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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톡] "한국 대통령 방미, 논란 속 성과 뚜렷...타이완 분쟁 대비해 미한 일치돼야"


조 바이든(왼쪽 두번째)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지난 21일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 기념사진 촬영 중 악수하고 있다. 왼쪽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자료사진)
조 바이든(왼쪽 두번째)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지난 21일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 기념사진 촬영 중 악수하고 있다. 왼쪽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자료사진)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언급하는 대신 자유와 국제사회 연대를 강조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23일 VOA 한국어 서비스의 ‘워싱턴 톡’에 출연한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이 유엔 무대에서 한국의 역할을 부각하고 한일 관계 개선을 모색한 점을 성과로 꼽았습니다. 타이완 분쟁 가능성과 관련해선 미한 양국이 목표를 일치시켜야 한다는 제안과 한국이 개입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국 담당 국장을 지낸 라이언 하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과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 정책국장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유엔 연설에서 북한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무언가 빠졌다고 느끼셨나요? 아니면 한국이 국제 사안에 주목한 것이 적절했다고 보십니까?

라이언 하스 미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저는 윤 대통령이 두 청중을 대상으로 연설했다고 해석합니다. 하나는 국내 청중이고, 다른 하나는 세계 청중입니다. 국내적 맥락에서 저는 윤 대통령이 전임자와 약간의 차별성을 두려는 것으로 느꼈습니다. 전임자는 주로 북한 문제에 집중했죠. 윤 대통령은 한국이 우선순위와 기여할 부분에 더 넓은 시야를 갖고자 한다는 걸 보여주려 했다고 봅니다. 그는 다양한 국제적 도전에 직면한 세계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연설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기후 문제와 정보격차, 공중보건에 관해 언급한 사실은 우리가 처한 상황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바이든 대통령도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별로 언급하지 않았다는 데 주목하고 싶습니다.

진행자) 윤 대통령은 ‘자유’를 21번 언급했습니다. 일각에선 전임 문재인 정부가 ‘자유’를 교과서나 헌법에서 삭제하려 했다고 지적하는데요. 미국이 이번 연설을 한국의 귀환 혹은 긍정적인 변화로 볼까요?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 정책국장)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직전 윤 대통령의 취임사에 가득했던 ‘자유’ 메시지는 바이든 대통령이 특히 국제무대에서 소중하게 여기는 일부 주제와 겹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환영할 만한 주제이죠. 더 중요한 건 윤 대통령이 세계 문제를 파악하고 한국을 그 맥락에 포함했다는 점입니다. 이전 한국 대통령들과 다소 다른 부분입니다. 우리가 종종 들어왔던 건 한반도 문제와 그 문제가 세계에 어떻게 접목될 수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여러 정상이 국제 현안 해결에 대한 유엔과 안보리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는 북한 무기를 구매하고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 대한 북한 노동자 파견을 제안했습니다. 유엔 안보리가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할 만합니까?

하스 선임연구원) 물론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 상황에선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습니다. 제가 느끼기엔 지금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에 어떤 호의도 베풀 분위기가 아닙니다. 미국의 최우선 과제나 우려와 관련해서 말이죠. 중국의 경우 안타깝게도 유엔에서 북한 문제를 미국의 타이완 지지 문제와 연계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두 사안을 연계시킨 겁니다.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상황에선 가까운 시일 안에 많은 것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중국의 행동은 유엔 안보리 개혁의 필요성을 매우 분명하게 보여줄 뿐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비상임이사국 수를 늘리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이 안보리의 균형을 맞추고 궁극적으로 북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까요?

스나이더 국장) 어느 나라가 이사국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선 답하기 어렵습니다. 더 큰 문제는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입니다. 이는 안보리를 무력화하고 가치를 떨어뜨리는 근원이죠. 북한 문제에 대해 합의를 도출하는 측면에서 말입니다. 그래서 이 문제가 다뤄지지 않는 한, 물론 저는 그렇게 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봅니다만 유엔 안보리 이사국 구성의 변화가 그렇게 큰 차이를 만들어낼 것으로 보진 않습니다.

진행자)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일본 기시다 총리와 만났지만 회동은 매우 짧고 다소 간략했습니다. 한국 일각에선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이 외교적 참사라고 비난하는데요. 동의하시는지요?

하스 선임연구원) 외교적 참사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이 지적하는 문제는 상당 부분 윤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대한 비난보다 절차에 관한 것입니다. 논의된 내용을 들여다보면요. 사실 꽤 의미 있습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만남을 예로 들자면 두 정상은 에너지 안보와 식량, 기후, 기술, 북한 문제 등 다양한 사안을 논의했습니다. 두 정상이 폭넓은 사안을 다뤘다는 것은 동맹이 강화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진행자) 윤 대통령의 뉴욕 방문에서 외교적 성과로 볼 만한 점도 있었나요?

스나이더 국장) 전반적으로 윤 대통령의 방문을 다소 실망스럽게 볼 순 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나선 사실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윤 대통령이 그 자리에 있었고 관여를 한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윤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진전을 보여야 하는 여러 문제가 아직 해결 시점까지 무르익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가장 큰 사안은 물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인데요. 매우 복잡한 문제입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명시한 전략과 법의 세부 사항 간 모순에 직면했기 때문이죠. 따라서 저는 이 사안이 해결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어쩌면 일부 회동에서 미국이 이 사안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는 좀 더 강력한 발언이 있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이번 문제는 단순히 윤 정부가 큰 진전을 이루고자 했던 사안들이 현시점에선 진전을 이룰 만큼 무르익지 않았다는 겁니다.

진행자) 한국과 일본 정상이 마주 앉아 대화하기까지 거의 2년 10개월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여전히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가 남아있지만 이번 한일 정상회담의 의미를 어떻게 보십니까?

하스 선임연구원) 저는 이번 회담을 한일 관계 속에 존재하는 많은 도전과제를 풀 수 있는 열쇠로 봤습니다. 30분 회동으로 중요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저는 그것이 두 정상 간 만남에서 어느 쪽의 논점이나 목적 혹은 목표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에게 좀 더 전향적인 접근법을 취하라는 신호를 보내기 위한 회동이었습니다. 이번 회담에 관한 양국 보도자료에 명확히 명시된 부분이죠. 실제로 한국과 일본의 안보와 정보, 그리고 다른 분야 전문가들은 서로 어떻게 협력할지 알고 있습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는 것이죠. 단지 그것을 하기 위한 정치적 공간이 필요할 뿐입니다. 이번 회담을 통해 진전을 위한 공간이 열리길 바랍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이 타이완을 공격한다면 미군이 방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타이완 해협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한국이 불가피하게 개입하고, 주한미군이 타이완으로 향하게 될까요?

하스 선임연구원) 솔직히 말하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계속 몰랐으면 좋겠습니다. 미국과 한국 지도자들은 전통적으로 타이완 해협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래의 가상 시나리오를 만드는 데 매우 절제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매우 적절한 모습이라고 봅니다. 미한 지도자는 일치된 목표와 확고하면서도 단호한 태도를 유지하고,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견지하면서 타이완 해협의 어떤 일방적인 현상 변화에도 반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미국과 한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것이죠. 반대로 대립이나 긴장 고조는 한국과 미국 모두의 이익에 반합니다. 따라서 중단기적으로 양국이 긴밀히 연결될 수 있는 방법을 찾길 바랍니다. 통일된 목표를 분명히 보여줄 수 있도록 말입니다. 먼 곳까지 뒤져가면서 가상의 군사적 시나리오를 놓고 한국의 역할과 관련한 약간의 견해 차이를 찾기보다는 말이죠.

진행자) 일본은 분쟁 발발 시 타이완을 돕겠다는 의사를 표시했습니다. 일본과 한국 모두 미국과 방위조약을 맺고 있는데요. 조약에 따라 한국도 타이완 분쟁에 개입할 의무가 생기나요?

스나이더 국장) 흥미로운 질문입니다. 미한 관계 이면에 오랜 기간 남아있는 질문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노무현 정부 당시 한국은 (타이완)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을 실제로 우려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타이완 해협의 분쟁과 중국의 공격 역량을 고려하는 가상 시나리오에 대해 점점 더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을 상정하면 일본이 꽤 이른 시점부터 지원에 나서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미국의 동맹이란 맥락으로 보면 한국 군과 기지가 잠재적으로 위험에 처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중국은 타이완 문제에 성공적으로 개입하기 위한 모든 필요 조건을 숙고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한국이 어떤 식으로든 개입하지 않고 어떻게든 빠져들지 않는 상황을 상상하긴 어렵습니다. 또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분쟁을 살펴보면요. 이웃 국가들이 지원 제공 압박을 받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의 조약 동맹이 아닌 나라에서의 분쟁 상황에서 말이죠.

진행자) 주한 중국대사는 이번 주 한국 국회의원에게 한국의 미국 ‘칩4 동맹’ 참여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한국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과거 그랬던 것처럼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가 가능한 건가요?

스나이더 국장) 저는 윤 정부의 정책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보기엔 각 사안별로 결정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 정부는 한국의 이익을 평가하고, 각 사안을 자국의 이익이란 관점에서 판단하는 것이죠. 따라서 이것이 실질적으로 의미하는 건 만약 중국이 한국의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가입이나 칩4 동맹 참여를 공개적으로 막으려 할 때 한국은 자신의 이익을 평가하고 그에 따라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중간 지점에 있는지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지금까지 라이언 하스 선임연구원과 스콧 스나이더 국장의 대담을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워싱턴 톡] 미한 정상 유엔 연설…논란 속 파급 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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