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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간단체 '탈북 어민 강제북송' 관련 진정서 유엔 전달...북한 반인권 행태 잇단 고발


지난 2019년 11월 한국 당국이 판문점에서 탈북어민 2명을 북한으로 송환하고 있다. (자료사진=한국 통일부)

한국의 문재인 전임 정부 시절 발생한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건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한 유엔의 적극적 관여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의 반인권적 행태를 막아야 한다는 진정서가 유엔에 잇따라 전달됐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전국탈북민연합회 등 한국 내 민간단체들은 최근 엘리자베스 살몬 신임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과 모리스 티볼빈즈 유엔 비사법적 약식 임의처형 특별보고관에게 2019년 강제북송된 두 탈북 어민의 행방 확인 등을 위해 북한 당국과 교섭할 것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이메일로 보냈습니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의 김태훈 명예회장은 탈북 어민들이 판문점을 통해 북한에 강제로 송환되는 장면이 영상 등을 통해 생생하게 드러났다며, 이는 강제송환 금지 원칙과 같은 국제 인권규범과 탈북민을 한국 국민으로 규정한 한국 헌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태훈 명예회장] “고문받을 위험이 있다고 믿을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는 북한으로 지금 끌려갔다, 그러니까 이를 속히 처형을 중지시키고 이 사람들 소재가 어떻게 돼 있는지 살아 있다면 바로 송환해주도록 북한에 아주 강력하게 요청해달라는 그런 내용입니다.”

한국 검찰은 사건 진상을 규명하고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 당시 북송에 관여했던 사람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당시 북송된 어민들은 2019년 11월 2일 어선을 타고 동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을 남하하다 한국 해군에 나포됐습니다.

이들은 조사 과정에서 망명 의사를 밝혔지만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뒤 도주하는 등 망명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당시 문재인 정부의 판단에 따라 그 해 11월 7일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됐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최근 유엔군사령부에 탈북 어민 북송 당시 장면이 담긴 판문점 CCTV 영상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국방부 문홍식 부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유엔사 측에 관련 자료 보유 여부 등을 문의했고, 현재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방부가 요청한 영상은 유엔사가 관할하는 판문점에 설치된 CCTV 화면입니다.

이는 통일부가 얼마 전 공개한 영상과는 다른 각도에서 촬영된 것으로 당시 현장 상황이 보다 생생하게 담겨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2020년 9월 북한 측 서해상에서 북한 군에 의해 피살된 한국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 씨 아들도 최근 살롬 보고관에게 서한을 보내 북한의 만행을 널리 알리고 재발 방지를 위해 힘써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유엔을 상대로 북한의 반인권적 행태를 고발하는 행동이 잇따라 이뤄지고 있는 겁니다.

고 이대준 씨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김기윤 변호사는 이에 대해 인권이 인류 보편 가치인데다 북한 당국 차원에서 자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020년 9월 한반도 서해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한국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 씨 유족 측 김기윤(가운데) 변호사와 이 씨 형 이래진(왼쪽) 씨. (자료사진)
지난 2020년 9월 한반도 서해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한국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 씨 유족 측 김기윤(가운데) 변호사와 이 씨 형 이래진(왼쪽) 씨. (자료사진)

[녹취: 김기윤 변호사] “인권국가라고 자신들이 스스로 표방하고 주장하고 있잖아요. 그런 주장에 맞게 행동을 해야 하는데 그런 행동을 하지 못한 것들이 계속 나온다고 하면 북한 정부를 향한 인권침해 비난을 받겠죠.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을 계속 지적함으로써 북한 스스로 자제할 수 있는, 정화할 수 있는 그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기윤 변호사는 또 한국 정부가 최근 5년만에 새로 임명한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와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만행을 널리 알리는 데 역할을 해달라고 촉구했고 "이 대사가 적극적으로 도와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인권대사는 2016년 9월 시행된 북한인권법에 따라 북한 인권 증진에 관한 국제적 협력을 위한 업무를 수행하는 직책입니다.

북한 대외 선전매체인 ‘통일의 메아리’는 지난 3일 이 대사의 취임에 맞춰 한국 정부가 “국제무대에서 반공화국 인권 압박 분위기를 고취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며 “악랄할 정치적 도발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전임 정부와 달리 북한 인권 문제에 전략적 명확성을 추구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유엔에서 만일 문제들이 제기되면 과거와 달리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유엔과 협력할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러니까 북한도 과거처럼 마냥 침묵하긴 어려울 것 같고요. 아무래도 유엔에서 공론화가 되면 북한도 모종의 대응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한인권단체인 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남바다 사무국장은 한반도 분단 상황에서 탈북민 북송 등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불거질 문제라며, 남북 간 소통이 막힌 상황에서 북한 주민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유엔을 통한 대북 압박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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