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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 해외 여행자 급증·북한은 2년 반 넘게 국경 봉쇄 중"..."이동의 자유 보장해야"


북한 평양 국제공항에서 지난 6월 관계자들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세계 많은 나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방역 조치를 완화하면서 해외 여행자가 다시 급증하고 있지만 북한은 2년 반이 넘도록 국경을 걸어 잠그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북한 정부에 주민의 ‘이동의 자유’ 보장을 촉구하고 있고 탈북민들은 정치쇼 대신 국경을 열어 주민들의 먹고살 권리를 보장하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온라인 여행정보지인 ‘The Vacationer’는 지난 8일 자체 설문조사와 여러 통계를 바탕으로 미국인의 20%인 5천 300만 명이 올여름 해외여행을 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미국여행협회(ATA)는 지난 4일 미국인들의 여행 경비가 팬데믹 전인 2019년 수준을 석 달 연속 넘어섰다며, 지난 6월 한 달 동안에만 1천 50억 달러를 여행 경비로 지출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도 해외에서 여름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 6월에만 한국 국민 36만 8천 명이 해외여행을 떠나 전년 동기보다 무려 700%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본격적인 여름휴가 인파가 7~8월에 집중되는 것을 감안하면 미국과 한국 모두 해외 여행객은 작년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증가할 것이라고 여행 업체들은 전망합니다.

많은 국가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방역 조치를 완화하면서 이렇게 여권을 들고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다시 급증하고 있지만 북한은 2년 반째 나라 안팎의 봉쇄를 풀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 4월 표결 없이 컨센서스(합의)로 채택한 북한인권결의안에서 ‘이동의 자유’를 4번이나 언급하며 북한 정부에 주민들의 이동의 자유 보장을 촉구했었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 북한인권결의] “Ensuring that everyone within the territory of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enjoys the right to liberty of movement and is free to leave the country, including for the purpose of seeking asylum outside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without interference by the authorities of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북한 영토 안에 있는 모든 이가 이동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향유하고, 북한 당국의 개입 없이 국외 망명을 목적으로 한 출국을 포함해 자유로운 출국의 보장”을 촉구한 겁니다.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당시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도 유엔에 제출한 마지막 보고서에서 북한 당국이 “장기간 국경을 전면 봉쇄하고 시도 간 이동도 제한해 (북한이) 그 어느 때보다 더 고립된 상황”이라며 지난해에 이어 봉쇄 해제를 거듭 촉구했지만 북한 당국은 이를 모두 외면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사는 탈북 난민 최 모 씨는 14일 VOA에, 최근 통화한 북한의 가족은 “중국과 밀무역은 엄두도 못 내고 다른 도시로 움직이는 것도 제한이 너무 많아 먹고사는 게 너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의 한 기독교 선교단체가 지난 주말 개최한 미국 내 탈북난민 연례 수양회에 참석했던 일부 탈북민은 15일 VOA에, 탈북 난민 모두가 북한 정권의 이런 ‘셀프 봉쇄’ 상황에 큰 우려를 나타냈다고 말했습니다.

10여 년 전 난민 지위를 받아 미국에 입국한 글로리아 씨는 “자유세계에 정착한 탈북민은 ‘이동의 자유’가 먹고사는 문제뿐 아니라 인간의 기본 권리에 있어 얼마나 소중한지를 나와서야 깨닫는다”며 여권을 그 예로 들었습니다.

미국 입국 4년 7개월 만에 시민권을 받고 바로 신청해 받은 여권은 자신에게 “자유의 날개”와도 같았다는 겁니다.

[녹취: 글로리아 씨] “(일반 주민은) 북한에서 여권을 상상도 못 하죠. 여권? 이것은 가지고 싶지만 가질 수 없는 굉장히 별개의 것이었는데, 여기서 여권을 받았을 때 자유라는 느낌을 다시 실감했던 것 같아요. 아 이 여권 갖고 어디든 갈 수 있겠구나. 여권이 그냥 여권이 아니라 제 날개였어요.”

북한 주민들은 “이런 ‘자유의 날개’를 김정은에게 빼앗겼기 때문에 자신이 자유롭게 이동할 권리가 있다는 생각조차 못 한다”는 겁니다.

미국과 한국 등 많은 나라에서는 국민이 온라인 등으로 신청서를 다운로드 받아 작성해 신분증과 사진, 비용을 제출하면 통상 10년 안팎 기간의 여권을 발급받아 언제든 자유롭게 해외로 여행을 떠날 수 있습니다.

중국 파견 북한식당 지배인 출신으로 미국에 사는 허강일 씨는 한국에서 여권을 신청 일주일 만에 발급받았다며, 이는 “북한 관리들조차 상상하기 힘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전체 주민의 1~2% 만이 오롯이 해외 파견 등 국가가 허용한 목적으로만 여권 발급을 허용하고, 이조차도 순조롭게 받으려면 뇌물이 필수적이며, 발급 기간도 몇 달 이상 소요되는 것은 물론 해외에 도착하면 여권을 보위부 요원이 강제로 수거해 관리한다는 겁니다.

[녹취: 허강일 씨] “솔직히 아프리카 못 사는 나라가 있다고 하지만 그 사람들 다 여권 만들면 갈 수 있는데, 지구상에 북한이란 나라는 여권 자체도 북한 독재에 필요한 도구로 만들었고, 개인 사적 용무로 쓸 수 있는 여권이 아니죠. 김정은의 돈벌이로 사용하는 게 여권이고, 여권이 있어도 북한 정권의 감시를 받으며 사는 게 북한 시스템이죠.”

‘이동의 자유’는 유엔 등 국제사회가 보장하는 인간이 누려야 할 가장 기본적 권리 중 하나입니다.

북한이 유엔 회원국으로서 반드시 준수해야 할 세계인권선언 제13조는 “모든 사람은 자국 안에서 이동과 거주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이 비준한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12조 1항도 “이동의 자유와 거주의 자유에 관한 권리”를 기본권으로 강조하고 있고, 북한 헌법 75조 역시 “공민은 거주, 여행의 자유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그러나 최종보고서에서 이런 권리를 주민들이 모두 박탈당하고 있다며, 북한 체제는 “주민들이 외부 세계는 물론 내부적으로도 서로 접촉할 수 없도록 고립화하는 정책을 통해 강화되고 유지되며, 이는 주민들의 이동의 자유 전반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었습니다.

재임 시절 북한을 두 번 방문했었던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12일 VOA에, 북한은 주민들뿐 아니라 외국인, 특히 외국 관료의 입국에도 이런 자유를 통제하는 것이 대부분의 나라와 다른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킹 전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자료사진)
로버트 킹 전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자료사진)

[녹취: 로버트 킹 전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But it was not nearly as complicated as difficult as it was to go to North Korea. Because North Korea is discouraging people visiting and this is even before COVID it was quite difficult for people who wanted to go to visit North Korea.”

킹 전 특사는 많은 나라를 방문해 봤지만 “북한에 가는 것 만큼 그렇게 복잡하지는 않았다”며 북한 당국은 외국인의 방문을 꺼리기 때문에 심지어 코로나 이전에도 북한을 방문하려는 사람들은 입국 절차가 상당히 힘들었다고 회고했습니다.

많은 나라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서로 교류하고 방문하며 국익과 삶을 더 풍부하게 하지만 북한은 내부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엄격히 통제하기 때문에 북한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업가조차 방북을 주저하게 만든다는 겁니다.

원예 사업 때문에 지난 몇 년 동안 네덜란드와 미국의 여러 지역을 방문했다는 글로리아 씨는 “북한에 있을 때 이런 자유로운 여행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이 북한을 세상에서 가장 고립시키면서도 최근 연설을 통해 “코로나 방역 승리를 운운하고 주민들을 오열하게 하는 정치쇼를 보면서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글로리아 씨] “어휴(한숨), 북한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우물 안의 개구리. 정말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사람들이 북한 주민들일 것 같아요. 정말 불쌍하죠. 해외 여권을 둘째치고 국내에서도 마음대로 못 다니잖아요. 가장 기본적 권리를 박탈하는 그런 시스템이 지구상에 북한밖에 없죠.”

허강일 씨는 “최근 통화한 북한 지인들에 따르면 해외 파견 관리와 일군들은 이동의 자유는 물론 국내 정보 누출 우려 때문에 서신 교환마저 2년 넘게 끊긴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주민들을 세뇌와 고립에서 깨우기 위해 국제사회가 외부 정보를 훨씬 더 많이 북한에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허강일 씨] “그러니까 세뇌가 얼마나 무섭나 보십시오.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국내에 갇혀있고 바깥세상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그러니까 김씨 정권이 국민을 눈뜬 소경(시각 장애인)으로 다 만들고 다 자기한테 충성하는 아첨꾼으로 만든 거죠. 정보를 더 많이 보내야 합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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