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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원들, 북한 핵실험 재개 가능성에 ‘중국 세컨더리 제재’ ‘미한일 3국 공조 강화’ 강조


크리스 밴 홀런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크리스 밴 홀런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미국 의회 내에서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은행에 이른바 ‘세컨더리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북핵 문제에 대한 미한일 3국 공조의 중요성도 강조되는 가운데 일각에선 강력한 모니터링을 전제로 북한의 제한적인 핵 보유를 허용하자는 주장도 나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과 한국 정부가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을 거듭 언급하고 있는 가운데 의회 내에서는 미국 정부가 북한을 돕는 중국 금융기관에 세컨더리 제재를 적극 가해야 한다는 제안이 초당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크리스 밴 홀런 상원의원은 최근 세출위 청문회에서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재무부가 추가 대북 제재와 관련해 중국 기반 업체들에 대한 제재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밴 홀런 의원] “That documented a number of other entities and categories of entities that contribute to leakage in the North Korea sanctions regime. They pointed specifically to China based entities and shipbuilding and shipping. And so I would encourage you to use that as a guide.”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이 올해 초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대북 제재 체제에 구멍을 내는 여러 종류의 기관, 단체들을 적시했고, 특히 중국에 기반을 둔 선박업체와 해운업체들을 지적한 만큼 재무부가 이를 지침으로 삼길 독려한다”는 것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월부터 시작된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대북 제재를 여러 차례 단행했지만 이런 제재에 중국 개인과 기관에 대한 제재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미 의회 내에서 초당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 정부는 북한이 7차 핵실험 준비를 끝낸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11일 전화브리핑에서 “미국은 북한이 풍계리 핵 실험장에서 7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한국의 이종섭 국방장관도 29일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고 7차 핵실험 준비까지 완료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티브 샤봇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스티브 샤봇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하원 외교위 아태 소위 공화당 간사인 스티브 샤봇 의원은 최근 청문회에서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도록 압박해야 한다며,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금융기관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제재는 “분명히 중국의 관심을 끌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세컨더리 제재는 “공화당과 민주당 정부 모두 꺼려온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스티브 샤봇 미 하원 외교위원회 아태소위 공화당 간사] “That would most assuredly get their attention, but it’s something that both Republican and Democratic administrations have been reluctant to do.”

현 국제정세 속에서 대북 제재에 비협조적인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의원들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공화당의 앤 와그너 하원의원은 최근 청문회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독재적인 정권들은 점점 더 밀착하고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제재 의지를 계속 신뢰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녹취:와그너 의원] “The world's most authoritarian regimes are growing ever more closely aligned

민주당의 크리시 훌라한 하원의원도 최근 청문회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가 북한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미국이 대외 관계에서 제재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했습니다.

아미 베라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
아미 베라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

하원 외교위 아태 소위원장인 민주당의 아미 베라 의원도 최근 워싱턴의 한 싱크탱크가 주최한 대담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가 (대북 제재를 막아온) 중국이나 러시아와 함께 무슨 조치든 취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겠다”고 비판했습니다.

베라 의원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이를 미한일 3국 공조 강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아미 베라 미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 “Within the Korean public, within the Japanese public…”

“갑작스러운 북 핵실험에 직면했을 때 그 위협은 매우 현실적인 것이 되기 때문에 이를 지정학적 안보에 대한 미한일 3국 관계의 강제함수(forcing function)로 이용해 ‘한일 간 역사적 문제는 제쳐두고 3국 관계를 강화하자’고 하는 것은 한국, 일본 대중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겁니다.

미한일 3국 공조 강화는 미 의원들이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강조하는 핵심 사안 중 하나로 꼽힙니다.

샤봇 의원은 최근 청문회에서 북한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을 돕는 중국 은행에 대한 세컨더리 제재 등 제재 집행 강화와 함께 미한일 3국 공조 역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랫동안 진전이 없는 북한 문제에 대한 의원들의 피로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샤봇 의원은 최근 청문회에서 “현실을 인정하자”면서 “북한은 수십년 동안 미국과 한국의 여러 대통령을 괴롭혀 왔고, 우리가 무엇을 시도했건 간에 제대로 된 일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샤봇 의원] “Let's face it. North Korea has bedeviled multiple American and Korean presidents for decades now…it seems that no matter what we've tried it, it's come to not, certainly not very much.”

베라 의원도 “북한의 핵 역량이 가까운 미래에 제거될 것으로 보진 않는다”며 “(북한 문제는) 이런 맥락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의회 내 일각에서는 미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상원 외교위 동아태 소위원장인 민주당의 에드워드 마키 의원은 최근 본회의장 연설에서 “북한의 비핵화는 가치 있는 장기적 목표지만 우리는 겸손하게 한반도에서의 전쟁 위협을 낮추는 ‘가능한 단계적 조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의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은 최근 청문회에서 미국의 대북 정책은 수십 년 동안 실패했기 때문에 이제 더 많은 것을 하되 덜 기대하고 작은 것에 만족해야 한다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강력한 모니터링을 전제로 한 북한의 일부 핵무기 보유’와 같은 합의에 만족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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