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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핵전쟁 피하려면 우크라이나 영토 상실 받아들여야"...'푸틴 건강 이상설' 공식 부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오른쪽) 벨라루스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회동하고 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오른쪽) 벨라루스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회동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핵 전쟁의 심연'에 빠져들기 전에 무력 분쟁을 중단해야 한다고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21일 밝혔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AFP 통신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이제는 멈추고 우리가 어떻게 살 수 있을지 알아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제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과 작전, 엉망진창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더 가면 핵 전쟁의 심연"

루카셴코 대통령은 현재 전황에 관해 "여기서 더 나아가면 핵 전쟁의 심연이 있다"며 "그곳에 갈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전쟁을 마무리하는 과정에 "모든 것은 우크라이나에 달려 있다"고 루카셴코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특히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영토 상실을 우크라이나 측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지금 이 순간의 특성은 우크라이나가 더 잘 수용할 수 있는 조건으로 전쟁이 끝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또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를 상대로 분쟁을 도모한 것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원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협상 테이블에 앉아 그들(우크라이나와 서방 측)이 러시아를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동의"하라고 우크라이나 당국을 향해 촉구했습니다.

◼︎ 벨라루스군 참전 전망 이어져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주요 동맹입니다. 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을 적극 지원했습니다.

특히 개전 직전 합동 훈련 명목으로 자국 영토에 러시아군을 유치해,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 쪽에 가까운 북부 국경 진입 경로를 제공한 바 있습니다.

지난 2월 24일 개전 이후에도 벨라루스군이 러시아군을 도와 참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지난 18일 포브스 우크라이나판과의 인터뷰에서 벨라루스군의 참전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실행할 경우 단교를 비롯한 강경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러시아 '대통령 건강 이상설' 공식 부인

이런 가운데 러시아 정부가 21일 공식 경로를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을 거듭 부인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관해 우크라이나, 미국, 영국의 정보 전문가들이 지난 몇 달 동안 다양한 말들을 내뱉어왔다"면서 "이것(이상이 있다는 이야기)은 가짜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몇 달 전부터 제기된 푸틴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은 20일 이란 방문 현장 영상이 공개되면서 증폭됐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테헤란에서 개최한 기자 간담회에서 잦은 기침을 하며, 오른 팔이 불편한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에 관해, 인테르팍스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가벼운 감기에 걸렸다고 전했습니다. '테헤란은 (기온이 섭씨) 38도 이상으로 매우 더웠고 그곳 에어컨이 매우 강했다'고 푸틴 대통령이 설명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 "푸틴 건강상태 알려진 것 거의 없어"

최근 서방 매체들과 러시아 독립 언론 등은 푸틴 대통령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전했습니다.

AFP 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이래 이상한 행동을 보여 주목받았으나 건강 상태에 관해 거의 알려진 게 없다고 지난 달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코로나 백신을 접종했다고 밝히면서도 세계 다른 정상들이 사진과 영상 등을 공개한 것과 달리, 실제로 백신을 맞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정부 주요 당국자들과 회의할 때나, 모스크바를 방문한 외국 정상들과 회담할 때 이례적으로 멀리 떨어져 대화하는 모습으로 주목 받았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월 모스크바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월 모스크바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5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발을 비틀고 어색하게 앉아 있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비슷한 시기 프랑스 주간지 파리스매치는 푸틴 대통령이 과거 해외 순방 당시 화장실에 갈 때 수행원을 대동해 자신의 배설물을 수거하도록 지시한 사실을 전했습니다. 외국 세력이 의학적으로 분석할 수 없도록 한 조치라고 보도됐습니다.

앞서 지난 4월 러시아 탐사보도매체 프로엑트는 푸틴 대통령이 남부 휴양도시 소치를 방문할 때마다 대규모 의료진을 대동했음을 확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 미 "푸틴 너무 건강"

하지만, 미국 정보 당국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20일 콜로라도에서 열린 애스펀안보포럼에서, 푸틴 대통령의 건강이 나빠졌다는 첩보는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건강과 관련해 많은 루머가 있는데, 우리가 알 수 있는 한 그는 완전히 너무 건강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너무 건강하다'는 말에 청중이 웃음을 터뜨리자, 정보기관의 공식 판단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번스 국장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인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를 지냈습니다.

◼︎ "자신만의 현실관 갖고 있다"

번스 국장은 러시아 현지에서 근무했던 경험과 지난해 11월 모스크바 방문을 기반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푸틴 대통령의 관점을 분석했습니다.

번스 국장은 "푸틴 대통령은 자신만의 현실관을 갖고 있다"면서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에서 보듯,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지난 수년간 사적으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는 실제의 국가가 아니라고 한 발언을 들었다"고 번스 국장은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그(푸틴 대통령)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지배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믿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번스 국장은 러시아가 현재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상태이며, 푸틴 대통령의 이란 방문이런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와 이란은 많은 국가와 배척하고 있어서, 서로 협력하기 위해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이란이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할 전투용 드론 수백대를 러시아에 공급할 채비를 마친 것으로 보는 미국 정부의 판단을 확인했습니다.

번스 국장은 "이란은 러시아에 드론을 공급할 생각을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그러나 이것은 러시아의 국방력이 약화됐다는 신호탄이라고도 말했습니다.

◼︎ 러시아 '노르트스트림 1' 가스관 재가동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독일 등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 1'을 예정대로 재가동했습니다.

21일 노르트스트림 운영사 홈페이지에는 중앙유럽표준시(CET) 기준 06~07시에 러시아에서 독일로 시간당 2천928만4천591kwh의 가스를 보내도록 한 공급 요청서가 올라왔습니다.

앞서,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은 정기 점검과 유지·보수 작업을 이유로 노르트스트림 1 가스관을 지난 11일부터 열흘 간 중단하고 이날부터 다시 가동하겠다고 공지한 바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정비를 위한 일시 중단이지만, 독일 등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을 압박하는 조치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재가동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로버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러시아가 보수를 마친 이후에도 가스 공급을 재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난달 30일 전망한 바 있습니다.

러시아 측이 약속한 날짜에 가스관을 재가동했지만 공급 물량은 제한될 예정입니다.

이와 관련, 클라우스 뮐러 독일 연방네트워크청장은 "가즈프롬이 노르트스트림 1 수송 용량의 30%만 공급할 것이라고 알려왔다"고 전날(20일)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뮐러 청장은 이같은 물량이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계약상으로 합의된 부분은 아니"라고 ZDF 방송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러시아는 지난달 16일부터 독일로 공급되는 가스를 40% 수준까지 줄였습니다.

이후 이달 11일부터 열흘간 노르트스트림 1 유지 보수 작업에 들어가면서 독일 공급량은 0㎥이었습니다.

이후 가즈프롬은 독일 지멘스 에너지에 가스 터빈의 수리를 맡겼습니다. 지멘스 에너지는 다시 캐나다에 이 터빈의 수리를 맡겼는데, 캐나다 정부는 이 터빈을 대러시아 제재 대상으로 보고 독일로 반출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이후 캐나다 정부는 대러 제재 대상 확대 방안과 함께 가스 터빈을 독일로 돌려보낼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이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가즈프롬 측은 지난 13일 성명을 통해 "노르트스트림 1 가스관의 핵심 시설이 안정적으로 가동할 수 있을지 객관적인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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