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