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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신화 한국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북한 주민 기본권·국제공론화 중요...탈북 어민 북송 유엔 제기 공감"


이신화 한국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북한 인권 문제는 주민들의 기본권 문제로 정치화에 휩쓸리지 말고 국제 공론화를 통해 일관성 있게 개선을 시도해야 한다고 이신화 한국 외교부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가 말했습니다. 또 제77차 유엔총회에 제출될 북한 인권 보고서와 결의안에 탈북 어민 북송 사건도 포함되길 바란다며, 국제사회가 공감할 법적 근거를 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4일 이 대사를 전화로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에는 ‘인권’에 관한 직책이 없습니다.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가 어떤 역할과 활동을 하는지, 왜 이 직책이 필요한 것이지 먼저 설명해 주시죠.

이신화 한국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북한 인권이라고 할 때 광의의 의미로 국군포로, 납북자, 억류자, 탈북자, 북한 인권 이렇게 (북한인권법에) 되어 있고요. 이산가족도 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업무는 이런 인권 문제를 국제 공론화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국제협력, 가장 중요한 것은 ‘책임규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권 침해를 추적하고 모니터하고 기록하고 남기고 보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장 처벌하지 못하더라도 향후 공식 문서로 쓸 수 있어서 주민의 인권을 유린하는 북한 지도자들에게 경종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실제 예방적 효과도 있습니다. 북한 지도층도 내가 터무니없이 인권을 침해하면 처벌, 문제가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게 해서 예방적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기자) 그런 조사와 기록을 담당하는 통일부 북한인권기록센터와 법무부의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역할이 지난 몇 년 동안 유명무실 방치되다시피 했고 유엔 인권기구 등과의 국제협력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 대사) 제가 알기로는 방치보다 원래 해야 할 의무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사실 법무부가 같이 케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게 지난 5년 동안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죠. 아시겠지만 통일부 기록센터가 기록한 것을 법무부가 넘겨받지 않습니까? 보존만 할 수밖에 없어서 법무부의 역할이 제한돼 있는데, 어차피 법으로 분류돼 있으면 저는 통일부와 법무부가 굉장히 잘 협조하면서 국제법, 국내법, 형사법, 국제인도법, 인권법에 근거해 문제가 되는 쟁점을 국가적 과제 등으로 면밀히 분석해서 보고서 만들고 공개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할 것 같은데, 법적 효용성을 가지려면 법무부가 검사, 지휘 연결이 되어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부분들이 강화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의 역할 중에 책임추궁과 함께 ‘관여’도 상당히 강조하셨습니다.

이 대사) 네, 국제 관여가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도적 지원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 이유는 인도적 지원이 주민들의 일상생활을 개선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책임추궁과 건설적 관여가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북한 주민들에게 왜 인권대사가 필요한지를 제가 북한 정권에게 설명한다면 인도적 지원을 주민들을 위해 받아야 주민들이 동요하지 않겠죠. 북한 정권은 자기들 정권 안정이 제일 중요한데 국민이 배고프고 동요하면 북한 정권에 좋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손바닥으로 계속 하늘을 가릴 수 없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유엔 제재를 위반하지 않으면서 WFP나 유니세프 같은 국제기구를 통해 통 큰 대북 지원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기자) 북한 주민들의 인권과 인도적 입장을 국제사회에서 대변하고 개선을 시도한다면, 먼저 탈북민을 포함해 북한 주민들이 무엇을 정말 원하는지 경청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이 대사) 최근에 탈북민이 너무 많이 들어오지 않아서 하나원에도 지금 열 명 남짓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탈북자 (지원)단체나 탈북민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또 COI 보고서도 제게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그것만으로는 북한 정권을 움직일 수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인간안보와 다자외교를 전공한 학자로서 인류 보편적 인권 차원에서 북한 인권을 바라보는 활동을 열심히 하고 싶어요. 이유는 인권이 우리나라나 미국도 그렇고 많은 나라에서 정치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그렇지 않은 순수하게 국제 인권을 공부하는 학자, 국제법 전문가, 정책수립자, 시민사회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 반드시 북한 인권 문제를 잘 알고 있는 것 같지도 않고요. 그래서 이런 분들을 포함해 왜 북한 인권 문제는 인류 가장 보편적 문제, 인류의 기본권 문제란 것을 알리면서 접근하는 게 북한 정권에도 자극을 좀 더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자)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과 3일 처음으로 화상 통화를 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셨습니다. 책임규명과 관여라는 투 트랙은 이미 이전 보고관들이 강조해 온 것이기 때문에 대사님과도 큰 견해차가 없을 것 같은데, 뭔가 새롭게 제기된 아이디어나 접근, 희망적 신호가 있었습니까?

이 대사) 살몬 특별보고관이 8월 말에 한국을 방문한다고 합니다. 사실 인권은 국제법 차원보다는 도덕적 요청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존엄을 이야기하는 가장 필요한 권리를 인권이라고 하니까요. 그럼 여기서 ‘인권’하면 굉장히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고 어느 관점에서 보느냐가 중요하니까 기본권을 갖고 우리가 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북한의 인권 문제는 기본권, 주민들의 생존 문제가 잘 지켜지고 있는지를 잘 봐야 할 것 같은데, 이런 얘기는 한국에서 만나면 하려고 자세히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분이 국제법 학자이기 때문에 그렇게 접근하기를 바라고 있고요. 이분과 제가 나눈 특이한 얘기 하나는 미국과의 협조만 얘기하는 순간 북한 인권 문제 접근이나 제 역할이 굉장히 정치적이 될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니 보다 글로벌하게 미국, 한국, 유엔 이 셋을 중심으로 하지만, 유럽, 아세안, 남미, 유엔 등 전체를 아우르는 글로벌한 공론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얘기했더니 살몬 보고관도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얘기했고 같이 많이 대화하고 싶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기자) 적지 않은 국제 인권 전문가들은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2014년 북한 인권 실상의 바이블로 불리는 수백 쪽의 최종보고서를 발표한 상황에서, 퀸타나 전임 특별보고관이 초기에 북한 방문을 위해 너무 북한 정권의 눈치를 살피다가 시간을 허비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책임규명 등 위원회가 권고한 사안들에 진전이 거의 없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그런데, 살몬 보고관도 첫 성명에서 자신의 최우선 과제는 북한 정부와 소통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과거의 실책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이 대사) 조심스럽긴 합니다만 저도 그런 비판을 들었습니다. 특히 국내 북한 인권 관련 시민사회단체들한테요. 그런데 살몬 보고관이 북한과 소통을 많이 하겠다고 한 게 퀸타나 전 보고관의 생각을 이어간다고 저는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비판이 있다는 것을 살몬 보고관이 이번에 서울에 왔을 때 저희 시민사회단체들을 많이 만난다고 했으니까 우려를 경청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만나서 이런 우려를 제대로 전달하고 북한 정권과의 관계를 고려해 책임규명(Accountability) 등을 포함하여 민감하지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들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할 계획입니다. 북한과의 소통 자체를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북한 실상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를 바라고, 필요하다면 저 역시 그 과정에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기자) 대사 임명장을 받으신 직후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로부터 축하 전화를 받으셨고 국무부도 VOA의 논평 요청에 환영과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미국 정부와 앞으로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점들을 공조하고 싶으신가요?

이 대사) 제일 먼저는 미국도 북한인권특사를 임명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한미가 해야 할 중요한 공조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국무부 직원뿐 아니라 미국의 싱크탱크 사람들도 많이 원하고 있고 10월 초에도 관련 회의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또 특사 지명 여부와 관계없이 해야 할 일은 미국이 전임 트럼프 행정부처럼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이나 우선순위에 따라 인권을 앞에다 놨다가 뒤로 제쳐뒀다가 왔다 갔다 하는데, 그러지 말고 인권은 굉장히 일관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고요. 바이든 행정부가 현재 국내외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 엄청나게 많지 않습니까? 그래서 북한 문제가 약간 뒷전으로 간 게 아닌가 저는 우려하고 있습니다. 저는 북한 인권을 맡은 대사로서 미국이 본인들의 우선순위가 많지만 존경받는 글로벌 리더가 되려면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 일관적으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얘기를 계속하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기자) 탈북 어민 북송 문제에 관해서는 국내·국제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얘기하셨습니다만 이 사안은 이제 미국 의회 청문회에도 등장하고 국제인권단체들이 우려를 제기할 정도로 국제 이슈화가 됐습니다. 유엔 사무총장과 살몬 특별보고관이 다음 달 개막하는 77차 유엔총회에 북한인권 상황 보고서를 각각 제출할 예정입니다. 유럽연합도 다시 북한인권결의안을 제출할 예정이고요. 여기에 탈북 어민 북송문제, 또 한국 해수부 공무원 이대준 씨 피격 사건 등이 포함되도록 한국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이 대사) 포함이 돼야 한다는 것에 대해 NGO 단체들에서 굉장히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9월에 북한 자유이주민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IPCNKR)이 워싱턴에서 총회를 열 때 그런 부분들을 촉구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중요한 예로 (보고서와 결의안에) 들어가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역시 정치화가 된다면 문제이니까 왜 그게 국내법, 국제법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법적 근거가 있거든요. 그 근거를 분명히 제시하는 노력을 먼저하고 그 노력에 따라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국제사회가 거기에 공감하고 내용은 넣는다면 훨씬 더 효과적인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전혀 없고 외부에서 북한 비핵화와 인권 개선 압박에 한계가 있는 만큼 북한 주민들 스스로 북한의 변화를 주도할 역량을 강화시켜 줘야 한다는 권고가 국제사회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 정부도 대북 정보 유입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데, 동의하시나요?

이 대사) 원론적으로는 그것이 어쩌면 제일 좋은 방법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뒷부분도 반드시 봐야 할 게 지금 김정은이 유례없이 주민 통제를 강화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상황에서 외부 정보를 몰래 봐야 하는데, 잡혀서 더 많은 인권 유린이 나타날 수 있고, 안전장치를 보장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런 정보 유입이 북한 주민들을 더 어려운 상황으로 빠트리면 어쩌나 하는 우려 때문에 (외부 정보를) 적극적으로 북한에 보내야 한다고 말하기가 조금 조심스럽습니다. 그 원칙이나 이유 목적은 충분히 공감하고 있습니다만. 이 부분은 제가 더 많은 분과 대화를 나누면서 생각을 더 정리하고 싶습니다.

기자) 중국 내 탈북민 문제와 관련해 유엔 난민기구(UNHCR)가 중국 정부의 완강한 반대로 관여하기 힘든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더 창의적이고 적극적으로 중국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김하중 전 주중 한국 대사는 과거 외교 당국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국 당국을 적극 설득해 임기 중에 탈북민 1천 65명을 한국으로 보냈다고 회고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사) 김하중 전 대사님의 이야기를 저도 참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만 지금 중국은 예전의 중국이 아닌 것 같아요. 미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시진핑의 중국은 북한이 훨씬 더 유리한 것을 많이 챙길 수 있는 상황으로 보여서 저는 우려됩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의 창의적 방식은 한국이 UNHCR에서 다른 공조 국가들과 목소리를 높였으면 좋겠어요. UNHCR이 좀 더 강하게 얘기해야 할 것 같아요. 유엔의 주요 기구들이 각자 플레이 하는 게 아니라 같이 힘을 합해서 북한 인권이나 탈북 난민 보호를 위해 압력을 넣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 방안 자체 논의에 대해 우리가 적극적인 아이디어를 넣는 것은 괜찮겠지만, 우리 혼자 소리를 높여서 하는 것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신화 한국 외교부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로부터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계획과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영권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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