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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간선거, 공화당 승리 시 의회 ‘한반도 관련 변화’ 주목


미국 중간선거가 실시된 8일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의 투표소.
미국 중간선거가 실시된 8일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의 투표소.

미국 정치 역사상 가장 중대한 선거 중 하나로 평가되는 11월 8일 중간선거가 미 전역에서 실시됐습니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의회의 상원과 하원 다수당이 결정되는데요,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의회에서 한반도 외교안보와 관련해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됩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 미국 중간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현재 민주당이 모두 장악한 상원과 하원을 공화당이 탈환할 지 여부입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임기 2년인 하원의원의 경우 435명 전원을, 임기 6년인 상원의원의 경우 100명 중 3분의 1인 35명을 선출합니다.

공화당은 이번 선거에서 상원 1석, 하원 5석 이상을 확보하면 상원과 하원 모두 다수당을 차지하게 됩니다.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 중 한 곳에서라도 승리해 주도권을 탈환한다면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의 정책 어젠다에 제동이 걸리면서 워싱턴 정국은 더 거센 당파적 국면으로 접어들 공산이 큽니다.

미국 내 각종 여론조사와 선거 예측 사이트에 따르면 하원은 공화당이 장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상원은 초박빙 상황입니다.

선거 예측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잇’은 7일 자정 기준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탈환할 가능성을 84%, 상원 다수당을 차지할 가능성은 59%로 내다봤습니다.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 중 한 곳에서라도 승리할 경우 본회의 주도권을 가진 지도부는 물론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외교위, 군사위원장도 모두 교체됩니다.

케빈 맥카시 하원 공화당 대표.
케빈 맥카시 하원 공화당 대표.

하원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을 탈환할 경우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후임으로는 케빈 맥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가 유력합니다.

맥카시 대표는 7일 미 ‘폭스뉴스’에 출연해 공화당이 하원 주도권을 잡을 경우 해야 할 일로 강력한 경제 재건과 물가 상승 문제 처리, 에너지 독립화 등을 꼽으며 의회 지각 변동을 예고했습니다.

[녹취:맥카시 대표] “But what we're really going to have to do here is build an economy that‘s strong, tackle this inflation, become energy independent.”

캘리포니아주 8선 의원인 맥카시 대표는 한반도 외교안보와 관련해 두드러진 행보를 보여온 인사는 아닙니다.

다만 하원의장을 맡고 있던 지난 2017년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인 이른바 ‘전략적 인내’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습니다.

맥카시 대표는 당시 하원 본회의에서 ‘대북 차단 및 현대화 제재 법안’이 통과된 것과 관련해 “전략적 인내는 김정은 정권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크게 개선할 수 있게 해줬다”며 “하원은 김정은 체제를 약화하는 것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맥카시 대표] “Strategic patience has allowed the Kim regime to vastly improve its nuclear and missile programs…the House will do its job to assist in weakening the Kim regime.”

공화당이 이번 하원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하원의 새 외교위원장과 군사위원장으로 임명될 수 있는 인사는 서열상으로는 현재 공화당 간사인 마이클 맥카울 의원과 마이크 로저스 의원입니다.

텍사스주의 맥카울 의원은 중국 문제에 큰 관심을 두고 있는 인사로, 북한 문제와 관련해 김정은 정권은 물론 북한을 돕는 중국과 러시아에도 최대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앨라배마주의 로저스 의원은 특히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이어간 올해 바이든 행정부에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상쇄할 미 본토 방어망 확충을 촉구해온 인사입니다.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할 경우 한반도 외교안보 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외교위 아태 소위원회 위원장 교체도 주목됩니다.

현재 민주당의 아미 베라 의원이 맡고 있는 외교위 아태 소위원장직은 공화당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서열상 공화당 간사인 스티브 샤봇 의원이 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샤봇 의원의 낙선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다가 외교위에서 활약 중인 한국계인 공화당 영 김 의원 등이 소위원장직에 도전장을 내밀 가능성도 있습니다.

영 김 의원이 아태 소위원장을 맡게 될 경우 한반도 외교안보와 관련해 특히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의회 내 적극적인 움직임이 예상됩니다.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 발의를 주도하는 등 북한 인권 문제에 큰 목소리를 내는 김 의원은 최근 워싱턴의 한 행사에서는 “미국의 대북 전략이 비핵화와 인권 기록에 대한 북한의 구체적이고 검증 가능한 조치를 우선시하도록 미국 의원들과 초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녹취:김 의원] “I will continue to work with my fellow members of Congress on both sides of the aisle to ensure that any North Korea strategy prioritizes concrete and verifiable action from the DPRK on denuclearization and on its human rights record time”

공화당이 상원 주도권을 탈환할 경우 상원은 다시 미치 맥코넬 공화당 원내대표가 이끄는 체제로 바뀔 가능성이 높습니다.

맥코넬 대표 역시 한반도 외교안보와 관련해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거나 뚜렷한 입장을 밝혀온 인사는 아닙니다.

다만 2016~2021년 사이 맥코넬 대표가 이끈 상원에서는 대북 제재법과 제재 강화법이 총 세 차례나 통과한 바 있습니다.

서열상 상원 외교위의 차기 위원장과 동아태 소위원장으로는 각각 제임스 리시,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이 유력합니다.

리시 의원은 지난 2019년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결정 취소를 촉구하는 상원 결의 채택을 주도하는 등 한반도 외교안보와 관련해 두드러진 행보를 보여온 인사입니다.

롬니 의원의 경우 다른 외교위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외 정책 관련 활동이 적어 역내 외교안보 문제에 큰 관심을 두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주일 대사 출신 빌 해거티 상원의원이 소위원장직에 도전할 수도 있습니다.

상원 군사위의 경우 현 공화당 간사인 제임스 인호프 의원이 올해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해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할 경우 차기 군사위원장으로는 서열상 로저 위커 의원이나 뎁 피셔 의원이 유력합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한국계 하원의원 4명의 연임 여부도 주목됩니다.

뉴저지주의 민주당 앤디 김 의원은 3선에 도전했고, 초선인 캘리포니아주의 공화당 영 김, 미셸 스틸 의원, 워싱턴주의 민주당 매릴린 스트릭랜드 의원은 재선에 나섰습니다.

‘파이브서티에잇’에 따르면 7일 자정 기준 앤디 김 의원이 뉴저지주 3선거구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85%, 영 김 의원이 캘리포니아주 40선거구에서 당선될 가능성은 98%로 관측됐습니다.

워싱턴주 10선거구의 스트릭랜드 의원 당선 가능성은 99%. 캘리포니아주 45선거구의 스틸 의원 당선 가능성은 81%로 예상됐습니다.

한국계인 데이비드 김 민주당 후보도 캘리포니아주 34선거구 연방 하원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어 같은 민주당 후보이자 ‘지한파’로 꼽히는 지미 고메즈 현 하원의원과 경합하고 있는 가운데 김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21%로 예측됐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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