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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독일행 '노르트스트림 1' 가스관 잠정 폐쇄...오데사 아파트 등 폭격 20명 이상 사망


독일 북동부 발트해 연안 도시 루브민의 '노르트스트림 1' 가스관 운영 시설을 관계자가 점검하고 있다. (자료사진)
독일 북동부 발트해 연안 도시 루브민의 '노르트스트림 1' 가스관 운영 시설을 관계자가 점검하고 있다. (자료사진)

러시아에서 독일로 이어지는 해저 가스관 '노르트스트림 1'이 오는 11일 잠정 폐쇄됩니다.

러시아 가스관 운영사인 '노르트스트림 AG'는 1일 보도자료를 통해 "11일부터 21일까지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2개 라인 운영이 일시 중단될 것"이라고 발표하고 "자동화 시스템 정비를 포함한 정기 점검을 위한 조치"라고 밝혔습니다.

이같은 결정은 "관계 당국과 사전 조율을 거쳤다"고 덧붙였습니다.

노르트스트림 AG의 최대 주주인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도 가스관 잠정 폐쇄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업체 측은 유지·보수 작업 목적이라고 설명했으나, 정비가 끝난 뒤 천연가스 공급이 재개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독일 매체들은 보도했습니다.

로버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노르트스트림 AG' 측의 발표 전날(30일), "러시아가 보수를 마친 이후에도 가스 공급을 재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뮌헨 시내 행사에서 밝혔습니다.

또 "가스관에 발생한 기술적 문제는 핑계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지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스 분쟁' 중"이라고 하베크 장관은 말했습니다.

이어서 "가스관에 필요한 부품이 공수된다고 해도 분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방의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제재 등에 대한 보복 수단으로 러시아가 가스를 활용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가스프롬 측은 서방 국가들의 제재로 가스관을 정비할 부품을 구하지 못했다면서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독일로 보내는 천연가스 공급을 60% 줄였습니다.

◼︎ 독일 '에너지 비상'

가스 물량 55%를 러시아에 의존하는 독일은 에너지 대란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독일 정부는 지난달 23일 가스 비상공급계획 경보를 '비상'으 로 상향 조정한 바 있습니다.

독일 에너지 비상공급계획 경보는 '조기'·'비상'·'위급' 3단계로 나뉘는데, '위급' 단계까지 오르면 정부가 산업체에 대한 에너지 배분에 직접 개입하게 됩니다. 현재는 바로 전 단계인 '비상'입니다.

하베크 경제장관은 지난달 "가스 부족이 겨울까지 이어지면 일부 산업은 '셧다운(운영 중단)'을 해야 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 대형 전력사 구제금융 요청

러시아의 가스 공급 감축으로 독일 에너지업계의 경영 상황은 급속하게 악화하고 있습니다.

유럽 최대 전력회사 중 하나로 꼽히는 독일 '유니퍼 SE'가 정부에 구제 금융을 요청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달 29일 보도한 바 있습니다.

유니퍼는 전 세계와 가스 거래를 하면서 유럽 전역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에서 오는 가스가 줄면서, 상업용과 주거용 고객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부족분을 현물 가스 시장에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면서 메워야 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유니퍼는 독일 정부와 독일국책은행(KfW)의 신용대출 한도를 늘리는 방안이나 지분 투자를 포함한 재정안정 대책에 대해 협의하고 있습니다.

클라우스 디터 마우바흐 유니퍼 최고경영자(CEO)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로 인한 러시아 가스 공급 감소로 사업이 눈에 띄게 악화했다"며 "우리는 독일 정부와 경영 안정화 조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오데사 아파트 등 미사일 공격

러시아군이 1일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 일대 아파트와 휴양시설 등에 미사일 공격을 단행해, 최소 21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오데사 방위군은 이날 오후 "미사일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21명으로 늘었다"고 현지 방송에 밝히고, 사망자 중 12세 남자 어린이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방위군 측은 미사일 3발을 확인했다며, 흑해 상공을 비행하던 러시아군 소속 T-22 투폴레프 전략폭격기에서 발사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이 지역에 떨어진 미사일은 며칠 전 크레멘추크의 대형 쇼핑센터를 타격한 것과 같은 기종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이날 오전,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공식 사망자 수를 18명으로 집계했었습니다. 이 가운데 어린이 2명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역 당국은 공격 받은 아파트에 152명이 거주 중이었으며, 41명이 구조됐다고 밝혔습니다.

◼︎ 최근 이 지역 공격 빈도 높아져

흑해에 접한 항구도시인 오데사는 우크라이나의 주요 물류 거점입니다.

지난 4월23일에도 러시아군 순항미사일이 오데사 시내 주택가 등지에 떨어져 생후 3개월된 영아를 포함해 사상자 수십 명이 나왔습니다.

지난달 9일에는 러시아군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동원해 오데사의 호텔 2곳과 쇼핑몰을 폭격하기도 했습니다.

러시아군은 동부 돈바스 지역에 지상군 화력을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지역의 주요 도시에 정확도가 떨어지는 옛 소련제 미사일로 폭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7일에는 중부 폴타바 주 크레멘추크의 대형 쇼핑센터에 미사일 공격을 단행해 사상자 수십명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사건 직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주거지역과 민간시설 공격 사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일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러시아 군대는 민간인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말을 상기시키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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