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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탈환지 방문 "최종 승리까지 전진"...바이든 "우크라이나 상당한 진전 확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4일 북동부 탈환지 이지움을 방문해 장병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4일 북동부 탈환지 이지움을 방문해 장병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4일,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러시아군으로부터 탈환한 북동부 하르키우 주 이지움을 방문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퇴각한 이지움의 상황을 둘러보면서 "매우 충격적으로 보이겠지만 내겐 놀랍지 않다"며 "러시아에 점령됐던 부차(수도 크이우 인근 도시) 등지에서 건물이 부서지고 사람이 죽는 등 이와 똑같은 상황을 이미 봤다"고 말했습니다.

이 지역에서는 수개월에 걸친 포격과 미사일 공격으로 군사시설은 물론, 주거지역이 파괴됐습니다. 러시아군이 최근 철수하면서 발전소 등 주요 시설을 추가로 파괴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14일) 현장에서 우크라이나 국기를 게양하고 장병들과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4일 북동부 탈환지 이지움을 방문해 국기 게양식에 참석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4일 북동부 탈환지 이지움을 방문해 국기 게양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어서 도시 곳곳을 둘러보고 주민들과 인사하며, 파괴된 기간시설을 재건하는 인력을 격려했습니다. 또한 하르키우 지역의 동절기 대비 에너지 안보에 관한 회의를 현지에서 주재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파랗고 노란 우리 국기는 해방된 이지움에 이미 휘날리고 있다"고 적은 뒤 "다른 모든 우크라이나의 도시와 마을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우리는 승리를 향해 오로지 한 방향으로 전진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지움은 하르키우 주의 전략 요충지로서, 도네츠크 주와 루한시크 주가 속한 돈바스 지역을 되찾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거점입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북동부 전선의 하르키우 주 일대 바라클리아, 쿠피안스크에 이어 이지움을 약 6개월 만에 러시아로부터 수복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13일) 밤 영상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가 4천㎢ 넘는 탈환지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고, 또다른 4천㎢에서 안정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 바이든 "우크라이나 상당한 진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북동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을 밀어내고 반격에 성공한 데 대해 "상당한 진전"이라고 13일 평가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예비선거에 투표한 뒤 취재진과 환담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예비선거에 투표한 뒤 취재진과 환담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전쟁의 결말을 판단하긴 아직 이르고, 전쟁은 "비교적 긴 시간 동안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예비선거 투표에 참여한 뒤, 우크라이나 전쟁이 전환점에 도달했는지에 관한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반응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 질문에 답할 수가 없다. 말하기 어렵다"고 밝히면서 "우크라이나인들이 상당한 진전을 이룬 것은 확실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이번 전쟁은) 장기전(a long haul)으로 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 백악관 "며칠 내 추가 무기 지원"

이날(13일) 백악관은 조만간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무기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브리핑에서 "며칠 내에 추가 안보 지원 패키지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이를 위해 우크라이나와 매일 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이어서 "우크라이나에 어떤 군사 지원이 필요한지 실시간으로 논의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지난 몇 주, 몇 달간 제공한 무기 체계는 우크라이나가 방어와 공격에 나서는 데 중요하고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우크라이나가 하르키우 등을 탈환한 현 상황을 환영한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전환점에 도달했는지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판단할 일이지만 최소한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동력을 확보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하르키우 주 등 북동부 영토들을 탈환한 우크라이나군이 돈바스 일대에 걸친 동부 전선에 전력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이야기입니다.

커비 조정관은 이어서 "우리(미국)는 계속해서 최선을 다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우크라이나, 미국과 작전 논의"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성공은 몇 달 전부터 미국·영국 정보당국 등과 전략을 긴밀히 논의한 결과물일 수 있다고 13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우크라이나 당국은 반격 작전 개시 전 몇 개월 전부터 구체화된 전략을 논의했습니다.

당초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점령한 남부 헤르손을 탈환해 아조우해 연안을 따라 동부 돈바스 최남단인 마리우폴을 되찾고, 동쪽으로 수복 범위를 넓힌다는 광범위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와 전략 요충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와 전략 요충지

이 시기에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헤르손 수복을 중심 주제로 '워 게임'을 진행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하지만 시험 결과 헤르손 탈환 작전이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결론이 나오자 새 전략을 수립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습니다.

이에 그동안 정보 공유를 꺼려왔던 우크라이나 군 지휘부는 입장을 바꿔 적극적으로 작전계획을 공개하고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안드리 예르막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장이 나서 본격적으로 반격 작전을 여러 차례 논의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설명했습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과 우크라이나군 수뇌부도 정기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전략·전술적 지원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신속한 반격 작전계획 수립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효과적인 반격을 위해서는 겨울이 오기 전에 실행돼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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