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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당 하원 탈환 전망, 상원은 접전...주지사 흑인·여성 등 '최초' 당선 잇따라


미국 중간선거가 열린 8일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론 디샌티스 주지사 지지자들이 연임을 축하하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가 열린 8일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론 디샌티스 주지사 지지자들이 연임을 축하하고 있다.

큰 관심 속에 치러진 8일 중간선거, 이제는 결과를 확인해야 할 시간이 됐습니다. 투표 바로 다음 날이기 때문에 아직 모든 지역의 결과가 다 나오지 않았지만, 대략적인 윤곽은 보이는 것 같은데요. 김현숙 기자와 함께 선거 결과 짚어보겠습니다.

진행자) 민주, 공화 양당이 수개월 동안 치열한 선거전을 치렀던 중간선거가 마무리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상원 의석 100석 가운데 약1/3인 35석, 하원은 전체 의석인 435석, 그리고 36개 주의 주지사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인 미국 중간선거가 이제 투표함을 열고 최종 결과 집계에 들어갔습니다. 현재 민주당이 상, 하 양원에서 크지 않은 차이로 다수당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다수당 수성을, 공화당은 다수당 탈환을 두고 치열한 선거전을 벌였는데요. 9일 현재, 공화당이 하원은 다수당 자리를 탈환한 것으로 보이고요. 상원은 아직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보통 중간선거는 사람들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이번에는 투표율이 꽤 높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네, 아직 전국적인 투표율이 집계되지는 않았는데요. 투표소가 문을 닫은 후 보통 24시간이 지나야 각 투표소의 투표율이 나오기 때문이죠. 하지만 각 지역 언론을 통해서 여러 지역 투표율이 기대 이상이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중간선거는 조기 투표를 한 유권자들도 굉장히 많았다고 하잖아요?

기자) 네, 8일 선거 당일 전에 우편 또는 현장 투표를 통해 조기 투표를 마친 인구가 4천500만 명에 달했습니다. 일부 선거 전문가들은 지난 2020년 대선에서 1억100만 명이 넘는 유권자가 사전 투표에 참여하는 기록을 세웠는데, 이번 중간선거에서 지난 대선의 기록이 깨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제 선거 결과를 자세히 좀 들여다보죠. 연방 상원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9일 오전 개표 결과를 토대로 AP 통신은 민주당이 46석, 공화당이 47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하고 있고요. CNN 방송은 민주당이 48석, 공화당이 48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미 선거 예측 사이트인 ‘파이브서티에잇’은 민주당이 48석, 공화당이 47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말 그대로 앞치락뒤치락하고 있네요?

기자) 맞습니다. 초접전 상황인데요. 만약, 최종적으로 50석씩 또 동률을 이룰 경우 상원의장을 겸하는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민주당이 다수당을 유지하게 됩니다.

[한인 전문가 인터뷰- 위스콘신주립대 정치학과 박홍민 교수] 미 중간선거 "공화당 유리 환경이었으나, 성공 못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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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상원 다수당을 결정지을 것으로 평가됐던 경합주들 결과부터 볼까요?

기자)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민주당의 존 페터먼 후보가 공화당의 메멧 오즈 후보를 제치고 승리를 거뒀습니다. 90% 이상의 개표율을 보이는 9일 오전, 페터먼 후보의 득표율이 50%를 넘긴 반면, 오즈 후보의 득표율은 47%대를 보이고 있는데요. 페터먼 후보는 승리 확정 연설을 통해 “우리가 그들(공화당)을 꼼작 못하게 만들었다”며 승리를 자축했습니다.

진행자) 펜실베이니아주는 전, 현직 대통령들이 몇 차례 지원 유세를 갈 정도로 공을 들인 곳이죠?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 후보로 나선 오즈 후보는 TV 토크쇼 ‘닥터 오즈’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의사 출신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민주당 후보인 페터먼 부지사는 올해 초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선거 운동에 차질을 빚기도 했는데요. 줄곧 앞서던 페터먼 후보의 지지율이 선거 막판에 오차 범위 내로 줄어들었지만, 결국 승리를 거뒀습니다. 특히 두 후보가 경합을 벌인 자리는 공화당 소속인 팻 투미 의원의 은퇴로 공석이 되는 자리였는데요. 그러니까 공화당 의석이 민주당으로 바뀌게 된 겁니다.

진행자) 남부 조지아주도 경합주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조지아주에서는 9일 오전 현재 95%의 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민주당의 라파엘 워녹 후보가 49.4%, 공화당의 허셜 워커 후보가 48.5%의 득표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득표율에서는 워녹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지만요. 조지아주의 경우 주 법에 따라 과반 득표를 한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다음 달에 결선투표를 통해 최종 승자를 가리게 됩니다. 조지아주는 공화당의 텃밭으로 알려졌지만, 지난 2020년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인 워녹 후보가 승리하며 민주당의 상원 다수당 위치를 결정지은 바 있습니다.

진행자) 다른 경합지역들도 살펴볼까요?

기자) 애리조나에서는 민주당 후보인 마크 켈리 후보가 득표율 52%를 넘어서면서 지지율 45%대에 머문 블레이크 매스터스 후보를 크게 앞서고 있습니다. 또 네바다주에선 공화당의 애덤 랙설트 후보가 현역인 민주당의 캐서린 코테즈 매스토 의원의 득표율을 앞서고 있고요. 위스콘신주에서는 현역인 론 존슨 공화당 의원이 민주당의 만델라 반스 후보를 근소한 차로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진행자) 상원의 접전 상황 봤고요. 하원 쪽도 살펴보죠.

기자) 네, 435명 전원을 선출하는 연방하원 선거에서는 다수당이 되려면 218석을 확보해야 하는데요. 9일 오전 CNN 방송은 민주당이 178석, 공화당이 198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하고 있고요. ‘파이브서티에잇’은 민주당이 188석, 공화당이 207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아직 개표가 끝나지 않는 의석이 많이 있지만, 미 언론은 대체로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대표는 9일 새벽 “공화당이 하원을 되찾았다”며 공화당의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하원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후보가 있다고요?

기자) 네, Z세대가 처음으로 미 연방 하원에 입성할 전망입니다. Z세대는 1990년대 후반에서 2010년대 초반에 출생한 세대를 말하는데요. 올해 25살인 Z 세대, 멕스웰 알레한드로 프로스트 후보가 플로리다주 10지구에 선거구에서 당선 확정을 지었습니다. 이 지역은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지역인데요. 프로스트 후보는 지난 2018년 발생한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고등학교 총격 사건 이후, 학생들을 중심으로 구축된 총기 반대 운동,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March for Our Lives)’을 조직했었습니다. 프로스트 후보가 새 역사를 쓸 수 있었던 건 해당 지역구의 민주당 하원의원인 발 데밍스 의원이 상원에 도전하면서 가능했는데요. 프로스트 후보는 데밍스 의원의 자리를 이어받아 승리했지만, 데밍스 의원은 상원 선거에서 현역인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의원에게 패하고 말았습니다.

8일 치러진 미국 미시간 주지사 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한 민주당 소속 그레첸 휘트머(가운데 오른쪽) 지사가 다음날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8일 치러진 미국 미시간 주지사 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한 민주당 소속 그레첸 휘트머(가운데 오른쪽) 지사가 다음날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진행자) 중간선거 특집 방송 함께하고 계십니다. 연방 상, 하원의 선거 결과 살펴봤고요. 이번에는 주지사 결과를 볼 차례인데요. 주지사 선거 결과가 흥미롭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전반적인 결과를 보면요. 9일 오전 현재 36곳의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이 14곳, 공화당이 16곳에서 각각 승리한 것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지역들도 있고요. 또 승리를 선언하기 힘들 정도로 접전을 벌이는 지역도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선거로 주지사의 소속 당이 바뀌는 주도 있습니까?

기자) 네, 있습니다. 민주당의 경우 뉴욕,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일리노이 등 12곳을 수성했고요.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있는 매사추세츠와 메릴랜드주에서 두 석을 더 가져왔습니다. 반면 공화당은 현재 공화당 소속이 주지사로 있는 오하이오, 사우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등 16곳을 지켰고요. 차기 공화당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이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진행자) 경합주들의 주지사 선거 결과를 좀 볼까요?

기자) 우선, 조지아주에서는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가 민주당의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후보를 누르고 당선을 확정 지었습니다. 미시간주에서는 민주당 소속인 그레첸 휘트머 주지사가 연임을 확정 지었고요.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민주당의 조시 샤피로 후보가 공화당의 더그 마스트리아노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습니다. 한편 애리조나주에서는 민주당의 케이티 홉스 후보가 지난 대선 부정론자이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캐리 레이크 후보에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주지사 선거에서 사상 ‘최초’를 기록한 후보자들의 당선 소식이 이어졌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메릴랜드주에서 첫 흑인 주지사가 탄생했습니다. 민주당 소속의 웨스 무어 후보가 승리한 건데요. 무어 후보는 메릴랜드 볼티모어 출신으로 로즈 장학생을 거쳐, 빈민구호단체 최고경영자를 지냈고요. 아프가니스탄 참전 군인이기도 합니다. 한국인 아내를 둬서 ‘한국 사위’로 불렸던 공화당 소속 래리 호건 주지사가 연임 제한으로 출마하지 못하면서 공석이 된 자리를 두고 공화당 소속의 댄 콕스 후보와 다퉜는데요. 큰 표 차로 콕스 후보를 따돌리고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진행자) 또 다른 최초 기록, 누굽니까?

기자) 매사추세츠주에서는 주 역사상 최초로 여성 주지사가 탄생하게 됐습니다. 민주당 소속 마우리 힐리 후보가 공화당의 후보를 큰 득표율 차로 앞서면서 승리를 확정 지었는데요. 힐리 후보는 자신이 동성연애자임을 밝혔기 때문에 미국의 첫 레즈비언 주지사라는 기록도 세우게 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초의 여성 주지사가 더 나올 예정이라고요?

기자) 네, 9일 오전 뉴욕주에서 민주당 소속인 캐시 호컬 주지사의 당선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원래 부지사였던 호컬 주지사는 전임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가 성추행 스캔들로 중도 하차한 뒤 남은 임기를 승계받아 주지사직을 수행해왔는데요. 이번 중간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뉴욕주에서 처음으로 선출된 여성 주지사가 된 겁니다.

진행자) 주지사 선거에서 관심을 끄는 승자가 또 있다면요?

기자) 아칸소에서도 첫 여성 주지사가 나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공화당 소속의 새라 허커비 샌더스 후보가 민주당 크리스 존스 후보를 꺾고 주지사 당선을 확정 지은 겁니다. 특히 샌더스 후보의 아버지인 마이크 허커비 전 주지사도 지난 1996년부터 2007년까지 아칸소 주지사를 지냈는데요. 따라서 부녀가 같은 주에서 주지사에 당선되는 기록도 세우게 됐습니다.

진행자) 아직 모든 지역의 선거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만, 이번 결과를 두고 어떤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선거 직전까지만 해도 ‘레드웨이브’ 라고 해서 공화당 바람이 몰아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았는데요. 생각만큼 레드웨이브가 강력하지는 않았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입니다. 우선, 민주당 주지사 후보들이 모두 수성에 성공했고요. 연방 상, 하원 의석도 예상만큼 공화당이 많이 장악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전망입니다. 한편, 최종 선거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며칠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이고요. 조지아주에서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면 상원 다수당은 다음 달이 돼서야 결정 날 수도 있습니다.

이번 중간 선거 결과와 화제의 당선인들 정리해봤습니다. 김현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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