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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실전배치 단계’…한국 군사시설 겨냥”


북한이 지난 4월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시험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지난 4월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시험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최근 잇따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미국의 전문가들은 이 미사일이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전배치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또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의 정확도를 높이면서 한국 내 군사시설을 겨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 국장은 3일 VOA에 북한이 최근 일주일 새 다양한 장소와 시간대에서 단거리 미사일을 쏜 것은 이미 실전배치 단계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루이스 국장] “What I do think is important is usually when you see a night-time test and I think this is true of North Korea’s short-range missiles. There are no longer tests of the missile, which they know works. These are exercises for the military units that are going to use the missiles. I would call it a drill or a practice, much more so than I would say a test because it’s not the missile that’s being given the test. It’s the troops.”

루이스 국장은 북한이 밤에 미사일 발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면서도 “중요한 것은 북한이 밤에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나서면, 이는 더 이상 미사일 실험이 아니라 미사일을 사용할 군부대들의 훈련”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북한은 이미 해당 단거리 미사일들이 작동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발사들은 미사일 실험이라기 보다는 군사 훈련이나 연습으로 봐야 한다”고 루이스 국장은 진단했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오전 6시 53분경 지대지 단거리미사일 1발을 평안북도 태천 일대에서 발사했고, 28일에는 오후 6시 10분에서 20분 사이 단거리미사일 2발을 평양 순안 일대에서 발사했습니다.

이어 29일에는 오후 8시 이후 단거리 미사일 2발을 평안남도 순천 일대에서 발사했고, 1일에는 오전 6시 45분에서 7시 3분 사이 단거리 미사일 2발을 평양 순안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 수호재단 선임연구원도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은 이미 개발 단계를 지나 아무 때나 발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연구원] “I think they’re not testing anything. These are short range ballistic missiles that have long been used… They can employ them day and night and it really doesn’t matter the time of the day that they’re employed.”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맥스웰 연구원은 “그들이 어떤 성능을 실험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 탄도미사일들은 이미 오랫동안 사용돼 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낮이고 밤이고 이 미사일들을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사일 전문가인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수석부차관보는 최근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KN-23은 매우 많은 실험을 거쳤으며 북한도 실전 배치를 주장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 “The first launch in September probably were KN-23. They’ve tested 19 times since the first test in 2017. So even by Western standards it’s a very well tested missile system. They have not directly claimed that the road-mobile version is deployed but they have claimed effectively that the rail mobile version is deployed. And it the rail mobile version is deployed the road mobile version certainly is.”

KN-23은 지난 2017년 첫 실험 이후 올해 9월 실험이 재개될 때까지 벌써 19번 실험이 실시됐으며, 이 정도면 서방 기준에서도 충분한 실험을 거친 미사일 체계라는 것입니다.

특히 북한이 ‘철도기동식(rail-mobile)’ KN-23 미사일을 배치했다고 주장했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지상도로 이동식(road-mobile) KN-23 미사일도 배치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은 (KN-23이) 실전 배치됐고 신뢰할 만한 체계라는 점을 입증하고자 한다”며 “다만 최근 미사일 발사들이 실전에 배치된 군 부대를 훈련시키기 위한 것이었는지, 미사일 개량을 위한 연구개발 목적이었는지 확실히 알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지난 4월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시험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지난 4월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시험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한반도 군 시설 공격용 미사일 개발”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방어프로젝트 부국장은 북한이 이스칸테르형 KN-23과 에이테큼스형 KN-24 미사일들을 개발하면서 훨씬 정교한 타격 능력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기동 능력이 있는 미사일들은 정확도가 높은 편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들 미사일에 대한 실험을 집중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단순히 인구 밀집 지역을 위협하는 것이 아닌 한반도 내 미군과 한국군 시설을 타격하려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윌리엄스 부국장] “Especially given the fact that a lot of these can’t reach Japan, it does seem like they’ve shifted to really focusing on a peninsula war scenario. And really focusing on the ability to strike at U.S. and South Korean military facilities, air bases to make it as difficult and complicated as possible for the U.S. and South Korea to have to prosecute a conflict on the peninsula.”

윌리엄스 부국장은 특히 북한이 최근 실험하고 있는 단거리 미사일들이 “많은 경우 일본에도 도달하지 못하는 것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한반도 전쟁 시나리오에 집중하는 것으로 초점을 옮긴 듯하다”며 “미군과 한국군 시설들, 공군기지들을 타격해 미국과 한국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수행하는 것을 최대한 복잡하게 만들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 개발을 통해 재래식 전쟁수행 능력을 높이려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 “They intend for these to have a very serious conventional war fighting purpose and unless you can reliably hit what you’re shooting at, it’s hard to have a big specific warfighting impact.”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은 이러한 미사일들이 매우 뛰어난 재래식 전쟁수행 능력을 갖추도록 목표하고 있다”며 이 때 정확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한반도 인근에서 훈련 중인 상황에서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더욱 대담한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I think North Korea is really upset with the U.S. We have gone and done our Ulchi Freedom shield exercises we’re doing many other exercises. We bring an aircraft carrier into the sea. North Korea’s got to be pretty upset by a whole series of things we’ve been doing. And President Yoon and President Biden both being very positive about the U.S.-ROK alliance that North Korea would like to break. So I think they’re trying, by doing these missile launches to demonstrate that they are a great power and that they can do what they want to do.”

베넷 연구원은 ‘을지 자유의 방패’(UFS) 등 다양한 미한 연합 훈련, 항공모함 전개, 미한 정상의 동맹관계 확인 등 일련의 움직임을 북한이 매우 못마땅하게 여기며 반발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일련의 미사일 도발을 통해 위력을 과시하고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신호”라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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