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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어려운 결정할 수도" 헤르손 철수 가능성 시사...수호이-34 전폭기 아파트에 추락, 30여명 사상


러시아군의 세르게이 수로비킨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합동군 총사령관 (자료사진)
러시아군의 세르게이 수로비킨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합동군 총사령관 (자료사진)

러시아군이 18일, 우크라이나 남부 요충지 헤르손에서 고전 중이라고 인정하면서 상황에 따라 철수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작전'을 지휘하는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합동군 총사령관은 이날 러시아 국영TV 인터뷰에서 헤르손 시(헤르손 주도) 일대 상황에 관해 "매우 긴박하다"며 "적(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진지를 계속 공격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상황에 따른 추가 조치"를 언급했습니다.

수로비킨 총사령관은 "추가 조치는 군사 전술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쉽지 않은 일이며, 어려운 결정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어려운 결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밝히지는 않았지만, 우크라이나군의 공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헤르손 지역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유럽 매체들은 풀이하고 있습니다.

■ "대대적 공세 예상"

현지 친러 행정당국인 헤르손 주 군-민합동행정위원회의 볼로디미르 살도 위원장은 이날(18일) "(우크라이나군의) 대대적인 공세가 예상된다"면서 "러시아 영토의 더 깊은 곳으로" 주민들에게 안전한 대피로를 제공할 것이라고 온라인 영상 메시지를 통해 밝혔습니다.

다만 "우리는 주민들을 보호하려는 것이고, 헤르손 시를 포기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키릴 스트레모소프 부위원장도 이날 밤 심야 긴급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의 대대적 공세가 곧 있을 것"이라며, 주민들에게 대피를 촉구했습니다.

러시아 정부와 헤르손 주 친러 행정당국은 며칠 전부터 주민 대피 명목으로 현지 거주자들을 러시아 본토와 크름반도(크림반도) 등지로 이동시키고 있습니다.

헤르손은 지난 2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전격 함락한 핵심 요충지 가운데 하나입니다.

러시아는 이 지역에서 지배권을 다진 뒤, 지난달 현지 친러 당국이 주도한 주민투표를 거쳐 헤르손과 자포리자, 도네츠크, 루한시크 등 4개 주 일원을 병합 처리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몇 주 동안 헤르손 주 일대에서 약 500㎢에 달하는 점령지를 탈환하며 진격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와 전략 요충지. 동부 돈바스 지역의 루한시크·도네츠크 주와 남부 자포리자·헤르손 주 일원은 러시아가 최근 병합 조치했으나 국제사회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크름반도(크림반도)도 지난 2014년 러시아가 병합했지만 국제사회는 인정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와 전략 요충지. 동부 돈바스 지역의 루한시크·도네츠크 주와 남부 자포리자·헤르손 주 일원은 러시아가 최근 병합 조치했으나 국제사회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크름반도(크림반도)도 지난 2014년 러시아가 병합했지만 국제사회는 인정하지 않는다.

■ 수도 크이우 등지 기반시설 공습

이런 가운데, 러시아군은 18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 등지를 또다시 공습했습니다. 지난 10일 본격화된 전력·에너지·수도 등 사회기반시설 공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지 매체들은 이날 러시아군이 크이우 북부 에너지 시설을 공격해 여러차례 폭발이 일어나고 연기가 피어올랐다고 목격자와 당국을 인용해 전하는 중입니다.

키릴로 티모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차장은 이날 소셜미디어 메시지를 통해 크이우 지역의 "전력 시설이 3차례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 북부 지토미르 주도 지토미르 시의 세르히 수코믈린 시장은 러시아군의 공습 이후 도시에 전기와 수도 공급이 끊겼다고 밝혔습니다.

수코믈린 시장은 페이스북에 "현재 시내에 전기도 물도 없다"고 페이스북에 적은 뒤 "병원은 비상 공급으로 버티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인구 100만 명 규모의 드니프로 시내 에너지 시설에서 두 차례의 폭발이 일어나 중대한 피해를 남겼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발표했습니다.

■ 젤렌스키 "러시아 반드시 책임져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즉각 러시아를 비난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는 점령자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 그들(러시아)은 자신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민간인을 죽이고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고 소셜미디어에 적었습니다.

이어서 "(남부 도시) 므콜라이우에서 적이 미사일로 주택을 파괴해 1명이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아울러 "테러 국가(러시아)는 이런 행동으로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파괴적이며 살인적인 본질을 확인시켜 줄 뿐이고 그들은 이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날(18일) 러시아군이 단행한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 공습에는 S-300 미사일 일부와 드론(무인 비행기)이 대거 사용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러시아군은 하루 전인 17일에도 크이우 일대에 '자폭 드론' 공격을 벌였습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이날(17일) 크이우 시 중심부 셰브첸키스키 지역의 아파트 건물에 폭발물을 가득 장착한 드론이 떨어져 임신 6개월 여성과 여성의 남편 등 민간인 4명이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 '이란서 러시아에 드론 제공' 양국 부인

현재 러시아군이 사용하는 드론은 이란에서 공급받은 것으로 우크라이나와 미국 정부, 유럽연합(EU)등이 판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당국은 18일, 이같은 판단을 공식 부인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전화회견에서, 러시아가 이란제 드론을 쓴다는 관측에 대해 "아니다, 우리는 그런 정보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사용 중인 장비는 러시아제이고 러시아 이름이 있다"면서 "여러분도 알지 않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가 이란에 드론 2천400기를 주문해 받은 뒤 '게란 2'라는 러시아식 이름을 붙여 공격에 동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란에서 공급하는 드론의 기종은 '샤히드 136'과 '샤히드 149' 등으로 추정됩니다.

샤히드 136은 폭발물 약 40kg을 싣고 목표물에 돌진하는 기능을 갖췄습니다.

보통 순항미사일이 운반할 수 있는 탄두가 480kg이므로, 드론 한 대를 날려보내 약 12분의 1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입니다.

샤히드 149는 이보다 상위 기종으로서, 폭탄 13개를 탑재하고 최대 7천km를 비행할 수 있습니다.

최근 크이우 시내 등지에서 수거한 드론 파편은 샤히드 136과 동일한 동체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란 정부는 최근 외무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러시아에 드론을 제공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 백악관 "광범위한 증거 있다"

백악관은 러시아에 드론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란의 주장이 허위라고 지적했습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17일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그곳의(우크라이나 주요 도시) 군사·민간 목표물에 (이란제 드론을) 사용했다는 광범위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러시아 인력이 이란에서 지속적으로 드론 조종 훈련을 받고 있다"면서, 이란 정부가 대러시아 무기판매에 관해 "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 국무부는 이란에 대해 추가 제재와 금수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이날(17일) "이란이 무인항공기를 (러시아에) 공급하는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 2231호에 위배된다고 프랑스와 영국이 평가했다"고 밝히고 "이것은 우리(미국)가 동의하는 바"라고 강조했습니다.

■ 우크라이나 여성 108명, 포로교환 통해 귀환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군에 붙잡혀 갔던 여성 108명이 17일 포로 교환을 통해 석방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안드리 예르막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장은 이날 "또 다른 대규모 포로 교환이 오늘 있었다"고 밝히고 "108명의 여성이 귀환한다, 석방된 포로 전원이 여성인 것은 전쟁 발발 후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예르막 실장은 이들 가운데, 37명은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최후 항전 근거지인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항복한 이들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함께 붙잡혀 간 어머니와 딸들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예르막 실장은 해당 여성들의 귀환 장면을 담은 사진과 영상도 공개했습니다.

이 중에는 군복을 입은 사람들도 보였습니다. 이들은 장교 11명, 사병·부사관 85명이라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설명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17일) 포로 교환에 관해, "2월(개전 시점) 이후 우크라이나에 붙잡힌 민간선박 선원 72명이 귀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 러시아군 최신예 전폭기 추락

러시아 공군의 최신예 수호이(Su)-34 전폭기가 17일 우크라이나 주변 국경 지대에서 이륙 직후 추락했습니다. 이 전폭기가 아파트에 떨어지면서 지금까지 최소 6명 숨지고 적어도 25명이 다쳤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수호이-34 항공기가 남부 군사지역 비행장에서 훈련 비행을 위해 이륙하다 엔진 한 개에서 불이 나 예이스크 시내에 떨어졌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어서 "해당 항공기가 아파트 단지 마당에 부딪힌 뒤 연료에서 흘러나온 기름에 불이 붙어 대형 화재로 이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종사 2명은 추락 전 탈출했습니다. 그러나 9층짜리 아파트 건물이 불길에 휩싸여 민간인 6명이 숨지고 25명 이상이 다쳐 병원에 입원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사상자 수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옛 소련 시절 지어진 해당 아파트 건물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는 모습이 소셜미디어에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현지 재난당국은 현지시간 이날 오후 6시 20분(현지시각)쯤 9층 아파트에서 화재 신고가 접수됐으며, 아파트 1층부터 5개 층 2천㎡, 17가구 이상이 불에 탔다고 덧붙였습니다.

아파트 건물에는 주민 600여명이 사는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 푸틴 직접 보고 받아

크렘린궁은 이날(17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사고 직후 보고를 받고 "모든 필요한 지원을 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국가수사위원회는 이번 추락 사고의 범죄 혐의 여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수호이-34는 대당 가격이 3천600만 달러에 이르는 러시아 공군의 최신예 전투폭격기입니다. 복좌, 쌍발 엔진, 전천후 중거리 전폭기로 지난 2014년 첫 실전 배치됐습니다.

러시아군은 지난 3월 기준 수호이-34 120여 대를 보유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15대 넘게 잃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고가 난 예이스크는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을 마주 보는 러시아 남서부 항구도시입니다. 인구는 8만5천명 가량입니다.

아조우해를 끼고 우크라이나 전선과 인접해 있으며 러시아군의 대형 공군기지가 있습니다. 바다 건너편 우크라이나의 마리우폴에서 직선거리로 70km가량 떨어져 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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