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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군사 목표, 우크라이나 동부에 국한되지 않아" 확전 시사...백악관, 러-이란 결속 평가 절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자료사진)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의 작전 목표가 더이상 동부(돈바스 일대)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0일 밝혔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국영방송 RT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루한시크)인민공화국(LPR)만이 아니라, 헤르손과 자포리자 등 기타 지역에 대한 계산법을 바꿨다"고 말했습니다.

그 배경에 관해 "미국산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같은 서방 무기가 우크라이나에 전달됐다"며 "이 때문에 러시아군의 작전 영역을 변경한 것"이라고 라브로프 장관은 설명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계속해서 보낼 경우 러시아의 '지리적 목표'는 현재 선에서 더 멀어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우리(러시아) 영토와 독립을 선언한 공화국(DPR과 LPR)의 영토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무기가 우크라이나에 배치되는 상황을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군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 함락에 실패했으나, 동부 지역의 '돈바스 완전 해방'으로 목표를 바꾼 뒤 이 일대를 빠르게 장악해나가고 있습니다.

현재 돈바스의 루한시크 주는 완전히 러시아군 쪽으로 넘어간 가운데, 도네츠크 주에서도 러시아군의 점령지가 넓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내 루한시크와 도네츠크 위치. 아래 주황색은 러시아가 지난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크림반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내 루한시크와 도네츠크 위치. 아래 주황색은 러시아가 지난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크림반도).

이에 더해, 러시아군은 이미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주 일대와 남동부 자포리자 주 일부 지역까지 통제하고 있습니다.

◼︎ 전쟁 "핵심 바뀌었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수행에 관해 "러시아의 목표인 '탈나치화'와 '비무장화'는 변함이 없지만 3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이스탄불 회담 이후 '핵심'이 바뀌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탄불 회담'이란, 터키의 중재로 지난 3월 29일 진행된 정전협상 5차회담을 가리킵니다.

이와 관련, 5차회담에서 합의한 사항들을 우크라이나가 지키려하지 않았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 주장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이란 수도 테헤란 방문 중 취재진과 환담에서 "협상의 최종 결과는 당연히 당사국들이 합의 내용을 실행할 용의가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집권세력에게서 그런 의사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취재진과 환담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취재진과 환담하고 있다.

5차 회담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은 '중대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당시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포기하고 중립국화를 받아들이는 대신, 제3국이 관여하는 안전 보장을 러시아에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대표단을 이끄는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보좌관은 당시 "우크라이나 측으로부터 잘 정리된 입장을 전달받았다"며, '중립적이고 비동맹적인 지위'와 '비핵보유국 지위' 추구를 확인하는 문서를 수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 백악관 "러시아 고립 깊어져"

이런 가운데, 백악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란 방문을 계기로 두 나라의 협력이 강화되는 것을 평가절하했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9일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의 이란 방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얼마나 고립됐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푸틴 대통령의 이번 이란 방문 목적 중 하나로 알려진 이란산 드론(무인기) 공급 문제를 언급하며 "미국, 유럽 등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의 군사무기 조달에 차질이 생기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서방의 제재 효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중이라며, 이란과 북한에 기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러시아가 이란에 드론을 비롯한 무기공급 등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것이라고 커비 조정관은 설명했습니다.

다만 "아직 이란이 러시아에 공격용 드론을 제공했다는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 푸틴 이란 방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 도착해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과 회담하고,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도 만났습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가 먼저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전쟁은 반대편이 시작했다"며 러시아 편을 들었습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또한, 이란도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임을 가리키며 "양국(러시아와 이란)이 서방의 속임수에 넘어가선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같은 날 이란 국영석유회사 NIOC와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즈프롬은 400억 달러 규모 천연가스 개발·투자 관련 협약에 서명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아울러, 이날 이란을 방문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최근 '튀르키예'로 국호 변경) 대통령,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3자회담 갖고 '반미 연대'를 확인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습니다.

◼︎ "러시아, 우크라이나 영토 병합 물밑 작업"

한편, 커비 백악관 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부 점령지를 자국 영토로 병합하는 준비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라고 이날(19일) 브리핑에서 밝혔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병합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와 루한시크 주, 남부 헤르손과 자포리자 주를 꼽았습니다.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와 전략 요충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와 전략 요충지

커비 조정관은 특히 이같은 작업이 2014년 크름반도(크림반도) 강제 병합 당시와 같은 양상으로 흘러 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르면 오는 9월 러시아가 '가짜 주민 투표'를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름반도에서 주민 투표 결과 97%가 찬성했다며, 병합을 선포한 바 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를 향해 "2014년에 썼던 낡은 수법을 다시 꺼내 들고 있다"면서 "우리는 러시아에 합병된 어떤 영토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이같은 조치를 강행할 경우 "러시아는 추가 제재에 직면할 것이고, 지금보다 더 국제적으로 소외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이어 "조만간 (우크라이나를 위한) 추가 무기 지원 방안이 발표될 것"이라고 밝히고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과 다연장 로켓 등이 포함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20일, 하이마스 4대를 포함한 추가 군수 지원 계획을 공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하이마스는 총 16대가 됩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이날(20일)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하이마스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도네츠크 전장에서 하이마스 2대를 파괴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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