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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순안공항 활주로 연결 도로서 ICBM 발사…직전 발사지점서 4km 이동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현지지도 아래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발사했다며, 19일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현지지도 아래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발사했다며, 19일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최근 같은 장소에서 연속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3월엔 미사일 지원시설에서 가까운 곳을 발사 장소로 택했는데, 이번엔 약 4km 더 떨어진 곳에서 발사하면서 작전 반경을 넓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곳은 평양 순안공항의 민간 활주로와 군용 활주로 중간 지점으로 추정됩니다.

북한 관영매체가 공개한 북한의 ICBM 발사 장면을 과거 위성사진에 찍힌 이 일대 주변 지형과 도로 형태와 비교해 보면 둘 사이에 상당한 유사점이 발견됩니다.

발사 당시 북한의 이동식발사차량(TEL)이 서 있던 곳은 커브길 형태의 도로였는데, 약간 휘어진 듯한 이 지점 도로와 닮았습니다.

또 발사지점에서 약 1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길이 꺾인 형태가 유사하고, 발사장소 바로 옆에 붙어있는 밭의 모습이 동일하다는 점 등은 이곳이 같은 장소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한이 지난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순안공항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왼쪽)과 북한이 공개한 발사장면(오른쪽). 번호가 매겨진 각 지점이 같은 특성을 보인다. 자료=CNES / Airbus (Google Earth)
한이 지난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순안공항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왼쪽)과 북한이 공개한 발사장면(오른쪽). 번호가 매겨진 각 지점이 같은 특성을 보인다. 자료=CNES / Airbus (Google Earth)

전문가들도 이곳을 발사 지점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위성사진 분석가인 데이비드 슈멀러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발사 당일 촬영된 ‘플래닛 랩스’ 위성사진을 공개하면서, 이 지점에 생긴 검은 점에 ‘그을린 흔적’이라는 표식을 달았습니다.

이런 흔적은 전날까지 없던 것으로, 이날 위성사진 촬영 직전 발사된 ICBM이 화염을 뿜을 때 생긴 것으로 추정됩니다.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이 지점에서 서쪽으로 약 1km 떨어진 한 동산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관 장소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3일에도 이 지점을 ICBM 발사 장소로 활용했습니다.

북한 전문매체 ‘NK 뉴스’의 콜린 즈위코 기자는 6일 자신의 트위터에 순안공항의 민간 활주로와 군용 활주로를 연결하는 도로 한 지점을 지난 3일 발사 장소로 특정했습니다.

이 지점은 이번에 발사가 이뤄진 곳에서 서쪽으로 불과 500m 떨어져 있습니다.

즈위코 기자는 4일 촬영된 플래닛 랩스 위성사진을 통해 이 지점에 검은색 그을린 흔적이 나타나며, 이후 하얀색 물체로 덮였다고 밝혔습니다.

이 하얀색 물체는 약 2주가 지난 현재까지 볼 수 있는데, 포장 공사로 인해 도로 색깔이 하얀색으로 보이는 것인지 단순히 길 위에 하얀색 페인트가 칠해진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상황을 종합하면 북한은 지난 3일과 18일 모두 순안공항의 민간과 군용 활주로 중간지점에 이동식발사차량을 세운 뒤 ICBM을 쐈습니다.

북한 순안공항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 1번은 신리 미사일 지원시설이며, 2번은 지난 3월 북한의 ICBM 발사 장소, 3번은 이달 ICBM이 발사된 곳이다. 자료=CNES / Airbus (Google Earth)
북한 순안공항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 1번은 신리 미사일 지원시설이며, 2번은 지난 3월 북한의 ICBM 발사 장소, 3번은 이달 ICBM이 발사된 곳이다. 자료=CNES / Airbus (Google Earth)

앞서 북한은 지난 3월 순안공항의 남쪽 지대를 ICBM 발사 장소로 택한 바 있습니다. 신리 미사일 지원시설이 자리한 곳으로 VOA는 당시 북한이 이 시설에서 약 800m 떨어진 곳에서 발사를 감행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당시 발사 장소가 순안공항 터미널과 여객기 계류장 등 민간 시설과 과도하게 가깝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발사 실패 시 파편이 주변에 계류 중인 항공기나 터미널, 혹은 공항 인근 주거지역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동식발사차량의 기동성이 떨어져 미사일 지원시설 인근에서 발사하느라 공항 민간 시설에서 멀리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발사 장소에서 이번 발사 지점까지의 거리는 직선 기준으로 약 4km, 길을 따라 이동할 경우 약 4.8km로 공항 터미널 건물이나 여객기 계류장에서 더 멀어졌습니다.

또 신리 미사일 지원시설을 기준으론 길을 따라 약 6km 이동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만큼 이동식발사차량 운용 범위도 이전보다 넓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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