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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루한시크 승리 선언 "공세 계속하라" 명령...우크라이나 "재건에 7천500억 달러 필요"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4일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에게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지시를 내리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시크 전투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이어서, 공세를 계속하라고 러시아군에 명령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에게 "동부군와 서부군 소속 부대는 사전에 승인된 계획에 따라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지시하고 "루한시크 지역에서 한 것처럼 계속해서 나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루한시크 주 리시찬스크 점령 작전에 참여한 중부군과 남부군은 우선 휴식을 취하고 전투력을 다시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리시찬스크 점령에 공을 세운 모든 장병에게 포상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리시찬스크는 루한시크 주에서 우크라이나 측이 마지막으로 통제하던 도시였으나,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철수하면서 러시아 쪽으로 통제권이 넘어갔습니다.

◼︎ "루한시크 해방작전 종료"

쇼이구 장관은 이날 푸틴 대통령의 지시를 받는 현장에서, 루한시크 주 '완전 해방' 작전이 지난달 19일 시작돼 전날(3일) 종료됐다고 보고했습니다.

약 2주 동안의 작전에서 세베로도네츠크, 리시찬스크, 졸로토예 등 25개 주거지역들을 '해방'시켰다고 쇼이구 장관은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군에 궤멸적인 피해를 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루한시크 '완전 해방' 작전 진행 기간에 우크라이나군은 전사자 2천218명을 포함해 사상자 5천469명이 발생했고, 탱크와 장갑차 196대, 대포와 박격포 166문, 다연장로켓포 97기 등을 잃었다고 쇼이구 장관은 설명했습니다.

전날(3일) 쇼이구 장관은 푸틴 대통령에게 리시찬스크를 완전 장악했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러시아군이 리시찬스크를 차지함에 따라, 루한시크 주 전체를 점령하게 된 것입니다.

◼︎ 다음 목표 도네츠크 주

러시아군은 앞으로 도네츠크 주 함락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군 고위 정보 당국자는 3일 VOA와의 통화에서 "러시아 지상군 주력 부대가 루한시크 주 마지막 미점령 도시들이었던 세베도네츠크와 리시찬스크를 차례로 점령한 뒤, 도네츠크 주를 다음 목표 삼아 슬로비얀스크로 진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내 루한시크와 도네츠크 위치. 아래 주황색은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크림반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내 루한시크와 도네츠크 위치. 아래 주황색은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크림반도).

러시아군이 루한시크에 이어 도네츠크 주까지 장악하면, 돈바스 지역 전체가 사실상 러시아 쪽으로 넘어갑니다.

러시아군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을 단행한 뒤,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를 비롯한 북중부 공략에 실패하자, 지난 4월 '전쟁 2단계' 개시를 선언하고 '돈바스 완전 해방'을 목표로 내세웠습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북부와 중부 등에 진입했던 병력을 빼내 재배치한 뒤 동부 지역 돈바스 일대에 지상 전투력을 집중했습니다.

세베로도네츠크를 비롯한 동부 주요 전선에서는 지난달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이 전진과 후퇴를 거듭하는 격전을 벌였습니다.

이 지역 친러시아 세력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시크인민공화국(LPR)'이 러시아군에 적극 협조한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은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이를 통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점령지를 차차 넓혀가면서, 중·북부와 서부에도 미사일 공습 등을 가하는 무력 시위를 병행했습니다.

남부 지역에서는 러시아군이 이미 헤르손과 마리우폴 등 거점 도시들을 장악해, 동부와 연결하는 지상 경로를 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와 전략 요충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와 전략 요충지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흑해 연안 최대 물동항인 오데사에 미사일 공격 등을 확대하면서, 이웃나라 몰도바 접경까지 이어지는 점령지 확대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 '우크라이나 재건회의' 개막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곳곳의 전쟁 피해 복구를 논의하는 '우크라이나 재건회의(Ukraine Recovery Conference-URC 2022)'가 4일 중립국가인 스위스의 루가노에서 개막했습니다.

이번 회의에는 약 40개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과 유럽연합(EU)·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IMF) 등 10여개 국제기구 관계자들이 참가했습니다.

데니스 쉬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는 이날 현장에서 "재건 사업에 7천500억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이 비용을 러시아가 감당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쉬미할 총리는 이날 대형 스크린에 우크라이나 지도를 띄워놓고, 사회 기반시설(인프라) 피해 상황을 교육기관·병원·도로 등 항목별로 나눠 상세하게 소개했습니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직접적인 인프라 피해만 1천억 달러가 넘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밖에 우크라이나 전역의 주요 산업이 마비되고 경제 활동이 멈추면서,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50% 역성장한 것으로 우크라이나 측은 추산했습니다.

이같은 피해를 원상 회복하기 위해 "러시아와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 특권층)'의 몰수 자산이 재건의 원천이 돼야 한다고 믿는다"고 쉬미할 총리는 말했습니다.

쉬미할 총리는 각종 제재로 동결된 러시아 자산이 최소 3천억 달러, 최대 5천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젤렌스키 화상 연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화상 연설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폐허가 있으면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며 "러시아가 삶의 토대를 파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한, 그때까지 평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우크라이나를 재건하는 것이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의 공통 과제"라고 밝히고 "전쟁으로 피폐해진 우크라이나의 회복은 세계 평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우크라이나의 싸움은 우리의 싸움"

이날 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 대표들은 우크라이나에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의 싸움은 우리의 싸움이기도 하다"면서 "이것이 우리가 우크라이나가 이 전쟁에서 승리하도록 돕는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우크라이나가 다가올 평화를 확실히 쟁취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회의는 우크라이나 재건과 복구를 논의하는 첫 고위급 국제 행사입니다.

지난 2017년,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EU에 가입하는데 필요한 사항을 다루는 '우크라이나 개혁회의(Ukraine Reform Conference)'로 출범했지만, 올해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해 재건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공식홈페이지(☞바로가기)에 따르면, 이번 회의 핵심 의제는 네 가지입니다.

첫째, 우크라이나 재건·개발 계획과 국제 파트너들의 기여 방안, 둘째, 재건 관련 우선순위와 원칙·방법, 셋째, 전쟁에 따른 사회·경제·환경과 인프라 피해 복구, 그리고 넷째, 현 상황에서 실행할 수 있고 필요한 우크라이나 개혁 방안입니다.

이번 회의 일정은 5일까지 계속됩니다. 미국에서는 브라이언 매키언 국무부 관리·자원 담당 부장관이 참석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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