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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방문 한국 의원들, 강제 북송 탈북 어민 2명 신상 공개...“북한에 생사 확인 촉구”


한국 통일부는 지난 2019년 11월 판문점에서 탈북어민 2명을 북한으로 송환하던 당시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 통일부.
한국 통일부는 지난 2019년 11월 판문점에서 탈북어민 2명을 북한으로 송환하던 당시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 통일부.

북한 인권 관련 국제의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 중인 한국 국회의원 대표단이 문재인 전임 정부에 의해 강제 북송된 탈북 어민 2명의 실명을 공개했습니다. 의원들은 북한 지도부을 향해 어민들의 생사를 공개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는 15일 열리는 북한 자유이주민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IPCNKR) 18차 총회를 위해 워싱턴을 방문 중인 한국 대표단이 지난 2019년 전임 문재인 정부가 북송한 탈북 어민 2명의 실명을 공개했습니다.

한국 국회 국민의힘 소속 하태경, 지성호, 홍석준, 황보승희 의원은 14일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이들의 “생사 확인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이름과 나이, 출신 지역 등 기초적 신원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앞서 통일부가 공개한 사진과 영상에서 격렬하게 저항하며 북송을 거부했던 검은 점퍼 청년은 1997년생 우범선 씨로 고향은 함경북도 청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두 번째 탈북 청년은 1996년생 김현욱 씨로 역시 청진 출신이라고 밝혔습니다.

대표단은 이들이 본인들의 의사에 반해 전임 정부에서 북송된 사실을 지적하며 이는 “한국의 법률과 고문방지협약 등 국제법에 어긋나는 비인도적 송환”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북한 내 공정한 재판절차를 신뢰할 수 없고 가혹한 고문 가능성 등을 지적하며 강제 북송 후 3년 넘게 지났지만 생사확인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유엔도 이들의 생사 확인을 북한 당국에 요청했지만 북한 지도부는 모든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대표단은 “국제사회의 공개적이고 단합된 목소리만이 북한 당국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며 북한 지도부는 “판문점을 통해 북송된 탈북청년 2인의 생사여부를 유엔과 국제사회에 공개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대표단의 일원으로 워싱턴을 방문 중인 북한 출신 지성호 의원은 이날 VOA에 탈북 어민들의 생사 확인을 위해 미국과 유엔 관계자들에게 협력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지성호 의원] “이분들의 생사여부에 대해서 문재인 전 정부에 촉구했지만 안 됐었습니다. 그래서 생사여부 확인 노력을 위해서 유엔 관계자,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눌 예정입니다.”

지 의원 등 대표단은 북한 지도부가 “국제사회에서 최악의 인권탄압국이란 오명을 쓰고 싶지 않다면 이 질문에 반드시 답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탈북 어민 북송 사건은 지난 2019년 동해에서 한국 해군에 나포된 탈북 어민 2명을 당시 문재인 정부가 북송한 사건을 말합니다.

문 정부는 이들이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흉악범으로 망명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닷새 만에 북한으로 추방했습니다.

그러나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는 적법한 절차 없이 바로 송환한 문제, 강제송환금지원칙 위배 등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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