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27일 우크라이나 중부 폴타바 주 크레멘추크의 대형 쇼핑센터에 미사일 공격을 단행해 사상자 수십명이 발생했습니다. 인명 피해는 계속 늘어날 전망입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사건 직후 현장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피격 당시 현장에 1천명 넘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피해자 수는 상상할 수 없다"며 막대한 인명 피해를 우려했습니다.
아울러 해당 쇼핑센터는 우크라이나군과 아무런 관련 없고, 전략적 가치도 전무한 순수 민간시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러시아로부터 품위와 인류애를 바라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비난했습니다.
폴타바 주 당국은 이날 밤까지 최소한 16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부상당했다고 현지 매체들에 밝혔습니다. 부상자 가운데 중태가 많아서 사망자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현재 잔해 속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는지 알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이번 미사일 공격을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습니다.
◼︎ G7 "전쟁범죄...푸틴 책임져야"
미국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이날(27일) 러시아군의 쇼핑센터 공격을 규탄했습니다.
이날 독일 바이에른주 엘마우성에서 G7 정상회의 이틀째 일정 중 공동성명을 통해 "무고한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은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강조하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관계자들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우리(G7)는 이 잔인한 공격의 무고한 피해자를 애도하며 우크라이나와 단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도 "민간 시설은 절대 표적이 돼서는 안 된다"고 규탄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위터에 별도 메시지를 올렸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의 크레멘추크 쇼핑센터 폭격은 혐오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하고 "우리는 희생자 가족과 이런 잔혹 행위에 대한 분노를 공유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러시아 국민은 진실을 알아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별도 성명에서 "이번 공격은 다시 한번 러시아 지도자의 잔혹성과 만행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서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그의 행동이 영국과 모든 G7 국가가 가능한 오래 우크라이나 편에 서겠다는 결의를 다지게 하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 G7, 우크라이나에 295억 달러 지원
G7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필요할 때까지 재정·군사적 지원과 안전보장을 약속하고, 국가 운영 예산 295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같은 합의는 우크라이나의 단기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지원의 일환이라고 미 당국자가 언론에 설명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를 위해, 의회가 의결한 75억 달러 지원패키지를 내놓을 계획입니다.
G7 정상들은 또한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점차 줄여나가 러시아가 원유 수출을 통해 얻는 수입을 감소시키겠다고 결의했습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벌어진 전쟁범죄 책임자와 우크라이나에서 부당한 권한을 행사한 자, 우크라이나 곡물을 훔치거나 수출해서 전 세계적인 식량불안을 강화하려는 러시아의 노력에 동참한 자들에 대해 제재를 가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모든 과정을 통해 "필요한 언제까지나 우크라이나와 함께할 것"이라고 결의했습니다.
◼︎ 러시아군, 중·서부 공세 확대
27일 쇼핑센터 공격이 발생한 크레멘추크는 드니프로강변에 있는 산업도시로서, 우크라이나 최대 정유공장이 위치한 곳입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피란민이 빠져나가기 이전 인구는 21만명 정도였습니다.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일대에서 전과를 올린 러시아군은 전날(26일)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에 약 3주 만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바 있습니다.
25일 크이우를 비롯한 체르니히우, 수미와 르비우 등에 미사일 수십발을 발사한 데 이어, 북·서부 지역을 연일 타격했습니다.
러시아군은 돈바스에서 루한시크 주를 사실상 장악하는 등 점령지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전투력을 집중하던 동부지역을 넘어 중북부와 서부에도 공세를 강화하고 있어 주목됩니다.
◼︎ G7, 러시아 방위산업 추가 제재 예정
G7은 방위산업에 초점을 맞춰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단행할 전망입니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27일, G7 정상회의 이틀째 일정이 진행 중인 독일 바이에른주 엘마우성 인근에서 "러시아의 군수품 생산망과 공급망 등에 대해 추가제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고 쥐트도이체차이퉁 등 현지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방산업계 제재를 통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잃은 장비를 대체할 수 있는 능력이 제한될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말했습니다.
당국자의 설명에 따르면, 미국은 러시아의 570여개 생산그룹에 23억 달러 규모의 보복관세를 부과할 예정입니다. 다른 G7 국가들도 이같은 조치에 동참해, 거둬들인 관세 수입을 우크라이나 지원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또한, 전쟁범죄와 인권침해 책임이 있는 개인과 기관들에 대한 제재도 추가될 예정이라고 미 당국은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는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정치적 독립성을 위협·침해하거나 러시아 내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억압한 당국자 등 500여명들에 대해 입국 금지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G7 정상들은 아울러, 러시아산 원유 가격에 상한선을 도입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습니다.
◼︎ 젤렌스키, 화상으로 G7 회의 참가
이날(27일) G7 정상회의 이틀째 일정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화상으로 동참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말까지 전쟁을 끝내길 바란다는 뜻을 G7 정상들에게 밝혔다고 주요 소식통이 언론에 밝혔습니다.
이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G7과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고 유럽 매체들은 보도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공방위 시스템과 대러시아에 추가제재, 안전보장을 요청했으며, 곡물수출과 재건 지원 등 현안 지원도 호소했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밝혔습니다.
G7 정상들은 이날(27일) 또한 인도,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세네갈, 아르헨티나 등 초청국가 정상들과 확대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확대 회의에서는 보건과 에너지, 기후, 성평등과 글로벌 식량상황을 주제로 토의했습니다.
G7 정상회의 첫날이었던 26일, 참가국 정상들은 저소득 국가의 기반 시설 구축과 개선 사업에 민·관 합동으로 총 6천억 달러를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글로벌 인프라·투자 파트너십’으로 명명된 이 계획은 향후 5년 동안 저소득 국가들의 저탄소 에너지, 보육, 첨단 통신, 상하수도 시설 개선, 백신 공급 등을 위한 사업들에 자금을 배정하는 내용입니다.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 사업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G7은 미국과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번 정상회의에는 유럽연합(EU) 지도부도 동참했습니다.
오는 28일까지 정상회의 일정이 계속됩니다.
◼︎ 러시아, 104년 만에 '디폴트'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가 104년 만에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졌습니다.
러시아는 26일 외화표시 국채 이자 약 1억 달러를 투자자들에게 지급하지 못했습니다. 이 국채 이자의 지급일은 원래 지난달 27일이었지만 그 후 30일의 유예 기간이 있어서 이날 디폴트가 됐습니다.
러시아가 외화 표시 채권에 디폴트를 맞은 것은 1918년 볼셰비키 혁명 당시 채무 변제를 거부한 이후 104년 만에 처음입니다. 근래에는 지난 1998년 루블화 국채의 모라토리엄(지불 유예)을 선언하며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준 적이 있습니다.
러시아가 이날(26일) 이자 지급에 실패했지만 공식적인 디폴트 선언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관례상 신용평가회사가 디폴트 여부를 판정해야 하지만,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 국채의 신용도를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물론 이번 디폴트는 서방의 제재로 어려움에 처한 러시아 경제를 더 압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26일) CNN 주간 시사프로그램 '스테이트오브더유니온(State of the Union)'에 출연해 "러시아 경제 규모가 내년에 8~15% 축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루블화는 엄청난 희생을 치르면서 인위적으로 떠받쳐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