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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ICBM ‘화성 17형’이면 미국 전역이 사정권 입증…재진입 기술과 타격 정밀도는 의문”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현지지도 아래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발사했다며, 19일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현지지도 아래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발사했다며, 19일 사진을 공개했다.

미국의 안보 전문가들은 북한이 성공적으로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화성-17형’이라면 다탄두 미사일로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대기권 재진입 역량과 타격 정밀도 등은 여전히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사일 전문가인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 비확산 수석부차관보는 18일 VOA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화성-17형’ 발사에 성공한 것이라면 그동안 원했던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달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부차관보] “Hwasong-17 is much larger. So it could deliver a larger payload to that same range. And it could be multiple warheads, which they've talked about wanting to develop. But in either case, it just underscores the fact that since they first tested an ICBM in 2017, North Korea has had the capability to deliver nuclear warheads to the United States.”

밴 디펜 전 부차관보는 화성-17형 ICBM이 기존의 화성-15형 보다 훨씬 크다며, 같은 사거리에 더 큰 탄두를 실어 보내거나 북한이 개발을 원한다고 공언했던 다탄두를 탑재하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떤 경우든 이번 발사는 북한이 처음으로 ICBM을 시험 발사한 2017년 이래 미국 본토에 핵탄두를 쏠 수 있다는 사실을 더욱 강조한 셈이라고 밴 디펜 전 부차관보는 말했습니다.

다만 밴 디펜 전 부차관보는 북한이 18일 발사한ICBM이 화성-17형으로 최종 확인된 것은 아직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한반도 시각으로 18일 오전 북한이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ICBM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합참은 미사일의 비행거리가 약 1천km, 고도 약 6천100km, 속도는 음속의 22배인 마하 22 정도로 탐지된 점을 감안해, 북한이 현재까지 개발한 최장거리 ICBM인 화성-17형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합참은 보름 전인 지난 3일에도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ICBM을 발사했지만 2단 분리 후 정상비행에 실패했던 북한이 다시 같은 기종을 고각으로 시험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합참은 고각 발사로 고도 6천100 km까지 올라갔다면 30~45도의 정상 각도로 발사할 경우 사거리가 1만5천 km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화성-17형 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최종 확인된다면 이는 북한 미사일 기술의 엄청난 향상을 의미한다고 평가했습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 석좌는 북한이 군 현대화 5개년 계획의 2년차를 마무리하는 단계라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석좌] " North Korea is finishing the second year of an ambitious five-year plan for military modernization. The Hwasong-17 ICBM under development is instrumental to achieving the goal of a long-range precision strike weapon with a range out to 15,000 kilometers. If achieved, it would make North Korea only the third potential adversary, after Russia and China, capable of threatening a precision ICBM strike on Washington, DC and other cities.”

크로닌 석좌는 북한이 최대사거리 1만5천 km의 장거리 정밀 타격 무기를 개발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현재 개발 중인 화성-17 형 ICBM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런 목표를 달성할 경우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에 이어 미국 워싱턴 DC를 비롯한 다른 도시들에 대한 정밀 타격을 위협할 수 있는 세 번째 적성국이 될 것이라고 크로닌 석좌는 말했습니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현지지도 아래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발사했다며, 19일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현지지도 아래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발사했다며, 19일 사진을 공개했다.

대량살상무기 전문가인 앤서니 루지에로 전 백악관 NSC 북한 담당국장은 북한이 최근 몇 년 간 화성-17형 ICBM 기술의 완성에 공을 들여왔다며, 발사에 성공한 지금 북한은 탄도미사일에 다탄두를 탑재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앤서니 루지에로 전 백악관 북한 담당국장] “They would continue to move in the direction of trying to put multiple warheads on a ballistic missile. They have all these different elements of their missile program that they continue to test, whether it's through an ICBM test, or the more shorter range tests, and then the intermediate and medium range ballistic missile tests.”

루지에로 전 국장은 북한이 ICBM이나 단거리,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등 가리지 않고 계속 시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북한 ICBM의 대기권 재진입 역량이나 타격 정밀도에 대한 검증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ICBM에서 대기권 재진입은 핵심적인 기술입니다. 대기권 밖으로 나간 미사일이 다시 진입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고열과 압력을 견디고 목표 지점까지 정확하게 날아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밴 디펜 전 부차관보는 북한이 아직 단 한번도 ICBM을 정상각도로 발사해본 적이 없으며, 따라서 북한 ICBM이 대기권 재진입에 성공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부차관보] “What they have not yet done is fire an ICBM on a full range, operational trajectory and have that survive reentry. Now, some analysts and including myself believe that the North Koreans have enough experience with missile design, that if they deployed a sufficiently robust reentry vehicle that it would probably survive reentry.”

밴 디펜 전 부차관보는 자신을 포함한 일부 분석가들은 미사일 설계 측면에서 충분한 경험을 가진 북한이 충분히 튼튼한 재돌입체를 탑재한다면 아마도 대기권 재진입에 성공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만약 북한이 정상각도로 ICBM을 발사하는 역량을 완성하지 못하더라도 굳이 그것을 시험할 필요를 느끼지 않고 현재의 기술 만으로 역내 위협을 고조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현지지도 아래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발사했다며, 19일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핵무력 강화의 중대한 이정표'가 되는 발사 현장에 딸과 동행했다며 사진을 실었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현지지도 아래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발사했다며, 19일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핵무력 강화의 중대한 이정표'가 되는 발사 현장에 딸과 동행했다며 사진을 실었다.

한편 루지에로 전 백악관 북한 담당국장은 북한이 보름만에 다시 ICBM 발사를 시도해 성공한 것과 관련해, 북한이 미한 연합훈련에 대해 반발할 뿐 아니라 미국을 향한 직접 경고를 보내려 한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녹취: 앤서니 루지에로 전 백악관 북한 담당국장] “They continue to push for a missile that can target the United States. They think that will make whomever is president, whether it's this president or future presidents think twice about defending South Korea and Japan, although the Biden administration and previous administrations and future administrations made clear that we will defend our treaty allies from an attack.”

루지에로 전 국장은 북한이 계속 미국을 겨냥할 수 있는 미사일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북한은 그것이 현직 미국 대통령이든 미래의 대통령이든 한국과 일본을 방어하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조 바이든 행정부와 전임 미국 행정부, 그리고 미래 행정부 역시 공격으로부터 조약 동맹을 보호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고 루지에로 전 국장은 덧붙였습니다.

크로닌 석좌 역시 북한의 이번 ICBM 발사는 우려스럽지만 역내 미국의 동맹국에 가하는 위협은 크지 않다고 관측했습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석좌] "Multiple levels of missile defense, including those under development, could in theory limit serious damage from a North Korean ICBM attack. While the dangers of escalation mount, South Korean, US and Japanese military investments and diplomacy will aim to preserve deterrence, improve defense, and dissuade North Korea from starting an unwinnable war.”

크로닌 석좌는 현재 개발 중인 것을 포함해 다층 미사일방어망이 이론적으로 북한 ICBM 공격으로부터의 심각한 피해를 제한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크로닌 석좌는 갈등 고조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미국, 일본의 군사적 투자와 외교는 대북 억제력을 유지하고 방어를 강화하며 북한이 이기지 못할 전쟁을 시작하지 못하도록 단념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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